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와 화장실 문제 꼽은 김현숙, 1년 전엔 자신감 넘쳤다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 여가부 및 전북도에 고강도 감찰 예고

전북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태풍 예보까지 더해지며 사실상 종료됐다. 이번 국제 대회가 파행으로 마무리된 것과 관련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가장 부족한 점으로 화장실 청결 문제를 들었다. 지난해 국회에서 김 장관은 배수 시설과 화장실 문제 등은 물론 태풍, 폭염 대책까지 철저히 준비해놓은 상태라며 자신감까지 드러냈다. 여가부의 총체적 무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8일 오전 잼버리 브리핑에서 "이번 잼버리 대피는 태풍이라는 재난 상황으로부터 잼버리에 참가한 세계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비상대책"이라며 "참가자들이 출국하는 순간까지 안전하게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에 취재진은 "사실상 새만금 잼버리가 잡음과 파행을 겪어 왔다"며 "여러 문제 중 장관이 생각하기에 파행을 겪은 한 가지 이유는 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장관은 "가장 크게 세계 (스카우트) 연맹이 제시한 부분은 위생 문제였다"며 "화장실 위생이나 청결 문제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김 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 독일 기자가 '한국은 평소에 굉장히 잘 조직돼 있는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 준비가 안 돼 있느냐'고 질문한 데 대해 "잼버리 참가자 중 '아주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에 불과하다"며 "대회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상황이 개선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해당 설문조사의 대상 인원 수와 설문지 내용 등을 취재진이 묻자 "세계연맹이 진행한 설문"이라며 추가 설명하지 않았다. 같은날 오후 태풍 '카눈' 영향으로 정부와 세계연맹은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한 대원들 모두 야영지에서 조기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8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배수 시설이나, 화장실, 급수대 등 시설들이 늦어지고 있다. 잘못하면 준비 상태가 상당히 문제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장관은 "(준비가) 늦어진 건 농식품부나 해수부, 새만금청과의 사용 허가 변경 절차인데 거의 완료됐다"고 답했다. 같은해 10월 25일 국회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지적이 나왔다. 이 의원이 "잼버리 개막이 열 달 남았는데 잘 진행될 거 같나? 폭염이나 폭우 대책, 비산먼지 대책, 해충 방역과 코로나19 감염 대책, 관광객 편의시설 대책, 영내외 프로그램을 다 점검해야 한다"고 말하자 김 장관은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물론이다. 태풍, 폭염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 놓았다. 위원님께 보고드리겠다"고 답했다. 

잼버리 주무 부처는 여성가족부였다. 올해 2월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가세했지만 5년 넘게 중앙 부처에서 잼버리를 준비한 유일한 부처가 여가부였고, 특별법인 새만금세계잼버리법에도 조직위 설립 운영과 관련 시설 처치 및 관리는 여가부 장관 인가 권한으로 뒀다. 여가부가 핵심 주무 부처란 것으로, 최창행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도 여가부 관료 출신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는대로 철저하게 책임 소재를 따져 묻겠다는 입장이다. 전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의 감찰과 더불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등이 여가부 등에 대한 감찰을 내주 중 착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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