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스타노 EU대변인 인터뷰 상보 ③

피터 스타노 대변인은 허위정보 행위자를 범죄자에 비유했다. 범죄자처럼 법을 어기면서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스타노 대변인은 러시아와 중국이 그같은 행위에 앞장서고 있다고 전했다.특히 전통적인 위협국가인 러시아외에 EU가 유럽연합을 새로운 가짜뉴스 위협세력을 본다는 점이 한국에 커다른 시사점을 주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본부인 벨기에 브뤼셀의 베를레몽 빌딩. [사진=펜앤드마이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본부인 벨기에 브뤼셀의 베를레몽 빌딩. [사진=펜앤드마이크]

■ 허위정보 행위자들은 범죄자처럼 행동

Q: 정보조작을 막기 위해서는 개별 시민의 의식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A: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렇다. 허위정보 행위자들은 범죄자처럼 행동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가 가진 모든 자유와 이점을 오용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 미디어의 자유, 소셜 플랫폼과 같은 기술적 이점을 악의적인 콘텐츠를 퍼뜨리는 데 악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규칙을 오용하고 규칙을 어기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같은 방식으로 그들과 싸울 수 없다. 그들과 싸울 때 우리는 규칙을 어길 수 없다. 누군가를 금지하거나 제재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처럼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범죄자와 경찰관을 생각해보자. 범죄자나 도둑, 살인자는 규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항상 경찰보다 한발 앞서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모든 권리를 사용하지만, 경찰은 이들을 잡기 위해 같은 방식으로는 행동할 수 없다. 정보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와 중국이 유럽연합, 한국 또는 미국에 선전을 더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왜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에 똑같이 할 수 없는 것일까. 그들에게는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여기서(자유로운 나라들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용한다. 그들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가짜 미디어인 스푸트니크, 러시아 투데이, CCTV, CGTN 등을 운영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이에 대해 모든 자유와 모든 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를 선전과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데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똑같이 할 수 없는데, 중국이나 러시아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는 금지·통제·검열된다. 그러니 우리는 '불에는 불로'와 같은 맞불작전을 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허위 정보에 맞서 싸우는 것은 장기적인 노력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소셜 미디어나 허위정보를 제공하는 매체를 금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들을 금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소비자를 교육할 것이다. 그리하여 허위정보를 제공하는 매체들이 생산해내는 것을 소비자들이 소비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피터 스타노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수석대변인. [사진=펜앤드마이크]
피터 스타노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수석대변인. [사진=펜앤드마이크]

 그래서 우리는 이를 인식(awareness)과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라고 부른다. 정보로 자신을 조종하려는 자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인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추게 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접근 방식이다.

(EU vs Disinfo에서 중국 관련 페이지를 보여주며) 다음은 중국이 만들어낸 허위정보의 예시다. 이것이 우리가 발견해낸 중국의 허위정보다. 수적으로는 매우 적고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가 감시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봐라. 실제로 중국의 허위정보가 퍼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때로 우리는 중국어로도 반박물을 게시하곤 한다.

■ 중국발 가짜뉴스는 자신들을 좋은 나라로 포장하려는 의도 강해

Q. 한국에서는 중국발 가짜뉴스에 대한 우려가 많다. 유럽연합은 중국의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A: 지금은 여러분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말씀을 드리려 하는데, 최근 특히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EU 또한 중국의 표적이 되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국이 직접 행위자로서 허위정보를 유포하거나 중국과 연관된 허위정보 유포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다만 우리는 여전히 러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 이유는 러시아가 유럽연합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정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을 공격하듯 유럽연합을 직접적으로 공격하지는 않고 있다. 중국에서 유래한 허위정보를 보면, 주요 내러티브는 꼭 EU에 적대적이지는 않다. 중국의 허위정보는 유럽연합을 약화시키려 한다기보다는 중국을 좋은 나라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를 띠고 있다. 즉 중국은 허위정보로 자신들을 보호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의 허위정보는 프로파간다(선전)라 할 수 있다.

Q: 중국의 대표적 허위정보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A: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중국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허위정보를 반복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 관심이 있다. 이러한 것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는 것도 흥미로우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중국이 만들어낸 허위정보를 반박하고 그들이 내러티브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구체적인 예를 제시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의 내러티브를 반복할 뿐만 아니라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중국의 허위정보는 항상 러시아의 허위정보 내러티브와 연결돼 있다.

Q: 중국이 러시아를 따라한다는 것인가?

A: 그들은 러시아의 내러티브를 퍼뜨리고 있으며 러시아 내러티브를 강화하고 있다. 모두에 대해서는 아니겠지만, 특히 반미 내러티브를 강화하고 있다.

Q. 유럽연합은 중국의 허위정보에 어떻게 대응하는가?

A: 우리는 중국의 허위정보를 'EU vs Disinfo'에 게시한다. 이것이 우리의 대응이다. 우리는 반박하고 폭로하고 공개 도메인에 올려서 '우리가 당신이 하는 일을 봤다. 이는 잘못됐다'라고 말할 뿐이다.

이는 우리 유럽인에게 보내는 신호다. 하지만 이는 중국에 보내는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는 당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셈이 된다. 

Q. 유럽연합 각국의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는가?

A: 우리가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를 공격하는 이들은 정보조작 또한 사용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유럽연합은 1년 전 '전략적 나침반(strategic compass)'라는 유럽연합 최초의 군사·정치적 독트린을 채택했다. 이 독트린은 유럽연합 회원국 27개국의 합의하에 안보에 대한 위협과 도전을 요약한 것이다. 회원국들은 이 독트린에서 유럽연합에 대한 위협과 도전을 함께 정의했다. 동시에 이러한 도전과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도 정의했다.

도전과 위협 중 하나가 정보조작이다. 회원국들은 정보조작이 유럽연합의 안보에 대한 전략적 도전이며 유럽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27개 회원국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