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027년까지 러 가스 못끊을텐데..."

니콜라이 슐기노프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이 천연가스 공급을 유럽에서 아시아로 돌리는 움직임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슐기노프 장관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서방에 공급하던 천연가스를 아시아로 보낼 예정이라면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을 개시하는 사업의 자재가 현재 거의 준비됐다. 기업들이 관련 주제들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여 러시아 에너지 산업에 미치는 충격이 상당할 것이란 당초 전망은 기우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러시아가 기존의 가스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증대와 중국행 가스관 추가 건설 등을 근거로 들었다.

슐기노프 장관은 "계획상 (중러 천연가스관) '시베리아의 힘-2'의 공급 용량은 거의 연간 500억㎥가 될 것"이라며 "이에 더해 이동성이 크고 국제시장에서 잘 팔리는 LNG 생산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에 수출하던 에너지 자원을 아시아·태평양뿐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로도 돌릴 계획이라고도 했다.

슐기노프 장관은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한다는 계획을 세운 유럽 국가들에 대해 "현물가격 상황은 그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며 "유럽은 LNG 생산을 늘리고 있는 미국을 제외하면 기댈 곳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EU의 금수 조처 등의 영향으로 원유와 석탄 생산량이 작년보다 각각 2%와 6%씩 줄어들 수 있고 올해 천연가스 생산량도 전년 대비 7%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인도, 중동이 구매를 늘리고 있어서 강한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슐기노프 장관 인터뷰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이 열리고 있는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진행됐다. 

올해 동방경제포럼은 5일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다극(多極) 세계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개막해 8일까지 열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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