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버스 컴퍼니' 유저들의 한탄(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림버스 컴퍼니' 유저들의 한탄(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넥슨의 대표적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다양한 홍보 영상을 만든 뿌리 스튜디오의 '남혐(남성 혐오)' '페미니즘' 손동작 논란이 터지자,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는 모든 영상의 전수조사 및 뿌리 스튜디오에 대한 강경 대응을 선포했다. 뒤이어 줄줄이 문제가 엮여 나온 타 게임사들도 사과문과 재발 방지를 유저들에게 약속했다.

그리고, 이처럼 신속한 대처와 긍정적인 후속 조치 상황에도 씁쓸한, 아니 서러운 유저들이 있다. 바로 '림버스 컴퍼니' 유저들이다.

때는 지난 7월, 게임 '림버스 컴퍼니'의 일러스트 작가의 의심스러운 과거 행적, 업무에 자신의 사상을 주입했다는 의혹 등으로 논란이 있었다. 이 모바일 게임은 주로 남성을 대상으로 한 가챠 요소(확률적 랜덤 뽑기)를 가진 턴제 전략 게임으로, 유저들은 똑같은 프로모션 가챠에서의 여성 캐릭터와 남성 캐릭터의 이펙트 모션(화면 연출)이 부자연스럽다는 부분과 불균형한 가챠 캐릭터 로테이션 및 불합리한 밸런싱문제 등을 지적했다.

게임 자체는 퀄리티도 높고 과금도 낮은 편이었기에 위의 문제점들이 더욱 부각되던 가운데, 유저들 사이에서 일러스트 작가의 과거 행적이 의심스럽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유저들이 작가의 과거 SNS 행적을 조사하면서 작가의 페미니스트 성향이 드러났으며, 남성을 비하하는 혐오성 발언 등이 포함된 트위터 글들이 발견됐다. 자신들이 사랑하는 게임에 "작가 개인의 편향된 사상을 주입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확신으로 변한 순간이었다. 이로 인해 유저들은 게임에 대한 환불 운동을 시작했다.

'림버스 컴퍼니'는 즉각 유저들의 불만을 접수하여 일러스트 작가와 계약을 종료하고, 직원을 교체하겠다는 공지를 했다. 그럼에도 일부 유저들은 게임을 떠났으며, 회사는 환불 운동에 직면하게 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유저들 반응(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유저들 반응(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문제는 이 이후이다. 당시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해당 작가가 아닌 유저들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자신들이 애착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게임이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피드백을 한 유저들은, 졸지에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것이다.

그들에게 죄가 있는 것일까? 만약, 그들에게 죄가 있다면, 그 죄는 자신들이 사랑하는 게임에 시간과 돈을 투자했고, '림버스 컴퍼니'를 너무나 사랑했다는 죄일 것이다.

약 4개월 가량의 시간이 흐르고 발생한 이번 '남혐' 논란에서, 메이플스토리를 비롯한 대형 게임사들의 대처와 언론들의 반응을 본 '림버스 컴퍼니' 유저들은 "근데 진짜 착잡하다"라며 운을 뗏다.

유저 A씨는 "우리 게임 터졌을 때는 나온다는 뉴스 제목들이 '게임업 여성작가 또 해고…페미 검증으로 밥줄 끊기, 불법' 이나 '게임 업계 되풀이되는 페미니즘 마녀사냥...그들은 왜 보호받지 못하나' 따위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근데) 넥슨이 엮이니까 이번 사건은 '뒤통수 맞은 게임업계...업력 8년 PV 외주업체, 남혐 논란 휩싸여' '또 게임 업계 침공한 페미니즘...이번엔 메이플스토리?' 같은 제목으로 나오네"라며 한탄했다.

'또 게임 업계 침공한 페미니즘...이번엔 메이플스토리?'라는 제목의 기사는 필자가 쓴 기사이다. 지인이 보내준 링크를 통해 '림버스 컴퍼니' 유저들의 서러움을 접하게 되었고, 유저들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눈물이 났다.

똑같이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이기에, 얼마나 이 대한민국 언론계에 서러움을 느꼈고 배신감을 느꼈을지 더욱 공감이 갔다. 또한, 이번 사태에 대해 논점 파악을 전혀 못하고 분위기가 다른 기사들을 보며 분노하고, 개탄스러웠다.

동시에, '림버스 컴퍼니 사태'를 지금에서야 알았다는 것에도 너무나 한탄스러웠다.

늦지 않았길 바란다. 지금이라도 '림버스 컴퍼니' 유저들이 이 기사를 접하며 조금이라도 위로받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고생 많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선우윤호 기자 yuno93@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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