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직전이었던 지난해 3월 6일 밤, 뉴스타파는 김만배 녹취록을 단독 폭로했다. 그런데 이를 가장 먼저 받아쓴 곳이 다름아닌 이재명 페이스북이었다. [사진=뉴스타파]

 

대선 직전이었던 지난해 3월 6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김만배 녹취록을 가장 먼저 받아 적고 널리 확산시키려 했던 주체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국의 여론과 선거가 '여론조작'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5일 제기됐다.

MBC노동조합(제3노조)에 따르면, 뉴스타파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김만배 음성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이란 유튜브 영상을 올린 것은 지난해 3월 6일. 정확한 시간은 밤 9시 22분이었다.

이 영상에 대한 보도를 처음 한 곳은 경향신문과 전라일보였다. 경향신문은 영상이 올라간 지 1시간 31분 뒤인 밤 10시 54분에 첫 기사를 내보냈다. 전라일보는 그보다 1분 뒤인 밤 10시 54분에 보도했다.

그런데 경향과 전라일보보다도 먼저 알리기 시작한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이 후보였다. 전라일보의 첫 기사 화면에 첨부된 이 후보의 페이스북 화면을 보면 게시물이 올라간 시간이 '29분 전'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후보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후 최소 29분 뒤에 전라일보의 기사가 작성됐단 이야기다. 

전라일보의 김만배 녹취록에 대한 첫 보도. [사진=전라일보]

 

즉 이 후보는 뉴스타파 영상이 올라온 지 1시간 정도 지나 관련 소식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취록을 가장 먼저 받아쓴 매체가 경향신문, 전라일보, 한겨레신문, 오마이뉴스 등 기성 언론이 아닌 이 후보의 페이스북이라는 점에 대해서 제3노조는 "1억 6500만원의 뒷돈을 받은 보도가 올라가자마자 이재명 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리고 이를 좌파성향 언론에 일제히 전달한 것으로 유통경로가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열린뉴스통신'이란 생소한 매체의 빠른 보도도 문제라고 제3노조는 지적했다. 열린뉴스통신 역시 이 후보의 페이스북 내용을 보고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보도 시점이 6일 밤 11시 38분으로 오마이뉴스보다도 빠르다는 것이다. 또 기사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 이 후보의 페이스북 글 작성 시간은 '46분 전'이라고 나오는데, 열린뉴스통신이 윤석열 후보 측의 주장까지 반영해 기사를 작성한 것을 봤을 때 기사를 매우 빠르게 작성했음이 드러난다고 제3노조는 주장했다.

열린뉴스통신의 김만배 녹취록 보도. [사진=열린뉴스통신]

 

제3노조는 "뒷돈거래 음성녹취가 대선 불과 사흘전 밤에 보도되고 보도되자마자 상대후보이자 가장 이해관계가 깊은 이재명 후보의 페이스북이 언론에 대한 릴리스 창구가 되는 것은 우연의 일치냐"고 물었다. 결국 "뉴스타파→이재명 페이스북→열린뉴스통신과 전라일보 등의 유통 경로로 이 보도가 초기에 확산돼 나간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3노조는 "이 일이 대선 사흘전 거액의 뒷돈을 받은 가짜뉴스가 네이버의 핫이슈로 어젠다세팅되는 과정"이라면서 "대한민국의 여론과 선거가 이러한 거대한 여론조작에 의해 흔들린다면 이는 선거제도와 민주주의 기틀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제3노조의 성명서 전문.

 

[MBC노조성명] 뉴스타파 첫 유통경로에 등장하는 ‘이재명 페이스북’ 우연일까?

뉴스타파가 2022년 3월 6일 밤 21시 22분에 처음으로 기사를 올린 뒤 이를 처음 받아 쓴 언론은 경향신문과 전라일보였다. 경향신문은 이보다 1시간 31분 뒤인 22시 53분에 첫 보도를 하였고, 전라일보는 뉴스타파 보도로부터 1시간 32분 뒤인 22시 54분에 첫 보도를 하였다. 그런데 이들 보다 한 발 앞서 소식을 전한 매체가 있었다.

바로 이재명 대선후보의 페이스북이었다.

전라일보 첫 보도 화면을 보면 이재명 후보의 페이스북에 ‘[김만배 음성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선저축은행 사건 해결’이라는 뉴스타파 유튜브 화면을 캡처해 올린 화면과 이재명 후보측에서 작성한 ”널리 알려주십시오.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우리가 언론입니다!“라는 글이 함께 올려져 있다. 올린 시간은 '29분 전' 그러니까 전라일보 보다 최소한 29분 전에 페이스북을 올렸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뉴스타파가 처음으로 기사를 올린 시각으로부터 약 1시간 뒤에 이재명 대선후보의 페이스북이 유튜브 링크와 함께 글을 올린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 말해 뉴스타파의 [김만배 음성파일] 보도를 가장 먼저 받아쓴 매체가 경향신문도 한겨레 (첫 보도 6일 23시 25분)도 오마이뉴스도 아닌 (7일 새벽 0시 35분 보도) 이재명 후보의 페이스북이었던 것이다.

1억6천5백만원의 뒷돈을 받은 보도가 올라가자마자 이재명 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리고 이를 좌파성향 언론에 일제히 전달한 것으로 유통경로가 추정되는 것이다.

1억6천5백만원의 뒷돈거래가 있었던 음성녹취가 대선 불과 사흘전 밤에 보도되고 보도되자마자 상대후보이자 가장 이해관계가 깊은 이재명 후보의 페이스북이 언론에 대한 릴리스 창구가 되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이재명 후보의 페이스북을 보고 기사를 쓴 또다른 매체가 있다. 열린뉴스통신이라는 매체이다. 이 곳은 이재명 후보의 페이스북 내용을 토대로 기사를 작성했는데 보도시점이 6일 23시 38분으로 오마이뉴스보다 빠르다.  이 화면에서 이재명 후보의 페이스북에는 46분 전에 글을 올렸다고 적혀 있다. 열린뉴스통신이 윤석열 측의 반론 즉 ”명백한 허위보도“라는 입장을 넣어 기사를 쓴 것을 보면 열린뉴스통신은 매우 빨리 보도한 셈이다.

즉 뉴스타파-> 이재명페이스북->열린뉴스통신과 전라일보의 유통경로로 이 보도가 초기에 확산되어 나간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뉴스타파 뉴스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의 조회수 조작으로 상위에 검색되면서 급속히 퍼져나갔다고 한다.

이 일이 대선 사흘전 거액의 뒷돈을 받은 가짜뉴스가 네이버의 핫이슈로 어젠다세팅되는 과정이다.

대한민국의 여론과 선거가 이러한 거대한 여론조작에 의해 흔들린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선거제도와 민주주의 기틀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이다.  철저한 규명과 수사가 필요하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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