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회동서 최종 결렬...민주당 또 상임위원장 단독표결할 듯
통합당 "민주당, 국회 견제・균형 핵심자리인 법사위원장 일방적으로 빼앗아...비판활동 더 가열차게 할 것"
민주당 "통합당 제외 정당과 협의해 오늘 상임위원장 선출...18개 다 선출하는 것 불가피" 강행 표명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국회 의장실에서 원구성 협상을 위해 만나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국회 의장실에서 원구성 협상을 위해 만나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야가 29일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최종 합의에 실패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1당 독재’가 사실상 현실화됐다.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것은 32년 만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원내대표 회담에서 개원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고 했고,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최종 협상과 관련해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김 원내대표가 최종 공지하고 공식진행하겠다”고 했다. 

통합당 측에서는 민주당의 앞선 상임위원장 표결 단독 강행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여당 견제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법제사법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가서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15일 6개 상임위원장 표결을 단독으로 거행하기 전 박병석 국회의장의 뜻대로 통합당 의원들을 상임위에 강제 배정했다. 상임위원장 표결에는 상임위원 명단 제출이 필요한데, 통합당이 이를 제출하지 않아서다. 통합당 측에서는 그동안 법제사위원장을 포함해 7명의 상임위원장을 요구해왔지만 민주당은 이를 양보하지 않으며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자신들의 뜻이 ‘민심’이라며 18개 상임위원장 전체를 가져가겠다고 으름장을 놔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결렬 공지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견제와 균형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자리인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은) 일방적으로 빼앗아가버렸다“며 “우리는 민주당이 제안한 7개 상임위원장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 야당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 적극적으로 국회 활동에 참여하고 견제하고 비판하는 활동을 더 가열차게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종 합의 결렬 이후 상임위원장을 다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결렬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통합당을 제외한 제 정당과 협의해 오늘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국회를 정상가동하겠다“며 “통합당에서 상임위원장을 배분받지 않겠다고 통보했고, 그래서 국회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3차 추경을 처리하기 위해선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선출하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는 당초 오후 2시로 예정됐다. 통합당 측에서는 당초 원내대표 회담 이후 상임위원 명단을 이날 오후 6시까지 제출하기로 하면서 오후 7시로 잠시 미뤄지기도 했다. 다만 통합당이 결렬 기자간담회 이후 다시 명단 제출을 거부하고 나서, 본회의는 원래 예정대로 오후 2시에 열릴 전망이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오늘 본회의는 반드시 열 거고 회기 내에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진 사이에서 “통합당이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으면 또 강제배분하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한 대변인은 “(박 의장이) 거기에 대한 말은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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