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MBC가 뉴스데스크에서 보도한 홍콩 어민의 인터뷰 내용이 완전히 각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유튜브]

 

MBC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홍콩 여론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광동어 인터뷰 내용을 '창작' 수준으로 각색하는 행태를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보도는 지난 26일 MBC 뉴스데스크에 <"일본산 원산지 떼버렸다" 오염수에 강경한 홍콩>이란 제목의 방송 기사다. 

해당 기사엔 여러 홍콩 사람들의 인터뷰가 담겼는데, 그중 '라이'라는 이름의 어민의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 라이 씨가 실제 말한 내용과 MBC 측의 번역 내용이 다르단 것이다.

 MBC는 라이 씨가 "(후쿠시마) 오염수가 여기저기 다 퍼질 텐데, 그리고 하루 이틀 만에 퍼지는 게 아니라 오래 지속되는 거라서..."라 말한 것으로 번역했다.

하지만 라이 씨의 실제 발언 내용은 "成揸放鹽煮, 醃咗四日"로 이 광동어를 정상적으로 번역하면 "소금을 넣어 4일간 절인다"다. 라이 씨는 이어 "우리는 이것들을 어딘가에 보관하는데, 이 작업을 앉아서 한다"다.

홍콩 어민이 실제 말한 내용은 "통에 소금을 넣어 4일간 절인다"이며 그 뒤의 발언도 염장 행위 관련인 것이란 지적이다. [사진=스누라이프] 

 

이 발언은 라이 씨가 어민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생선 염장 행위나 혹은 젓갈 제조 행위를 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는 전혀 상관없는 발언이다.

이러한 MBC의 번역 조작 행태에 대해 "언론호소인" "광동어 못 알아듣는다고 대충 주작 번역한거냐, 요즘 같은 시대에" "어디에 신고하면 되냐" "이게 사실이면 제대로 문제제기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비판 일색의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이 방송 기사의 근거가 되는 홍콩의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여론조사는 홍콩 공회연합회(FTU)가 실시한 것으로, 홍콩 주민의 80%가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에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난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홍콩 주민의 약 80%가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에 반대한다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보도를 그대로 전하는 MBC. [사진=유튜브]

 

그런데 공회연합회, 줄여서 공회련은 친중파 정당이자 노동조합 단체다. 통상 홍콩의 다른 노동조합 단체들이 '민주파'인 것과 비교되는 성향이다.

이러한 친중 공회련이 실시한 여론조사를 그대로 인용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단 점에 대해서도 MBC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MBC의 번역 조작 행태에 대해서는 펜앤드마이크tv 펜앤짤막뉴스에서도 다루고 있다. 링크 영상 혹은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하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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