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국내 초거대 AI가 글로벌 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민관이 합심해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 달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대한민국 초거대 AI도약 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우리 기업들 역시 독자적인 인공지능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이번 회의는 한국이 디지털 모범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AI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민관이 함께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처럼 종합적인 인지, 판단, 추론이 가능한 인공지능인 초거대 AI는 챗GPT 등장 후 글로벌 빅테크들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AI는 승자 독식 특성이 큰 기술로서 AI주권을 확보하는 것은 디지털 시대의 국가 경제·안보와 직결된 중요한 과제"라며 "국내 기업도 탄탄한 ICT(정보·커뮤니케이션 기술,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역량을 바탕으로 최근 독자적 초거대 AI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초거대AI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역설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가짜뉴스와 AI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 정치인을 만나면 가짜뉴스가 AI와 디지털을 이용해 빛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한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우리 미래를 망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별도 설치된 부스를 방문해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의 보고서 초안 작성 ▲장애인 대상 시각 보조 서비스 ▲화장품 패키징 디자인 창작 등 국내 기업이 개발한 초거대 AI 서비스를 직접 살펴보고 기업 관계자와 개발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디지털 질서의 중요성 및 인공지능이 인류의 자유와 후생을 극대화하는데 기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디지털 권리장전을 속도감 있게 마련하고, 글로벌 차원에서 통용될 수 있는 디지털 윤리규범을 국제사회와 함께 만들어나갈 것"이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디지털 윤리 원칙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었고, 최근 순방에서는 한-아세안 AI 유스 페스타를 통해 AI 공동개발 및 활용역량 강화 등 글로벌 연대를 약속한 바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AI 규범 정립과 안전성 강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추세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회의에 참석한 AI 관련 기업들은 윤 대통령의 주문에 발 맞추겠다고 밝혔다. 우선 기업은 글로벌 동향과 정부의 디지털 선언에 발맞춰 공동연구 및 투자협력 확대, 자발적인 AI 안전조치 마련, 국제기준 준수 등 개방형 혁신을 통해 초거대 AI의 글로벌 진출을 다짐했다.
정부 역시 AI 글로벌 협력 확대, 전 국민 AI 일상화 추진, 디지털 권리장전 수립, AI 윤리·신뢰성 강화 등을 담은 '대한민국 AI 도약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의 직후 토론에서는 AI 산업 경쟁력 확보와 디지털 질서 정립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토론자로 나선 AI기업인, 연구자, 학생들은 한국 AI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국제 공동연구와 협력 네트워크 구축, AI반도체 및 응용서비스 개발 지원, 도전적인 AI R&D 투자, AI 법체계 및 새로운 디지털 규범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이날 회의엔 민간에선 국내 초거대AI 기업 대표, AI 중소·스타트업 청년 창업가, AI 전문가, AI 전공 학생들이, 정부에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국회에선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장제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박성중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가, 대통령실에선 최상목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