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윤석열이 생각하는 비상상황은 '이준석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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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2.08.28 12:58:21
  • 최종수정 2022.08.2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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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전날 오후 4시부터 시작해 늦은 밤까지 5시간 넘게 이어졌던 국민의힘의 '마라톤 의원총회'는 애초부터 친윤계가 원하는 대로의 결론을 냈다. 비상상황이 아니라는 법원 판단에 불복해 아예 당헌당규를 뜯어고쳐 새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윤핵관의 2선 후퇴도 없었다.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직무정지가 된 상황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새 비대위 출범까지 당을 이끌게 됐다.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선 기왕 '피를 본 것 확실히 봐야 한다'는 기류가 읽혔다.

국민의힘의 전날 의총은 시작부터 비공개로 열렸다. 의총에는 전체 소속 의원 115명 가운데 90명 이상이 참석했다. 시작부터 친윤계 핵심 의원들이 선을 긋고 나섰다. 검사 출신 유상범 의원은 "비대위 발족이 유효한 상황이므로 최고위 체제로는 가기 힘들다"며 "이 비대위 체제는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대위 현 체제는 유효하다는 전제하에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윤상현 의원은 "권 원내대표가 이 전 대표의 징계를 '사고'로 규정하며 직무대행을 자처했다"면서 "법원의 결정을 인정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아서, 대통령과 이 전 대표를 화해시켜야 한다. 측근·실세는 억울해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당분간 2선 후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과 김태호, 한기호 의원 등 5∼6명이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윤핵관의 거취를 문제 삼았지만 사태 수습을 위해 일단 모두 덮어두고 보자는 기류로 흘렀다. 

당헌당규상 미비에 따라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지 못한 권 원내대표는 내주 초 의총을 소집해 당헌당규 개정을 주도한다. 비대위 구성이 가능한 요건을 '최고위원 절반 이상 사퇴' 또는 '선출직 최고위원들의 사퇴' 등으로 지금 상황에 적용 가능하게끔 구체화한다. 

착석한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준석은 종기와 같은 존재" "이준석에 속았다" 등의 성토가 나왔다. 이 전 대표를 제명하자는 주장이 이어진 가운데 윤핵관인 윤한홍 의원도 "출발은 이 전 대표의 성 접대 의혹에 관한 문제"라며 "다시 윤리위를 열어 이 전 대표를 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출신의 윤핵관인 이철규 의원도 최근 일부 언론에 이 전 대표는 향후 경찰 수사에 달렸다면서 이에 따라 당을 떠나게 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최고 실세인 장제원 의원은 의총에서 따로 발언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소속의원들만 살폈다고 한다. 장 의원은 취재진의 입장 요구에도 "결의문을 보라"며 답을 피했다.

의총 결의문에는 이 전 대표를 당 윤리위를 통해 추가 징계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같은 내용을 결의문에 포함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으나 거수 투표 끝에 최종 결정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번 법원 가처분 결정에 따른 당의 혼란 상황을 초래한 근본 원인은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증거 조작교사이고 그 중 증거조작 교사의혹으로 6개월 직무 정지를 당한 사태가 있음을 확인하며, 이에 대해 의총 결의로 이 전 대표에게 강력 경고하는 바"라고 했다.

당 관계자들은 펜앤드마이크에 "윤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에서도 보여준 바와 같이 이 전 대표와 함께 갈 수 없다는 점을 용산과 여의도 모두에 분명히 밝혀둔 상태였다"면서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에게 가장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안다. 그러니 윤핵관들도 이번 법원 결정에 아랑곳않고 '기왕 피를 본 것 확실히 보자' '둘 다 죽을 판이면 한 쪽만 확실히 죽어야 한다' 등의 사고를 하는 것"이라 전했다.

기실 국민의힘이 말하는 비상상황은 윤리위 징계에 따른 이 전 대표 '사고'가 아니라 6개월 당원권 정지 이후 이 전 대표 복귀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 복귀를 막기 위해 출범시킨 비대위를 조기 전당대회로의 징검다리로 삼으려 했는데 차마 법원에서 이를 주장할 순 없었다. 진짜 비상상황이 아니었다는 재판부 판단에 격앙된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법원이 더는 시비를 걸지 못하도록 당헌당규를 뜯어고쳐 비대위를 다시 출범시키고 이 전 대표는 윤리위 추가 징계로 당에서 축출하겠다는 기조를 더욱 굳히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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