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고발 사주' 의혹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윤석열 측근 한동훈 검사장의 팬클럽 회원 통신자료까지 무차별 조회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공수처 수사 대상은 고위 공직자...국민 겁주는 것"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소위 ‘고발 사주’(또는 ‘고발 청탁’)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인 사안과는 접점이 거의 없어 보이는 윤석열-한동훈 팬클럽 회원들의 통신자료까지도 조회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사시37회·연수원27기)은 9일 입장문을 내고 “정상적인 수사 방식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팬클럽 ‘위드후니’에는 지난 5일 자신을 50대 주부로 소개한 이가 자신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통신자료 조회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는 취지로 게시물을 작성헤 공개했다.(출처=네이버 카페 위드후니)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팬클럽 ‘위드후니’에는 지난 5일 자신을 50대 주부로 소개한 이가 자신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통신자료 조회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는 취지로 게시물을 작성헤 공개했다.(출처=네이버 카페 위드후니)

지난 5일 종합 포털 ‘네이버’상에 개설된 온라인 커뮤니티 ‘위드후니’(한동훈 검사 팬클럽)에는 <공수처에서 민간인 전화 사찰하네요>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이 게재됐다. 자신을 ‘50대 주부’라고 소개한 게시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통신조회 신청해 봤는데 결과 보고 어이없어서” 글을 쓴다며 공수처가 자신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해당 게시자의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 등의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인물은 한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평범한 50대 주부인데, ‘조국 입시비리’ 등 나라가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싸우는 분이 있다길래 응원하기 위해 작년 초 팬카페에 가입한 게 전부”라며 “작년 팬카페 회원들이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려면 책임당원이 돼야 한다기에 (국민의힘에) 가입(입당)만 하고 활동한 것은 전혀 없다. 국민의힘 의원이나 관계자들과 통화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은 적도 전혀 없다”는 표현으로 자신이 공수처의 통신조회 대상이 된 이유를 모르겠다는 취지로 의견을 개진했다.

한동훈 부원장도 해당 인물 또는 자신의 팬클럽 회원 그 누구와도 만난 사실이 없으며 통화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현재 공수처 수사3부는 지난 2021년 3월경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소위 ‘윤석열 검찰’이 당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現 국민의힘)에 여권의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고발을 사주(또는 청탁)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데, 한 부원장 역시 해당 사건으로 입건돼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돼 있는 상태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사진=연합뉴스)

이에 한 부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래 수사를 해 왔지만 수사기관이 이렇게 인권이나 헌법 무서운 줄 모르고 막 나가는 것을 보지도 듣지도 못 했다”며 “정상적인 수사 방식이 아니며, 누가, 어떤 이유로, 어떤 절차를 거쳐서 이런 일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부원장은 특히 자신의 팬클럽 회원들의 통신자료를 공수처가 조회한 데 대해 “수사 대상이 고위공직자로 엄격히 한정된 공수처가 동호회 활동을 하는 순수 민간인들을 상대로 무차별 통신조회를 하는 것은 선량한 국민을 겁주고 불안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부원장은 지난 2018년 2월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부장 김세윤)의 심리로 열린 소위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의 결심 공판에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신분으로 출석,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직접 구형한 인물이다.

당시 한 부원장은 검찰 측 최종 의견 진술에서 “재벌 개혁, 반칙과 특권 해소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서민 쌈짓돈으로 형성된 국민연금을 삼성 경영권 승계에 동원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과 공분을 안겼다”며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구형 사유를 직접 밝혔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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