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수사로 출국금지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주호주 대사로 임명하자 야당들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몇 년 해외도피하면 그만인가"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를 한다는 이유로 꽃가마 타고 도피에 성공한 것"이라며  "'니가 가라, 시드니'도 아니고 몇 년 해외도피하면 그만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가가 얼마나 군 복무 청년을 소모품 취급하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장면"이라면서 "이게 국가를 위해 청춘을 헌신한 청년에 대한 대한민국 입장인가, 최소한 인간에 대한 일말의 예의를 보여줄 수는 없는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에 대해 "영구 없다고 해서 영구가 없어지는가"라며 "정말 인생 편하게 살아서 좋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기치로 내걸었던 공정과 상식이 조금도 작동하지 않았다"며 "이 전 장관이 받아야 할 것은 외교관 여권이 아니라 철저한 수사"라고 강조했다.

또  "사고가 발생했을 때 윗선에 '묻지마 책임'을 지우는 것은 단호히 반대하지만 이미 결재한 보고서를 갑자기 보류하고, 이첩 기록을 회수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개혁신당은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채 상병과 불의와 초연히 맞서는 박정훈 대령과 언제나 함께 할 것이며 끝까지 진실의 문을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당신들의 비정함과 비겁함을 국민들이 똑똑히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올해 1월 이 전 장관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개인적인 용무나 도주가 아니라 공적 업무를 수행하러 간다고 봤다"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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