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의 이중성...과거 발언들 모두 까먹었나?
지식인들 비판 이어져...이병태 "방역 독재 광기가 극에 달하고 있다" 진중권 "'재인산성'으로 변한 광화문"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7년 2월에도 지금과 상반된 발언..."퇴진 요구한다면?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 끝장토론"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개천절인 3일 우한코로나(코로나19) 확산 방지를 핑계로 광화문 일대를 경찰 차벽으로 원천 봉쇄하며 국민들의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제한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이중적인 발언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경찰버스 300대 이상과 병력 1만1000명을 투입, 도심 길목마다 배치해 집회를 원천 봉쇄했다. 거리를 걷는 일반 시민에 대한 불심검문도 하루종일 벌어졌다.

문 정부의 사실상 '좌파독재'에 지식인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방역 독재의 광기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코로나 긴급조치. '재인산성'으로 변한 광화문. 데 키리코의 형이상학적 회화를 보는 듯"이라고 조소했다. 석동현 전 부산지방검찰청장은 "대통령이 단 한번이라도 나도 잘못한 부분,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다는 겸손함을 전제로 진솔하게 국민들에게 호소해보라. 그 말 한마디가 수백대 경찰버스보다 백배 나을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재인산성'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문재인 대통령은 5년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광화문 광장의 좌파 집회를 옹호하며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정부의 반헌법적 경찰차벽에 의해 가로막혔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차벽으로 국민을 막을 것이 아니라 노동개악, 청년실업, 농산물 가격보전 등 국민의 절규를 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7년 2월 한 방송에 출연해서도 지금 보이는 강압적 태도와는 상반된 발언을 했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모여 문재인 퇴진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저는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겠다. 시민들 앞에 서서 끝장토론이라도 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과거 발언들을 곱씹어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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