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수순으로 가는 법정관리 막아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 높아지면서 부담느낀 '노조'
​​​​​​​투쟁만 강조하던 노조, 백기 들어… 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서 6463억 '수혈길' 열렸다

금호타이어를 중국의 타이어 제조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하겠다는 산업은행, 정부, 금호타이어 경영진 등과 갈등하던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끝끝내 무릎을 꿇었다. 산은과 정부 그리고 금호타이어 경영진은 매각 또는 사실상의 파산인 법정관리를 선택하라고 강수를 뒀고 노조는 결국 파산 보다는 매각으로 연명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집행부는 30일 회의를 통해 더블스타로 매각되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31일이나 4월1일에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해 매각에 대한 의사를 묻기로 했지만 이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하며 강력한 투쟁만을 강조했던 노조가 매각에 대한 찬반투표를 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로 매각 추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왼쪽)과 금호타이어 노조원 문성현 씨.(연합뉴스 제공)

 

금호타이어 노조는 파산으로 5000명의 직원들이 모두 직장을 잃는 것 보다는 매각에 찬성하라는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었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계속가치는 4600억 원이지만 청산가치는 1조원에 달하기에 법정관리로 들어가면 청산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나오면서 전체 5000명의 직원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한 노조 지도부 일부가 끝까지 투쟁을 강조하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내부 비판이 다수 제기됐었다.

중국 기업에게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일은 참을 수 없다며 애국심에 호소하던 노조가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결국 협상의 장으로 나와 매각에 대해 찬성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노조원의 찬반투표라는 마지막 자존심을 내세운 노조는 해외매각을 막을 힘이 더 이상 없어 보인다.

이날 광주시청에서 산은과 정부 측 관계자와 함께 만난 금호타이어 경영자와 노조는 더블스타로부터의 자본유치와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해 서로 합의했다. 이날 정부 측을 대표해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등이 참석했고 산은 이동걸 회장, 금호타이어 김종호 회장 등도 참석했다.

노조의 찬반투표 결과가 나오는 내달 2일에는 더블스타가 6463억 원을 제3자 유상증자 형태로 금호타이어에 투입해 당장의 경영난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또 중국에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가 중국 현지에서 보유하고 있는 4500개 판매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더블스타는 중국에서 트럭·버스용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다. 금호타이어는 승용차용 타이어를 주력을 생산한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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