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22대 4.10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 후보로 선거에 나가진 않을 것'이라 밝혔다. 사실상 탈당을 예고한 것으로 이후 행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설 의원은 26일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저는 (총선에) 출마한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무소속 출마 또는 제3지대 신당 합류 중 어느 것이 더 유력하느냐는 질문에 "상의를 좀 해야겠다"고 답하면서 "지금 저랑 같이 생각하는 분이 몇 분 있는데 시간이 충분하면 더 많은 분들이 논의하겠지만 서로 시간이 없다. 그래서 다들 결정을 못하고 있고, 당에 대한 충성심이 남아있어서 결단 못하는 분들이 많다. 개별 조건에 맞춰 결단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설 의원은 민주당 출신 현역 의원들의 세력화 여부에 대해선 "그렇게 돼야 하는데 될지 안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민주당 당대표가 누가 되든지 간에 잘 건사해서 살아남아야 한다. 안에서, 밖에서 좋은 당을 만들기 위해 협력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게끔 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답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의 소위 '공천 학살'을 정면 비판하며 "어제(25일)까지 보면 단수 공천을 받은 약 50명 중에 부산, 경남을 빼고 공천 특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윤건영 의원 1명 정도"라며 "나머지는 다 친명이다. 이게 공정하다고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또  "비명 의원들은 다 경선하도록 되어 있다. 말이 경선이지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사람들을 전부 다 깔아놨다"면서 "다 준비돼 있는 과정에서 다 들어갔다고 본다.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 흔히 말하는 그 경기도팀이라는 사람들은 이 상황을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거듭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면서 당내 반발을 일축하고 있는 데 대해선 "이해찬 대표가 갖고 있던 게 시스템 공천"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하나하나 고쳐놓은 이 부분은 시스템 공천이라기보다는 자기 좋을대로 만들어놓은 장치"라고 반박했다.

설 의원은 지난 23일 하위 10% 통보를 받고 든 생각을 밝히면서 "참 고약한 사람이다. 정치를 무슨 복수혈전하듯이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게 이번 비명계 공천 학살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뜻이다.

설 의원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당시 제가 기각될 거니까 의원들한테 대표가 직접 가결시켜달라고 하라고 얘기했었다. 그때 동의한 지도부 의원도 있었다. 그런데 당이 이렇게 나오고 있다"며 "의원활동을 어떻게 했느냐, 이런 객관적 내용의 정량평가가 있고 정성평가도 있다. 정성평가는 자기 기분에 따라 0점을 줄 수도 있고 100점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게 객관적 사실일까. 정성평가, 정량평가가 어떤 것인지 공개해서 얘기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공개를 안 한다"고 비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