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민주화 세력으로 불리는 이들이 한국 민주주의를 목 졸라 질식시키고 있다"
"민주당, 2022년 대선 승리한 당이 하반기 법사위원장 가지자고 제안"
"'대선 이길 수 있으면 그때 가져 가봐'라는 비아냥, 엄청난 모욕감 느껴"
"국회의장은 '상임위원 명단 빨리 내라'고 독촉...의장실 탁자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 원구성 협상이 결렬돼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싹쓸이 하게 된 것과 관련해 "역사는 33년 전 전두환 정권이 국민에 무릎 꿇었던 그날, 문재인 정권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기록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한국 의회 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렸다. 이른바 민주화 세력으로 불리는 이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목 졸라 질식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87년 6월 29일 노태우 당시 민주정의당 대선 후보는 그해 6월 민주화 항쟁으로 국민의 민주화를 열망하는 목소리가 거세지자 결국 '대통령 직선제' 도입을 선언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집권세력은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해 버렸다. 야당과의 협의없이 의장단을 선출하고,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며 "야당 몫이던 법사위를 탈취했다. 오늘은 우리 야당에게 돌아올 7개 상임위원장을 포함 12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또 "오늘 야당과의 의사 일정 합의 없이 본 회의를 열고, 예결위에서는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정책질의를 하겠다고 한다"며 "야당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의회를 여당 마음대로 운영하겠다는 '독기'를 뿜어내고 있다. 1당 독재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2020년 6월 29일, 오늘을 역사는 한국 의회민주주의가 조종을 울린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야당이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서 요구한 것은 '법제사법위원회' 단 하나였다. 지금까지 여야가 늘 그랬던 것처럼 생소하거나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집권세력이 최종적으로 가져온 카드는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한 당이 21대 국회 하반기 법사위원장을 차지한다'는 기괴한 주장이었다"며 "'너희가 다음 대선 이길 수 있으면 그때 가져 가봐'라는 비아냥으로 들려, 저는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끝으로 "오늘 오전 협상이 끝날 무렵 국회의장은 제게 '상임위원 명단을 빨리 내라'고 독촉했다"며 "의장실 탁자를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집권 여당이 의회민주주의를 파탄내는 그 현장에서 국회의장이 '추경을 빨리 처리하게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서둘러라'는 얘기를 하는 게 당키나 한 소리인가"라고 박병석 의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