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진단] '北 조선노동당 창건 77주년' 거짓말 보도하는 언론?···따져보니 '황당'
[긴급 진단] '北 조선노동당 창건 77주년' 거짓말 보도하는 언론?···따져보니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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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내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전략무기 '주목'.사진 속엔 김정은 모습. 2020.10.09.(사진=MBC뉴스)
"北, 내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전략무기 '주목'.사진 속엔 김정은 모습. 2020.10.09.(사진=MBC뉴스)

북한이 지난 9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올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횟수가 25회에 달하는데, 이때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인 '조선노동당 창건일'이라는 특징적인 날 직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참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시48분경부터 10여분간 북한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군 정보당국에서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각종 제원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탄도미사일 도발 행태가 벌어진 지난 9일은 조선노동당 창건일 제77주년 당일 하루 전이라고 언론이 보도했다. 북한은 그동안 매년 10월10일이 조선노동당 창건일이라고 주장했고, 지난 2020년 10월10일에도 이같은 북한의 주장에 따라 우리나라 언론은 그날을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일 제75주년'이라고 보도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보도는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을 싣는 보도로, 사실상 허위사실에 대한 사실검증시도가 누락된 보도다. <펜앤드마이크>는 '국민이 알 권리'를 위해 이번 편에서 '조선노동당 창건일 제77주년'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담아내는 보도 행위의 허위성에 대해 파헤쳐보고자 한다.

북한(총비서 김정은)은 매년 10월10일을 '조선노동당 창건일'이라고 주장해왔다. 그같은 주장에 따라 북한 지도부는 나름대로 행사를 해왔는데, 그 행사명이 '조선노동당 창건 00주년 기념행사'라는 명칭이 사용됐는데 이를 우리나라 언론이 있는 그대로 보도함으로써 사실상 무비판적으로 북한의 주장을 수용하는 모양새가 빚어지게 된다.

이같은 행태는 비단 올해 뿐만이 아니라 지난해와 그 전년도를 비롯해 이미 오랫동안 누적돼 온 일종의 적폐(積弊)적 보도행위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난 2020년 10월10일 北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으로 이 모습과 이 용어가 그대로 공영방송을 비롯해 각종 신문·방송사에 실렸다.

북한, 내일 대규모 열병식 예상…ICBM·김정은 연설 주목. 2020.10.09. (사진=KBS뉴스)
북한, 내일 대규모 열병식 예상…ICBM·김정은 연설 주목. 2020.10.09. (사진=KBS뉴스)

북한은 지난 1945년 10월10일을 조선노동당 창건일로 보고 대외적으로 선전한다. 그 사례가 위에서 밝힌 열병식 사례인데, 정작 북한 교과서에서 이날은 '북조선 5도 당 대표 및 열성자대회'가 열린 날이다.

지난 1958년 북한의 역사서로 편찬된 조선노동당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의 <조선통사(하)>의 기술에 따르면, 이날은 北 김일성에 의해 '조선공산당 북조선조직위원회'가 창건지시된 날이다. '조선공산당 북조선조직위원회'의 또다른 이름은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으로 조선공산당의 남조선분국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내용은 북한 교과서 <조선통사>에 실렸다. 이에 대해 조선통사에서는 "···견실한 공산주의자들과 노동계급을 비롯한 전체 근로대중은 김일성 원수의 교시를 받들고 종파분자 및 지방할거주의자들과 원칙적으며 비타협적인 투쟁을 전개하면서 혁명적인 당 중앙지도기관을 창건하기 위하여 1945년 10월10일 평양에서 북조선 5도(평남, 평북, 함남, 함북, 황해) 당 대표 및 열성자대회를 소집하였다"라고 밝힌다.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북조선조직위원회)의 창건지시에 대해 북한은 이 교과서에서 "북조선위 창건 초기 아직도 당내 조직전 산망성과 사상적 불일치가 계속 남아 있었다"라며 "각급 당 지도기관에 기여든 종파분자, 기회주의분자, 이색분자들은 북조선위가 창건된 후에도 계속 당의 조직적 및 사상적 통일을 방해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조선통사>에서는 "남조선에선 더욱 심하였다"라며 "북조선위 창건 이후에도 여전히 자기들이 조자한 '서울 중앙'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했으며 견실하 당원들의 압력에 의해 겉으로는 당의 정치노선과 조직노선을 받드는 체하면서도 뒤로는 계속 파괴 암해 활동을 감행했다"라고 명시했다. 이미 북한교과서에서부터 조선노동당은 1945년 10월 존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분립된 형태의 조선공산당이 있었음을 밝히는 수준이었다는 것.

보다 정확히, <조선중앙년감> 기록에서는 1945년 10월13일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이 창설된 것으로 기술돼 있는데 이 북조선분국은 김일성이 아닌 또다른 공산주의자 김용범이라는 인물이 책임비서로 선출된다. 김일성은 두달 뒤인 1945년 12월17일 열린 북조선분국 제3차 확대집행위원회에서 김일성을 선출된다고 <조선통사>에서도 밝히고 있다. 이후 북조선분국은 1946년 4월말에서야 북조선공산당으로 개칭된다.

펜앤드마이크가 북한교과서 '조선통사'를 통해 확인한 1945년 10월10일 북조선공산당의 기록. 2022.10.09(사진=조주형 기자)
펜앤드마이크가 북한교과서 '조선통사'를 통해 확인한 1945년 10월10일 북조선공산당의 기록. 2022.10.09(사진=조주형 기자)

그해 8월29일, 북조선분국은 중국 연안에서 들어온 조선신민당 세력과 합당하면서 북조선노동당으로 발족하게 된다. 이후 1948년 8월, '서울 중앙'으로 불리던 남조선노동당과 연합중앙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고 <조선노동당력사교재(조선노동당출판사, 평양)>에서 기록된다.

이를 정리하자면, 우선 1945년 9월11일 서울에서 조선공산당이 만들어졌고 그해 10월10일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 창건지시에 따라 3일 뒤 북조선분국이 만들어지는데 그 첫 책임비서가 공산주의자 김용범이었다. 같은 시기 서울의 조선공산당은 그해 11월12일 인민당을 받아들이고 1946년 6월30일 남조선신민당이 들어오게 되면서 그해 11월23일 남조선노동당이 된다.

1945년 12월 소련을 등에 업는 김일성이 북조선분국의 책임비서로 갈아치워졌고, 북조선분국에서는 1946년 2월 들어온 조선신민당을 받아들인 후 그해 8월29일 북조선노동당으로 재편된다. 북조선노동당은 위의 과정을 거친 남조선노동당과 함께 남북노동당연합 중앙위원회를 1948년 8월 꾸리게 되고, 그 이후 서울지도부와 함께 1949년 6월30일 조선노동당으로 최종 형성된다.

이렇게 구성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출범한 이후인 1949년 6월30일에서야 조선노동당으로 최종 통합되는데 조선노동당은 1950년 6월25일 민족을 향해 한반도 상에서 공산주의 야욕으로 점철된 남침전쟁을 기습적으로 일으킨다. 72년전 북한의 야욕으로 시작된 이 전쟁으로 전 국토가 불태워지는 비극이 벌어졌고 아직도 그 아픔은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조선노동당은 6.25 전쟁이후인 1956년 4월 노동당 제3차 당대회를 열고서 '전국적 범위에서 반제·반봉건걱 민주혁명의 과업 완수'를 당의 당면 목적으로 정하고 '공산주의사회건설'을 최종목적으로 규정한다. 일명 조선노동당 규약 전문으로, 이는 오늘날 전 한반도에 대해 '공산주의 사회 건설'을 이룩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구체화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조선노동당은 1945년 10월10일 창건되지 않았으며, 이날을 창건일이라며 매년 열병식 혹은 기념행사를 열고서 이를 기념하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은 열병식 등의 배경 자체가 허위사실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보고 그들의 주장 그대로 보도하는 행위는 일종의 날조행위로도 비춰질 수 있음이다./

당 창건 기념일 앞두고 만수대 언덕 찾은 北 주민들.2015.10.10.(사진=연합뉴스)
당 창건 기념일 앞두고 만수대 언덕 찾은 北 주민들.2015.10.10.(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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