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준의 굿모닝 대한민국'에서 캡처. 
<펜앤드마이크>의 '허현준의 굿모닝 대한민국'에서 영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대선에서 패하자 "울분을 터뜨리고, 절망도 하고" 등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됐던 박병곤 서울중앙지법 판사에게 대법원이 '엄중 주의' 처분을 내렸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해당 법관이 임용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일부 글 중 정치적 견해로 인식될 수 있는 부분에 관해 소속 법원장을 통해 엄중한 주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지난 8월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이례적 중형인 징역 6개월을 선고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박 판사가 법관 임용 이후 관여한 명예훼손 판결 총 35건 중에 실형(實刑)을 내린 경우는 정 의원 사건이 유일했다. 나머지 33건은 벌금이나 무죄였고, 다른 1건은 집행유예였다.

이후 박 판사가 법관 임용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수차례 친야 성향 글을 올렸던 사실이 속속 밝혀졌다.

2021년 4월 7일 박영선 당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낙선했을 때는 중국 드라마 '삼국지' 장면을 캡처한 사진을 30장 정도 올리며 "승패는 언제나 있을 수 있다. 피를 흘릴지언정 눈물은 흘리지 않는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라고 적었다. 

또 2018년 1월 24일 박근혜 정부 시기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내자, 다음날 소셜미디어 프로필 사진을 '분노하라'는 문구와 함께 주먹 쥔 삽화 사진으로 변경했다.

법원은 당초 "재판장의 정치적 성향을 거론하며 과도한 비난이 제기되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정치 판결' 의혹을 일축했지만, 박 판사의 게시글 내용이 구체적으로 보도되며 논란이 커지자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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