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박3일 公務아닌 4박6일 外遊, 홍일표 당시 보좌관 함께"
공식일정 하루뿐, 金 일행 이틀 더 남아…2014년 3월26일 아닌 29일 귀국
'의원임기말 연구용역비 1000만원 더미래硏 후원금으로 회수' 보도도
연구용역비 회수과정에 홍일표 재차 거론…USKI 압박 폭로 나온 靑행정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사진=연합뉴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사진=연합뉴스)

'피감기관 갑질·로비성 외유' 의혹이 집중되고 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9대 국회 정무위원 시절 피감기관인 한국거래소(KRX)가 돈으로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온 게 "2박3일 공무 출장"이라던 본인 해명과 달리 '4박6일' 외유(外遊)성 출장이었다는 정황이 추가로 나왔다.

2015년 5월말 정무위원 중에서는 유일하게 '여성 인턴'과 피감기관(국무조정실 산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KIEP) 예산 3000여만원으로 외유성 미국·유럽 출장을 다녀와 놓고 '정책 비서'와 다녀왔다고 거짓 해명했고, 같은달 앞서 국정감사 차원에서 의혹 제기를 했던 우리은행 예산으로 공무를 명목으로 중국·인도 출장을 가 '충칭 시내 관광'을 했던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서다. '부패 의혹도 모자라 입만 열면 거짓말이냐'는 비판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조선일보는 13일 보도에서 '금융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김기식 금감원장은 2014년 3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당시 보좌관이던 홍일표 현 청와대 정책실 선임행정관과 함께 KRX 예산으로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KRX에서는 최경수 당시 이사장 등 2명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특히 이 기간 동안 공식 일정은 우즈베키스탄 정부 관계자와 면담한 3월25일 하루뿐(우즈벡 방문 이틀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경수 이사장 등 KRX 관계자들은 이튿날인 26일 오전 비행기로 다음 출장지인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났다.

그러나 김 원장과 홍 행정관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우즈베키스탄에 남아 2일을 더 보내고 2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고 한다.

김 원장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4년 3월 24~26일 공무상 출장을 다녀왔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없는 26일 입국 기록'을 있다고 주장한 격이 된다.

김 원장은 이밖에도 2016년 19대 국회의원 임기 만료가 임박하자 자신이 참여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5000만원을 자신의 정치자금 계좌에서 인출해, 더좋은미래의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에 자금이 귀속되도록 하는 '돈세탁' 의혹을 받고 있다.

당초 의원 임기 마지막 해 5달여 간 자신과 가까운 민주당 의원 16명에 후원하고, 이때까지 하지 않던 연구용역 발주, 유관 연구기관 기부, 의원실 여비서 김씨(2015년 5월까지 인턴)와의 7박8일 유럽 외유 등으로 약 3억7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나 '땡처리'라는 빈축을 샀었다. 그러나 더좋은미래 5000만원 후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적법 여부를 질의한 뒤 공직선거법 113조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답변을 받고도 강행해, 돈세탁 의혹으로 번진 것이다.

더미래연구소는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때 이사 겸 운영위원장을 맡았고, 20대 총선 낙천 후 임기가 끝나자 마자 소장으로 선임됐다. 정무위원 시절 피감기관·기업 국회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최고 600만원대 고액 강연을 운영했는데 강사진은 참여연대 출신 조국 서울대 교수(현 청와대 민정수석)·장하성 고려대 교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박상인 서울대 교수, 김연명 중앙대 교수, 차병직 변호사 등과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로 꾸려졌다. 연구소가 '참여연대 인맥 핵심' 김 원장 중심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미래연구소는 김 원장의 의원 임기말 정치자금 땡처리 의혹과도 연관이 깊다. 임기 만료 한달쯤 전부터 의원시절 없던 정책 연구용역을 1000만원씩 8곳에 발주했다. 일례로, 조선일보는 13일 김 원장이 계봉오 국민대 교수에게 1000만원 연구 용역비를 건넨 뒤 계 교수가 더미래연구소가 5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계 교수는 "연구용역 진행 과정 중 홍일표 (김기식 의원실) 보좌관과 의견을 주고 받았는데 더미래연구소 재정상태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며 "더미래연구소 정책연구위원으로 참여하고는 있지만 연구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해 다소 빚진 마음이 있어 기부금을 내게 됐다. 연구용역이 마무리되고 1~2개월 정도 후에 기부금을 낸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러 의혹에서 언급된 홍 보좌관은 김 원장과 마찬가지로 오랜 참여연대 활동 경력을 갖고 있으며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 선임행정관으로 재직 중이다. 김 원장이 정무위원이던 2014년부터, "북핵 연구에 치우쳤다"며 구재회 소장 교체 압박 및 운영 개입에 나섰던 '한미연구소(USKI)'를 지난해 정권교체 이후 정부예산 지원에 이르기까지 실무적으로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정무위 간사직을 이어받은 이학영 의원이 지난해 8월부터 국회에서의 USKI 압박을 주도했고, 홍 행정관이 국무조정실 산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정무위 피감기관)을 통한 USKI 예산지원 실무를 중단하도록 정부 측에서 공조한 장본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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