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31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징계를 윤리위원회에 촉구하기로 한 의원총회 결정과 관련해 "저는 반대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나와 이같이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7일 의총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건을 표결에 부쳐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는 "개인의 유불리를 따지기 이전에 당을 위해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를 내년 1월 개최해 현재 징계로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 전 대표도 출마할 수 있게 해야 한단 주장에 대해서도 "그런 것도 방법"이라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내년 1월에는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가 종료돼 이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도 가능해진다.

그는 "이 전 대표에 대한 모든 판단은 국민과 당원이 하는 것이고, 일부 지도부가 판단할 부분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 출마의) 전제는 구성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법원의 판단 취지도 6개월 직무정지 아니냐"며 "여전히 대표직은 살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안 대표는 차기 전당대회 시점과 관련해선 "책임 있는 정부여당 입장에서도 이번 정기국회를 제대로 치르는 게 중요하다. 정기국회가 끝나고 치르는 게 바람직하다"며 "예산이 끝나면 아마 12월 초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초에 전대가 치러지면 이 전 대표의 출마는 원천봉쇄된다.

그는 "국회의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국정과 입법, 행정부에 대한 제대로 된 견제 아니겠느냐"며 "이런 게 먼저고, 당내 전당대회 문제는 중요한 순서로 보면 후순위"라고 말했다.

본인의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저는 고민 중"이라며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 정치라는 게 옛날에는 '몇 달 후도 모른다'고 말했는데 요즘은 일주일 후도 잘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안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여당이 법원과 싸우려 한다'고 비치지 않겠느냐"고 거듭 비판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새로운) 비대위는 법원의 판단에 우리의 운명을 맡기는 것"이라며 "(법원 판단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 과연 대책이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안 의원은 전날 의총에서도 발언자로 나서 비판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이 같은 안 의원 입장에 '당의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개인의 유불리를 따지자는 생각이 아니다"며 "제가 가진 생각을 올바르게 밝히는 게 정치 리더의 자질이라고 생각해 (의총에서) 첫 번째 주자로 나서서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같은 의총 결정에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 책임자 아니냐. 당 운영의 책임자는 아니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어 "당 내부 문제는 당 내부 구성원들이 집단지성으로 해결하는 게 정부 운영에 폐를 끼치지 않는 여당의 올바른 자세"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만났다는 보도가 전날 나온 데 대해서는 "그걸 확인하지는 못했다"며 "의총에서 거기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었다. (만남이 의총 결과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나서 이 사태를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당의 문제는 당에서 풀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진 '윤 대통령이 이번 일에 개입을 안 하시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며 대통령의 당무 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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