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키스 미투' 사건으로 의원직 사퇴선언 두달 만에 與지도부 만류로 철회한 인물
"트럼프는 김정은이 정절(北核=강성대국) 단번에 내놓으라 해" 이상한 해설
北核위협 공동 직면한 韓美관계 인식 없이 "달님(文)이 로미오-줄리엣 중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서울 동대문구을·3선)이 7일 미북(美北) 관계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를 연인 관계에 빗대 언급하면서 "키스" "정절" "잠자리" 등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공교롭게도 지난 3월 '노래방 강제 키스' 미투(#Me_too) 폭로 대상자가 되자마자 의원직 사퇴까지 선언했다가 두달 만에 철회한 전력(前歷)이 있다. 20대 후반기 국회 들어서는 정무위원장이라는 중책까지 맡고 있다.

민 의원은 이날 오전 7시20분쯤 페이스북에 '로미오와 줄리엣, 트럼프와 김정은'으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사진=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사진=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을 각각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상정했다.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위협에 미국과 한국이 공동으로 노출된 안보 상황은 외면했다.

민 의원은 "북한과 미국은 대대로 원수간이다. 어색하지만 줄리엣과 로미오라고 치자"면서 "그 둘 사이에 '달님'(문재인 대통령 지칭)이라고 하는 사람좋은 중매자가 있어서 싱가포르에서 첫선을 봤다"고 전제했다.

이어 "70년을 집안 대대로 원수로 살았으니 결혼(수교)까지는 살얼음판이다. 트럼프는 이 원수 집안의 규수에 대해 의심이 많다. 패물과 혼수(미사일과 핵, 집문서)를 먼저 내놓고 데이트를 하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또한 "김정은은 '무슨 소리. 원수의 피가 흐르는데 무엇을 믿고 속도위반을 하느냐, 정절(강성대국)을 내놓을 것부터 강요하는 것은 동방예의지국에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김정은은 손부터 잡고(핵실험중지-군사훈련중단), 키스로 가고(종전선언-연락사무소 개설·인도적 지원 재개), 그러다가 서로 잠자리(비핵화-북미수교·제재해제)를 함께 하자는 것"이라고 빗대어 서술했다.

이 글 내용이 알려지자, 저급한 비유"라는 비판이 삽시간에 쏟아져 나왔다. 특히 미투 대상으로 지목돼 의원직 사퇴서까지 제출했던 민 의원이어서 한층 논란이 됐다.

민 의원은 이날 문제의 글을 삭제한 뒤 "남북·북미관계를 쉽게 설명해달라고 해 (이런 비유를 썼더니) 이해가 쉽게 된다고 해서 (글을 올렸다)"며 "젠더 감수성에 비춰 조금 그렇다고(문제가 있다고) 해서 글은 지웠다"고 언론에 해명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신보라 원내대변인 구두논평을 통해 "민 의원은 예전 미투때문에 의원직까지 내려놓겠다고 하다가 '셀프 수거'한 적이 있는데 제 버릇 남 못 준거 같다"며 "중요한 국제적 사안인 북미관계·비핵화를 두고 정절, 잠자리 등 저급한 비유를 쓰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한다"고 비판했다.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민 의원이 페이스북 글은 '셀프 수거'했는지 몰라도 젠더감수성이 떨어지는 민 의원의 행태를 두고 보기 민망하다"며 "민주당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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