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지지율 기세가 만만치 않다. 지역구에서는 민주당을 찍더라도 비례투표에서는 조국혁신당에 투표하겠다는 ‘지민비조’ 경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반미’, ‘종북’ 논란에 발목 잡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1번 후보였던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은 12일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1번 후보였던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은 12일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민주당이 새정치연합, 진보정당, 시민사회등과 손잡고 만든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반미’, ‘종북’ 논란에 휩쓸리면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지지층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패착’을 저질렀다는 비판에 노출되면서 궁지에 몰리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1번' 후보였던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은 자신을 둘러싼 반미, 종북 논란이 격화되자 12일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국혁신당도 비슷한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조국혁신당 돌풍이 더 이상 탄력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조국혁신당-더민주연합 비례대표 지지율은 19%로 동률... ‘지민비조’ 뚜렷

4·10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 통합비례정당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수도권 유권자가 각각 19%로 동일한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고 있다.

한겨레가 여론조사 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서울·인천·경기 거주 성인 1008명을 조사해 1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비례대표 투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31%, 더민주연합 19%, 조국혁신당 19% 순으로 나타났다.

제3지대 개혁신당은 4%, 녹색정의당 2%, 새로운미래 1%, 그밖의 정당 2% 등이었고 '없다'는 답변은 17%, '모름' 또는 '무응답'은 3%였다.

조국혁신당에 대해서 단순 정당 지지도를 물었을 때는 7%로, 국민의힘과 민주당(각 35%) 지지율에는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비례대표 정당 투표를 물었을 때 19%까지 지지율이 오른 것이 주목된다.

조국혁신당에서 밝히고 있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 정당은 조국혁신당)' 기류가 뚜렷해지는 것으로 확인된다. 조국혁신당의 전략이 통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 지지층의 비례대표 정당 선호도, 더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으로 양분돼

실제 스스로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밝힌 조사 참여자들이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을 택하겠다고 한 답변은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묻자 '더민주연합' 응답률은 46%, 조국혁신당은 33%로 나뉘었다.

여기에 더해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택하겠다고 한 응답자 중 88%는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에 투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이번 조사는 전화면접 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포인트), 응답률은 10.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8일 한국갤럽이 공개한 여론조사보다 조국혁신당에는 더 고무적이다. 갤럽조사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 조사에서 15%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37%), 민주당 주도의 범야권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25%)에 이어 3위를 했다. 당시 갤럽조사에서도 조국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5%)과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2%)를 압도했다.

한국갤럽의 분석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국민의힘 지지자의 90%는 국민의힘 비례정당을 선택했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표심은 민주당 중심 비례연합정당(62%)과 조국 신당(26%)으로 분산됐다는 점이다. 앞선 한겨레 조사에서는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을 택하겠다고 답변한 90% 중,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에서는 더민주연합 응답률은 46% 조국혁신당은 33%’로 나뉘었다. 민주당 지지층이 비례투표 의향에서는 확실히 조국혁신당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 한국갤럽과 한겨레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김어준 조사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더민주연합 꺾고 1위 차지

심지어 좌파 성향의 ‘여론조사 꽃’이 11일 발표한 정례여론조사에 따르면, ‘비례정당을 뽑는 정당 투표에서는 어느 정당을 지지할 것’인지 물은 결과 조국혁신당이 22.6%로 1위를 차지했다. ‘국민의미래’는 19.1%, ‘더불어민주연합’은 15.5%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여론조사 꽃’ 자체조사로 8일과 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는 통신3사에서 제공한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CATI)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여론조사 꽃은 좌파 성향 유튜버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조사업체로, 민주당 지지자가 응답을 많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지지율이 이처럼 높은 것을 두고 김어준 씨가 친명보다는 친문에 가깝다는 점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공유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종인,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현재가 정점이라고 분석

[사진=SBS 유튜브 캡처]
[사진=SBS 유튜브 캡처]

김종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조국혁신당 기세가 더 이상 탄력받기는 힘들 것이라는 발언을 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조국혁신당이 제3지대 정당 중 두드러진 지지율을 보이는 까닭에 대해 "민주당 내 혁신 세력 일부가 이탈해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율로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그 이탈표가 이재명 대표 공천에 대해서 실망한 지지자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위원장은 "공천에 실망한 패거리들이라기보다는 민주당 자체의 알짜 진보진영이 조국혁신당에 지지를 보이고 있다"고 답했다. 결국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은 사실상 한몸이라는 인식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국혁신당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금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이 지지율 정점인 것 같다고 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도 11일 유튜브에서 “조국혁신당이 만들어진 지 얼마되지 않은 컨벤션 효과도 있는 것 같다”면서 “지역구는 민주당을 찍더라도 비례대표는 진보당이나 주사파는 찍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대안 성격으로 조국혁신당을 찍는다”고 분석했다.

신지호 전 의원, “문익환 목사 밀입북에 대한 조국 대표 입장 밝혀야”

조국혁신당의 후원회장 중 한 명인 영화배우 문성근 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친인 문익환 목사의 1989년 방북 사진을 올렸다. [사진=문성근 페이스북 캡처]
조국혁신당의 후원회장 중 한 명인 영화배우 문성근 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친인 문익환 목사의 1989년 방북 사진을 올렸다. [사진=문성근 페이스북 캡처]

유튜브 ‘어벤저스 전략회의’에 함께 출연한 신지호 전 의원은 “조국혁신당도 종북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조국혁신당의 후원회장 2명 중 1명은 좌파 문인 조정래 씨이고, 다른 한 명은 문성근 영화배우”라고 설명했다. 신 전 의원은 문성근 씨가 11일 자신의 SNS에 ‘문익환 목사가 밀입북 당시 김일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점’을 거론하며, 조국 대표를 겨냥해 “문익환 목사 밀입북에 대한 조국 대표의 입장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문익환 목사의 밀입북을 찬성하며 영웅적인 의거라고 보는지, 국가 이익을 현저하게 침해해 국가보안법 적용이 불가피했던 사건이라고 보는지를 물은 것이다.

그러면서 신 전 의원은 “오늘을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지지율이 정점을 찍은 날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 전 의원은 “15일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발표하면, 황운하를 비롯한 피고인, 피의자, 주사파 들을 공천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현종 위원도 “조국혁신당이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책임자, 잘못된 정책의 책임자, 당시 검찰에서 불법을 담당했던 책임자들을 공천하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냐”면서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하는 순간 상당히 나락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문성근 씨가 부친의 1989년 방북 사진을 올림으로써 조국혁신당은 민주당과 비슷한 ‘반미 종북 논란’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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