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16주기...戰死를 순직으로 쓴 국방부,메시지 안낸 대통령
제2연평해전 16주기...戰死를 순직으로 쓴 국방부,메시지 안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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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순직6인' 게시물 올렸다가 항의쇄도에 '전사'로 수정…"실무차원 실수"
'도발 주체' 북한 언급 없어 '무성의' 논란…해마다 올리던 인포그래픽도 全無
6.15 제1연평해전 기념 게시물도 올해 '실종'…南北장성급회담 소개글만 2건
靑, 文대통령 '몸살감기로 이틀간 휴가' 메시지 없더니 미군사 평택 이전엔 축사
'박근혜 靑대변인 출신' 민경욱 "와병중이라 메시지 없다? 그냥 내기 싫은것"
野 "제2연평해전 15년 만에야 戰死者 인정에 깊이 사죄"…與 일언반구 없어

29일은 제2연평해전 제16주기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16년 전 목숨을 걸고 조국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싸운 장병들을 제대로 기리기는커녕 6명의 전사자(戰死者)를 '순직(殉職)'했다고 오기(誤記)했고, 대통령의 추모 메시지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

국방부는 29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은 제2연평해전 16주기"라며 "우리의 바다를 지키다 '순직'한 6인의 영웅(故 윤영하 소령, 한상국 상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1계급 특진 화랑무공훈장 추서)들과 참수리 357호정 모든 승조원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같은 내용이 적힌 카드뉴스 '1장'을 게재했다.

카드뉴스에는 문재인 정부의 '송영무 국방장관 체제' 이후 국방부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고마워요 우리국군"이라는 문구로 만들어진 마크가 달렸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전사자들을 '전사'나 '순국'이 아닌 '순직'으로 표현한 카드뉴스 내용에 대해 많은 국민이 강력히 반발했다.

29일 국방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이 "순직"했다고 표현한 채 올려 논란이 된 '1장 짜리' 카드뉴스.
29일 국방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이 "순직"했다고 표현한 채 올려 논란이 된 '1장 짜리' 카드뉴스.

'선제공격'을 통해 제2연평해전을 일으킨 주체로 북한이 명시되지 않았고, 전투 발생 경위에 대한 일말의 설명도 없었다.

무엇보다 6명의 용사가 "순직"했다는 표현을 국방부가 사용했다는 점에서 여론이 술렁였고, 실제로 이날 오전 중 국방부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500건이 넘는 항의성 메시지가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확산되자, 오후 들어 국방부는 원래의 페이스북 글을 지우고 '순직'문구를 '전사'로 고쳐 글을 새로 올렸다. 새 글의 본문에는 이에 관한 어떠한 사과나 해명도 없었다.

'대한민국 국방부'라는 이름의 공식계정으로 익명의 관리자가 '댓글 사과'를 했을 뿐이다. "먼저 올린 이미지에 큰 착오가 있었음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앞으로 신중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 "다시한번 사과드린다"는 내용이다. 이에 한 시민은 댓글을 통해 "익명 손가락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며 "최소한 담당자 관리자가 실명과 얼굴 연락처 올리고 사과하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PenN에 '부처 의견과 무관한 실무자 차원의 실수'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잘못'을 확인한 뒤 곧바로 게시물을 고쳐 올렸다는 점, 앞서 지난 1월10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제2연평해전 유족을 국방부로 초청해 오찬을 갖고 위로와 감사를 전했다는 점 등 '진정성'을 보여왔다는 입장도 전했다.

하지만 전사자를 순직자로 잘못 쓴 것 외에도, 국방부가 '터무니없을 만큼' 제2연평해전 추모와 경위 설명을 축소해버린데다 매년 6월15일 페이스북을 통해 함께 기념했던 제1연평해전은 올해 아예 '실종'됐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제1연평해전 19주년인 지난 15일 국방부 페이스북 계정에는 하루 전(6월14일) 남북 장성급회담 후기 격인 게시물이 2건 올라왔을 뿐이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직후인 지난해 6월29일까지만 해도 국방부는 페이스북에서 10장 안팎의 인포그래픽 카드뉴스 등으로 충실하게 제2연평해전 추모 겸 되새김을 위한 포스팅을 올렸었다.

당시 국방부는 "축제의 열기 속에서 대한민국을 지킨 우리의 영웅을 기억하시나요"라고 운을 뗀 뒤 "(2002년 6월 한일월드컵으로) 축제의 열기와 함성이 가득했던 그날 북한은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대응 기동하던 우리 군을 공격한다"는 설명을 제공했다.

이보다 14일 전인 6월15일에는 제1연평해전을 "정전협정 이후 첫 해상 전투"라고 기념하는 18주년 게시물을 올렸다. 1999년 발발한 제1연평해전은 우리 군이 전사자 없이 부상자 7명만 발생한 채 승전했다. 북측의 선제 도발로 시작됐다.

2017년 6월 제1·2연평해전을 기념하기 위해 국방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올린 게시물.
2017년 6월 제1·2연평해전을 기념하기 위해 국방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올린 게시물.

 

2016년 6월 제1·2연평해전을 기념하기 위해 국방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올린 게시물.
2016년 6월 제1·2연평해전을 기념하기 위해 국방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올린 게시물.

2년 전, 3년 전 6월15일과 6월29일에도 국방부 페이스북에는 꼬박 꼬박 제1·2연평해전 기념 포스팅이 발발 경위·성과·피해 등을 알기 쉽게 보여주는 시각자료와 함께 게재됐으나 올해는 지나치게 축소·왜곡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땡큐_솔저스', '서해 수호'와 같은 말도 국방부 페이스북에서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사진=국방부 페이스북 공식계정 최근 게시물
사진=국방부 페이스북 공식계정 최근 게시물

이런 가운데 청와대의 행보도 석연치 않았다. 국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으로 이날 제2연평해전 16주기 계기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6.25 남침 전쟁 계기 공개행보도 없었는데, 제2연평해전 기념 당일에도 침묵한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감기몸살'로 지난 28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연차휴가를 사용해 휴식 중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휴식기 동안 정식보고서든 메모든 '그 어떤 형태로든' 보고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까지 세워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같은날 주한미군사령부가 공식적으로 수도(首都)인 서울 용산을 벗어나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 명의로 '축사'가 나왔다. 국방부 페이스북 계정도 '보란듯이' 청와대 계정에서 올린 관련 게시물을 공유했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께서 몸이 편찮으셔서 (제2)연평해전 메시지를 내지 않으신다는군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와병과 연평해전 메시지는 전혀 관계가 없다. 메시지는 대통령이 직접 작성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그냥 내기 싫은 겁니다"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 제 모교 송도고에서 열리는 윤영하 소령 추모식에 다녀오겠다"고 덧붙였다.

의원 개인뿐만 아니라 당 차원에서도 한국당은 윤영석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제2연평해전 16주기, 대한민국 서해수호의 영웅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6인의 전사자를 일일이 거명한 뒤 "그리고 19명의 부상 장병들은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의 선제 기습 포격으로 시작된 제2연평해전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냈다"며 "조국의 영해에 청춘과 생명을 바친 영웅들의 헌신과 희생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특히 "제2연평해전의 영웅들은 15년이 지난 지난해 12월에서야 전사자로 인정받았다"며 "영웅들의 명예를 지켜드리는데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깊이 사죄드리며, 당신들의 희생과 그 숭고한 정신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 수석대변인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그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안보태세가 기본"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는 하나 각종 한미연합훈련들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중단되는 상황이 대한민국 안보의 바늘구멍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웅들의 희생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더 확고한 안보태세를 갖추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반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제2연평해전 16주기 관련 당 공식회의에서의 언급도, 대변인 논평도 내지 않았다. 오히려 오전 중 김현 대변인이 "남북 경제협력과 한반도 공동번영의 주요 기점이 될 경의선, 동해선 도로 현대화사업 남북합의를 적극 환영한다"고 브리핑하는 한편 오후 중에는 "용산기지가 114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는 현근택 상근부대변인 논평을 냈다. 

이날 국방부의 '헛발질'과 대통령 메시지 부재로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국방부는 끝까지 제2연평해전 발발 원인이 북한이라는 점을 명시하지 않은 채 '엉성한' 기념 게시물을 유지하고 있다.

해군 2함대사령부는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서해수호관에서 '제2연평해전 16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기념식에는 제2연평해전 유가족, 참-357호정 승조장병, 참전지휘관을 비롯해 함대 장병과 군무원 등 38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은 이날 열린 기념식에서 경례하는 장병들.(사진=연합뉴스)
해군 2함대사령부는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서해수호관에서 '제2연평해전 16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기념식에는 제2연평해전 유가족, 참-357호정 승조장병, 참전지휘관을 비롯해 함대 장병과 군무원 등 38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은 이날 열린 기념식에서 경례하는 장병들.(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런 가운데 해군 2함대사령부는 이날 오전 경기 평택 서해수호관에서 '제2연평해전 16주기 기념식'을 가졌다. 기념식에는 제2연평해전 유가족, 참-357호정 승조장병, 참전지휘관을 비롯해 함대 장병과 군무원 등 38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나 여당 측 인사는 불참했고 야권에서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 등 일부 정치인이 해군2함대를 찾았다. 여권 인사 불참은 2015년부터 기념식을 해군 주관으로 재전환했기 때문이라는 게 표면적인 사유로 보인다.

제2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으로 희생된 장병들을 '서해수호 55용사'로 통합해 기리는 3월 넷째주 금요일 '서해수호의날' 3주년 행사가 올해 열렸지만, 문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로서는 처음 불참한 바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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