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3일 오후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소재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두 번째 북러정상회담에 임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전문가들은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의 압박이 북한과 러시아 간 관계 강화를 야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북러정상회담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북·러 관계 강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미국에 대해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잦은 한·미 군사훈련으로 동북아시아에 분열을 초래한 데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의 군사전문가이자 평론가인 송중핑도 미국의 제재가 북한과 러시아를 더욱 밀접하게 만들고 전략적 동맹을 맺도록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기술 측면에서 북한을 도울 수 있고 그 대가로 북한은 모스크바에 탄약과 무기 생산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양국 간 군사협력 심화를 강조했다.

양진 중국 사회과학원 부연구위원은 서방세계의 외교적 압박을 받는 양국이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손을 잡았다며 "특히 동북아의 안보상황이 민감해지고 있는 가운데 북·러 간 관계 강화는 지정학적 상황에 더 많은 변수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총비서는 푸틴 대통령과의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10일 전용 열차 '태양호' 편으로 평양을 출발했다. 12일 오전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 도착해 러시아 측 인사들의 영접을 받은 뒤 13일 오전 현재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있는 아무르주 스보보드니를 향해 이동했다. 평양에서부터 철길로만 2300㎞가 넘는 거리다.

앞서 김 총비서는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러시아의 필요에 따라 북러 간 무기거래 및 군사기술 이전 등이 핵심 현안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측이 재래식 무기를 북한으로부터 공급받는 대신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정찰위성·핵추진잠수함 등 첨단무기 개발·완성에 필요한 기술을 이전받는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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