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여권發 '미투 공작설'에 돌연 "초보적 인간자격도 없다" 비난
北매체, 여권發 '미투 공작설'에 돌연 "초보적 인간자격도 없다" 비난
  • 한기호 기자
    프로필사진

    한기호 기자

    이메일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승인 2018.03.13 13:2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당 미투 폭로-음모론 거리 둔 가운데 좌파 겨냥 이례적
같은날 '김광석 妻 변호인' 나서 "김어준류 반혁명세력 준동"
미투로 6·13 지방선거 여당 후보군 축소되는 상황
북한 정권의 선전매체 중 하나인 '메아리'가 13일 개인 명의로 내놓은 '미투 운동' 관련 촌평.
북한 정권의 선전매체 중 하나인 '메아리'가 13일 개인 명의로 내놓은 '미투 운동' 관련 촌평.

북한 정권의 선전매체 '메아리'가 13일 갑자기 한국 내 '미투(Me too) 운동'에 관해 "이를 정치적 음모라고 하는 사람들은 초보적인 인간의 자격도 없다"고 비난했다. 메아리는 이날 미투 운동을 "남조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폭력고발운동"으로 지칭하며 이같이 밝힌 뒤 "그가 정치인이든 기업가이든 여성을 노리개취급하고 모독하는 것 자체가 가장 추악한 범죄"라고 못박는 짧은 논평을 냈다.

현재 친여(親與)성향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인사들까지 연루된 미투 운동을 계기로 좌파 여권 일각에서 '정치공작'이라거나 '정치적 음모'가 그 배경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북측이 간섭한 셈이다. 북한 매체들이 날마다 자유한국당 등 우파진영 야당을 싸잡아 비난하는 논평을 내온 가운데 좌파 진영을 겨냥해 더욱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성폭력 폭로를 계기로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워진 정치인들이 전부 민주당에서 유력하거나 6·13 지방선거 출마를 앞둔 인사여서, 주로 여권에서 미투 운동을 겨냥 '한국당 등 야권의 기획폭로 아니냐'는 식으로 음모론이 제기되는 식이었다. 그러나 한국당은 미투를 계기로 드러난 '좌파의 이중성' 비판이나, 음모론 제기자를 겨냥한 질타에 나섰을 뿐 미투 폭로에 가담한 사례가 없다.

폭로 대상자로는 민주당 내 '차기 권력'으로 꼽히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충남지사 예비후보로 출마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서울시장 출마를 앞뒀던 민병두 의원 등 비문(非문재인)계 인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 '1호 사면 정치인'이자 극좌성향 팟캐스트 '나는꼼수다(나꼼수)' 진행자 중 일원이었던 정봉주 전 의원과 같은 친문성향 인사도 포함돼 있다. 

미투 운동과 정치적 공작 내지 음모를 연루시키는 발언은 정봉주 전 의원과 함께 나꼼수 진행을 맡았다가 TBS라디오, SBS까지 진출한 방송인 김어준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왔었다.

앞서 이윤택, 고은, 박재동 등 친문계 문화예술인이 도마 위에 올랐던 미투 운동 초기에 '미투 공작설'을 제기함으로써 비난이 집중되자 김어준은 잠시 입장을 후퇴하는 듯했지만 여권 정치인까지 대상이 된 뒤 "공작은 맞다"며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폭로 당사자 중에서도 박수현 전 대변인은 자신을 겨냥한 '내연녀 기초의원 공천 의혹' 최초 폭로자에 자신의 전 부인이 가세한 데 대해 "다른 어떤 세력의 음모가 있는지 합리적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역(逆) 의혹제기에 나섰다. 

정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한 시간 전에 보도함으로서 정치생명을 끊으려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피해여성으로 보도된) A씨가 문제가 아니라 (보도한) 프레시안을 문제로 본다"고 언론을 배후로 지목했다. 익명의 A씨의 정체를 오인하고 엉뚱한 제3자의 '신상털이'를 벌였다가 60여명이 입건된 정 전 의원 팬클럽 등은 입건 사실을 보도한 조선일보가 배후라는 근거없는 주장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의 프레시안 등 언론 고소고발과 관련 이날 A씨 무료변론을 자청한 '김광석 부인 변호인 출신' 박훈 변호사는 미투 운동을 "거대한 사회 혁명"이라며 "이 혁명에 가장 강력한 반(反)혁명 세력이 있다. 김어준류(流)의 '공작 음모론'이며, 그 반혁명 세력들이 준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이 지리한 법정공방에 들어갈 경우 민주당의 입당 심사결과는 그에게 불리한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아진다. 성폭력 폭로 직후 의원직 사퇴까지 선언한 민 의원과 함께 당 서울시장 후보군에서 배제되는 수순이다. 

남은 후보군은 박원순 현직 시장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같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지도부 출신 우상호 의원(서울 서대문갑·3선) 두 명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전대협에서 임종석 실장은 한양대 총학생회장으로서 3기 의장, 우상호 의원은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서 1기 부의장을 각각 지냈다. 

민주당 지도부가 박 전 대변인 사퇴 권고에 무게를 두고 있는 충남지사 경선 후보군에는 비문계 양승조 의원(충남 천안시병·4선)과 복기왕 전 충남 아산시장이 남아 있다. '친안희정' 색채가 강했던 양승조 의원은 미투 파문과 함께 지방선거를 전후로 한 '1당 사수'를 위한 불출마 요구를 받고 있고, 친문 인사로 거론돼 오던 복기왕 전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희정 파문'에 타격이 적어 보인다. 한편 복 전 시장은 전대협 3기 명지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라는 이력을 갖고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