KBS 황우섭 천영식-MBC 최기화 김도인 이사 책무 막중하다
‘소수 야권 이사들’의 한계 극복 위해 정치권-시민단체-언론과의 협력 필요
우파 성향 공영방송 이사에 “역량 있는 인사...인정받은 분들”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 “투쟁력도 있고 잘 할 것...우파 매체들과의 연계 필요”
박상후 전 MBC 부국장 “언론노조와 열심히 싸운 분들...잘 해주길”
차기환 KBS이사 “부적절한 징계 감시‧감독 및 국회‧시민단체와 유기적 연대 필요”
박한명 미디어비평가 “지금 새로 선임된 이사들은 공개적인 타깃이 된 분들”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 이사진 임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문재인 정권 출범이후 공영방송사의 친(親)언론노조‧좌편향 현상과 '문비어천가'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잘못된 흐름을 견제하고 폐해를 그나마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야당 추천 이사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공영방송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들은 새로 선임된 야권 이사들이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에 관한 확고한 신념으로 무장하고 강도높게 투쟁해 공영방송사의 좌편향 폭주를 견제해줄 것을 기대했다. 특히 양대 방송사 모두 여권(與圈) 이사가 절대다수로 구성된 한계가 있는 만큼 소수 야권이사들은 자유우파 진영 시민사회단체나 언론사들과의 ‘연대를 통한 사회적 담론 형성 및 대외적인 설득력’을 갖출 것도 주문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는 지난 28일 KBS 이사 11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방통위는 앞서 10일에는 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신임 이사 9명‧감사 1명 선임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각각 3년 간의 이사직을 수행한다.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과거 KBS·MBC의 파업을 주도했던 민노총 산하 강경좌파 성향 언론노조 출신 인물들이 사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을 장악하면서 공영방송의 좌편향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친(親)언론노조‧친(親) 문재인정부 성향의 불균형적인 공영방송 환경은 시청자들의 불신을 초래하고 시청률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방송사내 각종 위원회 설치를 통한 '반대세력 제거'도 지속되고 있다.

언론분야 전문가들은 PenN과의 통화에서 두 공영방송의 야권 추천을 받은 이사 중 우파 성향의 이사로 거론되는 ‘MBC 김도인‧최기화 이사, KBS 천영식‧황우섭 이사’에 대해서 ‘역량있는 인사’라는 긍정적 평가와 동시에 ‘소수파 야권 이사들의 한계’를 지적하며 정치권, 언론, 시민단체 등과의 연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변호사)은 30일 펜앤드마이크(PenN) 미디어팀과의 통화에서 “(방문진 신임 야권 추천 이사인) 김도인, 최기화 이사는 MBC에서 본부장 직을 맡으며 능력을 인정받은 분들”이라며 “투쟁력도 있고 잘 할 것”이라며 두 이사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또한 "소수 이사로서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MBC에서 잘못하고 있는 일이 있으면 지적하고 우파 매체들과의 연계를 통해 외부에 알려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고 전 이사장은 “두 이사에 대한 의심은 없다”면서 “방문진 전 야당(현 여당) 이사들의 만행을 알고 내로남불을 지적하기 위해서는 예전부터의 방문진 전반에 대한 흐름을 알고 있어야 하며 위법 문제가 많기 때문에 법률적 지식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잘못된 MBC를 시청하지 않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

최승호 사장 취임 후 MBC에 의해 해고된 박상후 전 MBC 시사제작국 부국장은 “(김도인, 최기화 이사) 출근 첫 날 언론노조가 난동을 피운 것이 증명하듯 언론노조와 열심히 싸운 분들”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또한 박 전 부국장은 “MBC의 만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대량 해고가 있을 것”이라며 “이사의 역할을 잘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달 말 임기를 마치는 차기환 KBS 이사(변호사)는 새로 추천된 KBS 이사들에게 3가지 역할을 강조했다.

차 이사는 첫 번째로, 현재 ‘KBS 진실과미래위원회’와 MBC ‘정상화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를 통해 비(非)노조‧전 정권 인사들 등 징계 및 청산 절차가 진행 중인 실태를 지적하며 “부적절한 징계에 대한 감시‧감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 정부 들어 취임한 경영진들의 시각에서 시사/뉴스프로그램에서 불균형한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이를 견제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서는 역시 야권 이사 개개인의 활동보다는 ‘국회-시민단체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필요 이슈에 대해 대외적인 설득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수파 야권 이사들로는 한계가 있다. (이사회) 발언만으로는 균형을 찾기 쉽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하면 그 문제를 받아서 입법활동이라든지 국회에서 어떤 문제제기가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야권 이사들이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는 매커니즘과도 비교해서 설명했다. 차 변호사는 “과거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시절 당시 야권 이사측 활동을 보면, 좌파 성향 매체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이를 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언론에 보도가 되고, 이를 야당 의원들이 문제제기하고, 언론에 다시 나오고, 이사회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이러한 순환적인 과정이 이루어졌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익 진영에서는 이러한 활동을 보지 못했다”며 “향후 이사들과 과방위 위원들이 상당히 관심을 가져주셔야 하고, 의사소통이라든지, 언론을 보고 문제 제기를 하는 입법 활동이나 국정감사 등을 통해 서포트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영방송 이사를 재임하는 기간 동안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키려는 프로그램 편집이라든지, 1945년 2차세계대전 끝나고 생긴 신생국가 중에서는 굉장히 성공한 국가인데, 건국과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보기 드문 성공한 국가인데, 그러한 국가공동체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프로그램을 공영방송이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부분은 KBS 방송이사 몇 명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며 “사회에서 먼저 담론이 생겨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영방송 PD들이 건국 등 현 자유민주주의체제가 달성된 국가 역사에 대한 인지와 공부도 필요하다는 점도 부연했다.

미디어 비평가인 박한명 언론인도 이날 통화에서 야권이사가 소수라는 한계가 있는만큼, ‘과거 야당(현 여당) 이사들이 언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국민-언론인들에게 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벤치마킹할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지금 새로 선임된 이사들은 공개적인 타깃이 된 분들”이라며 앞으로 갈 길이 험로가 될 것을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그만큼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라며 “(우파진영) 열망에 맞게 들어갔으니 방송사 내에서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통해서 빗나가는 공영방송의 현실을 균형을 맞춰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충분한 역량이 있는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제대로된 견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는 지속 감시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어 현재 KBS 내 여러 폐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러한 폐해가 끝나고 올바른 공영방송의 길을 나아갈 수 있도록, 현 양승동 KBS사장의 연임을 저지하는데 역량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양승동 KBS사장은 11월에 임기가 끝난다.

(좌)황우섭 KBS 이사 내정자, (우) 천영식 KBS 내정자
(좌)황우섭 KBS 이사 내정자, (우) 천영식 KBS 이사 내정자

 

한편 양대 공영방송 이사진은 KBS의 경우 여권 추천 이사 7‧야권 추천 이사 4로, MBC는 ‘여권 추천 이사 6‧야권 추천 이사 3’으로, 양대 공영방송 모두 여권이사가 다수로 구성됐다.

MBC 대주주인 방문진의 야권 추천 이사로는 김도인 전 MBC 편성제작본부장, 최기화 전 MBC 기획본부장, 강재원 동국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등이 임명됐다. KBS는 천영식 전 대통령비서실 국정홍보비서관, 황우섭 미디어연대 공동대표,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야권의 추천을 받았다.

이들 중 확고한 우파 성향 인사로 주목받는 인사는 방문진 이사로 선임된 김도인 전 MBC 편성제작본부장, 최기화 전 MBC 기획본부장, KBS 이사로 내정된 천영식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황우섭 미디어연대 공동대표’이다

김도인 방문진 이사는 MBC 라디오국장, 편성국장, 편성제작본부장을 지냈으며 최기화 이사는 MBC 정책기획부장과 취재센터장, 보도국장, 기획본부장을 지냈다. 두 이사 모두 오랜기간 MBC에서 인정받은 방송분야 전문가들이다.

KBS 황우섭 이사 내정자는 KBS PD 출신으로 KBS 공영노조위원장과 KBS 심의실장, 인재개발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우파 성향 언론단체인 미디어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천영식 이사 내정자는 <문화일보> 워싱턴특파원과 정치부장(대우)을 거친 기자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을 지냈다. 올해 1월 펜앤드마이크 창간 후 반년 간 비상근 미디어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천영식의 미디어 비평 이·성폭발'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다.

반면 새로 선임된 공영방송 여권 이사들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코드에 맞는 좌편향 활동을 해온 인사들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또 이사회 구성에서 절대적으로 여권 추천 이사들이 많은만큼 공영방송의 좌편향 폭주를 막기 위해서는 야권이사의 역할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현실이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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