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이면 4‧10 총선이 꼭 30일을 앞둔 시점이 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당을 목표로 D-30 레이스에 돌입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는 국민의힘의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공천 여파로 하락한 지지율 탓에 목표 의석을 낮게 잡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용인(정) 강철호 후보자가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카페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3.8.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용인(정) 강철호 후보자가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카페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3.8.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의 원내 1당을 예상하는 여론이 우세하다. 국민의힘에서는 말조심을 하는 분위기이지만, 민주당 안팎에서 이같은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 대해서는 지역구 의석은 물론 비례의석에서도 조국혁신당의 약진으로 의석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조국혁신당 약진, 진영논리에 함몰된 ‘괴물정치’로 총선 구조 왜곡시켜

하지만 조국혁신당의 약진이 민주당에게 오히려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된다.

공천 파동으로 민주당에 등을 돌린 친문 지지층이 ‘조국혁신당’에 비례 표를 몰아주기 위해 투표장으로 나오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을 경우 국민의힘 계열의 보수 정당에게 유리한 지형이 형성된 것과 반대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4‧10 총선이 조국혁신당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입시 비리 및 감찰 무마 등의 범죄 혐의로 1,2심에서 모두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비리혐의 7건 중 6건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부인 정경심 씨도 입시 비리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조 전 장관은 지난 3일 조국혁신당 대표에 올랐다. 민주화 투쟁 경력이 아니라 비리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상태에서 총선 바람몰이를 하는 것은 전례없던 사태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부끄러운 전례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송영길 전 대표는 지난 6일 “조국 전 장관도 2심까지 유죄이나 법정구속되지 않아 창당 등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며 자신도 정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조국혁신당은 앞으로 범죄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정치인들이 반성은커녕 더 큰 목소리로 정부를 비판하면서 정치활동을 펴는 잘못된 관행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예방을 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3.5.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예방을 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3.5.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정치왜곡을 이끄는 세력에게 진보 진영 유권자들이 표를 주겠다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도덕적 판단보다 진영논리에 함몰되는 ‘괴물정치’를 일반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안팎의 관측= 국민의힘이 ‘제1당’ 탈환할 가능성 제기돼

최근 더불어민주당 총선 경선 컷오프에 반발하며 탈당한 홍영표 의원은 7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서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당을 하고 최소한 과반은 넘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그 이상도 가능하다”며 “민주당에서는 공천만 마무리되면 지금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에 국민들이 다시 결집할 거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매일 1~2%씩 지지도가 상승하고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게 그 친구의 시나리오”라며 “그대로 될까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공천 국면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들어가면 ‘정권 심판론’에 힘입어 총선 승리를 할 것으로 낙관하는 민주당과 이 대표를 저격한 발언이다.

9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이 기대하는 총선 목표 의석 수는 지역구 기준 120석 수준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얻은 지역구 163석에 비하면 1/3 가량은 낮게 잡고 있는 셈이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2주전 목표치가 120석이었다면, 지금은 그보다 하향 조정해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민주당 안팎에서 목표 의석을 낮게 잡는 데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 탓이 크다. 엠브레인리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정당지지율은 국민의힘 37%, 민주당 29%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이 11주 만에 20%대로 떨어진 것이다(보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민주당 비례대표 의석 목표치도 하향 조정?...조국혁신당과 ‘제로섬 게임’ 관계로 인식

또한 비례대표 의석에서도 민주당은 목표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비례연합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대외적으로는 전체 비례 의석(46석)의 절반인 20석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당내부에선 "12~13석을 가져오면 다행"이라는 말이 나오는 분위기이다. 친문 지지층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으로 발길을 돌린 탓이다.

조국혁신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5% 수준의 비례대표 지지율을 얻고 있다. 총선까지 이같은 지지세가 유지된다고 하면, 8~10석 가량을 가져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비례만으로 조국혁신당이 12석까지 넘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의석을 가져가는 만큼 민주연합이 의석을 잃는 ‘제로섬 게임’인 셈이다. 더불어민주연합이 획득한 의석 중 시민사회와 새진보연합, 진보당 몫 등을 제하면, 사실상 민주당 의석은 2~3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공동대표가 7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청 앞에 마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 앞에서 열린 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관 더불어민주당 여주시·양평군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 공동대표, 백승아 공동대표. 2024.3.7.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공동대표가 7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청 앞에 마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 앞에서 열린 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관 더불어민주당 여주시·양평군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 공동대표, 백승아 공동대표. 2024.3.7. [사진=연합뉴스]

보수진영 관측=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의 ‘독’이 아니라 ‘득’이라는 분석 제기

하지만 조국혁신당의 약진이 오히려 민주당에 ‘독’이 아니라 ‘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된다. 지난 7일 신지호 전 의원은 유튜브 ‘어벤저스 전략회의’에서 “NBS 여론조사에서 보면 정당지지율은 오차범위 밖에서 8%포인트 리드하는 걸로 나왔지만, 비례대표 국회의원 투표에 대한 질문에서는 국민의미래 28%, 더불어민주연합 17%, 조국(혁)신당 14%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신 전 의원은 민주연합 17과 조국혁신당 14를 합하면 31로, 국민의미래보다 3%포인트 높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이 없으면 (투표장에) 안 갈 사람들이 조국혁신당 때문에 투표장 갈 것 아니냐?”며 “2장의 투표용지를 받은 유권자가 비례는 조국혁신당을 찍지만, 지역구는 조국혁신당이 없는데 안 찍고 나오겠냐”고 우려했다. “그거는 민주당을 찍는다고 봐야 한다”면서 ‘교차투표’의 가능성을 염려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민주당만 보면 (지지율이) 좀 떨어졌네 하지만, 조국혁신당을 합해 보면 하나의 덩치가 된다. 민주당과 조국신당의 비례의석을 합하면 국민의미래하고 비슷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조국혁신당 때문에 투표장으로 나가게 되는 점”을 지적하며 “좌파들은 분란이 있을 때 투표율이 뚝 떨어졌다”는 점과 대비되는 점을 우려했다.

조국혁신당의 부상, 친문 지지층의 투표율 높여서 민주당의 ‘개이득’ 낳을 수 있어

실제로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서울 48석 중 40석을 싹쓸이했을 당시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인 46.1%였다. 반면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은 66.2%로 민주당이 지역구 163석을 휩쓸었다.

이 점을 거론하며 이 위원은 “조국신당이 없어서 투표율이 낮게 나오면 우리 쪽이 좋을 수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신 전 의원은 “민주당에서 친문을 학살해서 친문 지지자들이 빠져줘야 하는데, 조국혁신당 비례라도 찍자고 나오면 ‘꼬리가 몸통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친문 지지자들이 조국혁신당에 투표하기 위해 투표장으로 나오게 되면, 투표율이 높아져 민주당에 유리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함께 출연한 박은식 국민의힘 비대위원 역시 “(광주 호남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엄청나다. 그 지지율이 중도층으로 가는 게 아니라 조국(혁)신당에 잠깐 가 있다가, 민주당이 정신 좀 차리고 열심히 하고 이러면 또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절대 자만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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