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前대통령 21시간 조사 끝 귀가…검찰, 이르면 이달말 기소
이명박 前대통령 21시간 조사 끝 귀가…검찰, 이르면 이달말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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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후 5년 여만에 검찰 출석...“참담한 심정.역사에서 이번이 마지막이 됐으면”
"국민께 죄송…하고 싶은 말 많지만 말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
檢, MB 신문 과정 영상으로 녹화
중앙지검 수사팀, 이르면 이번주 중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수사 보고
김대중 노무현도 퇴임 후 끊임없는 잡음과 논란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검찰 출석 21시간만인 15일 오전 6시25분경 철야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준비한 120여 페이지의 질문지에 답하며, 뇌물수수 등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는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이 전 대통령 조사를 마친 뒤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시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전 중 휴식을 취한 뒤 오후부터 조사내용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14일 검찰에 출석했다. 2013년 2월24일 퇴임한 이후 5년여 만이다. 이로써 생존한 전임 대통령 4명이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역대 대통령 11명 중에선 5번째다.

14일, 검찰에 출석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 앞 모습. (사진= 이세원 작가·PenN 시민기자)
14일, 검찰에 출석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 앞 모습. (사진= 이세원 작가·PenN 시민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국민께 죄송…하고 싶은 말 많지만 말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14분 논현동 자택을 출발해 9시23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무엇보다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께도 진심으로 미안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얘기도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며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간략히 입장을 밝히고, 서울중앙지검 1001호 특별조사실로 이동했다. 취재진이 ‘100억원대 뇌물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겁니까’ 등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고위간부 전용 엘리베이터가 아닌 사건 관계인과 직원들이 이용하는 일반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검찰은 조사가 이뤄지는 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 영상 녹화 장치를 설치해 과정을 기록으로 남길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투명한 조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수사팀이 판단했고, 이 전 대통령측도 녹화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송경호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의 신봉수 부장검사가 맡았다. 특수2부 이복현 부부장검사가 배석해 신문조서를 작성했다.

검찰은 조사 취지와 진행 방식을 안내하고 조사가 불가피하게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이 전 대통령은 “편견 없이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건넸고, 검찰 측은 “법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박명환(48·사법연수원 32기) 변호사와 김병철(43·연수원 39기) 변호사의 선임계를 추가 제출했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혼인단은 강훈(64·연수원 14기)·피영현(48·연수원 33기) 변호사를 포함해 총 4명으로 늘었다.

●100억원대 뇌물 등 혐의 20여개…MB, "다스·도곡동 땅, 나와는 무관하다" 진술

이 전 대통령은 뇌물, 횡령 등 20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 중에서 이 전 대통령이 110억원대에 이르는 불법 자금 수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가 이날 조사의 최대 쟁점이었다.

검찰은 국정원이 청와대에 상납한 특수활동비 17억5000만원과 다스가 BBK 투자금 140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미국에서 진행한 소송의 소송비 60억원을 삼성전자가 대납한 것을 뇌물이라고 보고 있다. 이 외에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대보그룹, ABC상사, 김소남 전 의원으로부터 총 33억5000만원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뇌물 혐의를 받고 있는 자금은 총 100억원대다.

검찰은 또 잠정적으로 이 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결론을 내리고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를 집중 추구했다.

국가기록원에 넘길 문건을 다스 비밀창고로 빼돌린 혐의, 부동산과 예금 등 차명으로 재산을 보유하며 세금을 탈루한 혐의도 조사 대상이다.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 등 일체의 불법 자금 수수 사실을 몰랐으며, 다스는 형 이상은씨 등 주주들의 것이라는 입장으로 혐의를 강력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나의 소유가 아니다”, “경영 등에 개입한 바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르면 이번주 중 이 전 대통령의 진술 내용 등을 포함한 수사 결과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고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 및 기소 시점 등 향후 수사 계획에 관한 재가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주요 혐의를 전면 부인했기 때문에 검찰이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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