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근 칼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앞세운 시민단체의 정의롭지 못한 지대추구
[조동근 칼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앞세운 시민단체의 정의롭지 못한 지대추구
  • 조동근 객원 칼럼니스트
    프로필사진

    조동근 객원 칼럼니스트

    이메일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최초승인 2020.05.18 14:29:30
  • 최종수정 2020.05.19 10:1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체명에 '정의(正義)' 들어간 이유 알 수 없어...반일 감정을 정치 자산화한 단체
개인계좌로 기부·성금 수령, '도덕적 해이' 심각...시민단체는 수익 창출하는 단체 아냐
NGO의 '비(非)정치원칙' 저버린 기생충적 행태...'정의'란 말 남용 말아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세)의 용기 있는 증언으로 베일에 가려져 있던 ‘정의연’의 해괴(駭怪) 스런 민낯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그녀의 증언으로 내부고발(whistle blower)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었다. 지난 8일 이용수 할머니는 ‘정의연’과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인을 향해 "30년간 속을 만큼 속았고 이용당할 만큼 당했다. 일본 대사관 앞 수요집회는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 성금도 피해자들에게 쓴 적이 없고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언론이나 정부 당국자는 ‘정의연’과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이를 보도하거나 언급하지 않았다. 존재가 일종의 ‘성역’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 외에는 이 같은 얘기를 입에 올릴 수가 없었다. 만약 이용수 할머니의 용기가 없었다면 이 사건은 묻혔을 것이다. 

O 조국 끌어들인 윤미향 

 문제는 당사자인 윤미향의 반응이다. 보도가 나가자 윤미향은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나는 아침. 겁나지 않는다. 당당히 맞서겠다.”라고 SNS에 올렸다.(2020. 5. 12. TV조선 ‘아침에 이슈’)

 윤미향은 조국과 동병상련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엇이 겁나지 않는다”는 것인지 그리고 “누구와 당당히 맞서겠다”는 것인지 아연실색(啞然失色)하지 않을 수 없다. 윤미향은 SNS에 글을 올리면서 ‘조국과 상의했을 가’? 그렇지 않았다면 느닷없이 자신의 이름이 매스컴에 오른 조국의 기분은 어땠을 가를 상상해 본다. 인간의 보편적 양심에 비추어, 자신의 비행이 드러나면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보통은 자숙하게 된다. 하지만 좌파는 다르다. 전세를 역전시키려 도리어 화를 낸다. 

 더욱 가관인 것은 윤미향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데, 여권은 과거 조국 사태 때처럼 오히려 윤 당선인을 방어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두관 의원은 "윤 당선인 공격에 앞장서는 건 친일이 아니면 설명할 단어가 없다"고 했다. 송영길 의원도 "친일을 청산 못 한 나라의 자화상"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친일세력의 모략’이라는 것이다. ‘친일 프레임’을 동원하는 것을 보면, 정치권이 일반 시민을 얼마나 ‘가볍게 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석고대죄를 해도 부족한데 도리어 허공에 대고 주먹질이다.  

O 단체명에 ‘정의(正義)’가 들어간 이유는? 

 ‘정의연’의 정식 명칭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다. ‘정의기억연대’ 또는 ‘정의연’은 약칭이다. 정의연의 전신은 ‘한국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정대협)이다. 

 단체명은 단체의 사업목적을 잘 반영하도록 지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정의기억연대’ 보다 ‘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 또는 ‘정대협’으로 명명되어야 맞다. 단체 이름에 왜 ‘정의’가 들어갔는지 납득되지 않는다. 위안부 할머니 피해를 기억하는 것 자체가 ‘정의’라는 것인 가. 자신들만 위안부 할머니의 아픈 과거를 기억한다는 것인가. 명칭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조어(造語)’이다. ‘정신대’와 ‘일본군성노예제(制)’는 어감부터 천지 차이다. 증오와 상처를 극대화한 것이다.   
 
O 반일 감정의 정치 자산화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 합의를 비판한 제일 큰 이유는 ‘피해자의 심중’을 헤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을 저버렸다는 것이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간 합의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 문재인 정부는 일본에서 받은 10억엔을 지체 없이 되돌려주는 것이 순리이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2015년 한·일 위안부문제 합의 당시 정대협은 피해자들에게 일본 자금 수령을 거부하도록 종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생존 피해자 47명 중 35명이 정대협의 종용을 무시하고 보상금 수령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정대협이 문재인 정부가 강조한 ‘피해자 중심주의’를 어긴 것이다. 정재협의 입장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자금을 수령하면 더 이상 투쟁할 명분이 사라진다. 반일 감정의 정치자산화가 불가능해지면 자신의 존재근거도 희석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위안부 피해자의 바람과 이익이 정치적 목적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

 국세청 홈택스 공시에 따르면 정대협·정의연이 지난 4년간 모금한 후원금은 49억2000만원 이다. 그 중 피해자 지원에 사용한 금액이 9억2000만원에 불과하다. 총 후원금의 18.7%만이 피해자 할머니 지원에 쓰였다. 그렇다면 다른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한, 이들에게 기생해온 단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그들은 성스러움의 상징인 양 성스러움을 독점해 오면서 실제로는 성역에 기생해온 기생충이었을 수도 있다. 

O 개인계좌로 기부·성금 수령

 윤미향은 심지어 개인계좌로 기부금과 성금을 받았다고 한다. 공익법인이 기부금을 받으면서 개인계좌를 이용했다는 것 자체가 실정법 위반이다. 공무원이 국가세금을 개인 계좌로 받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개인계좌로 성금을 받은 사실은 단체의 해산사유가 될 수도 있다.  
 
 지난 4년간 서울시 등으로부터 13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는데, 국세청 공시자료에는 5억원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그 차이 8억원에 대해서는 ‘입력상의 오류’라고 해명했다. 국고보조는 독지가의 성금이 아닌, ‘국민의 세금’이다. 8억의 증발을 ‘입력오류’라고 강변하는 것을 보면 관련 단체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사회단체는 수익을 창출하는 단체가 아니다. 기부금과 성금 그리고 국가보조금에 의존 했다면 지출은 ‘회계처리 원칙’에 부합해야 마땅하다. 세금도둑의 개연성은 검찰의 수사감이다.        

O 시민단체의 ‘비(非)정치원칙’ 저버린 윤미향 

 윤미향의 국회의원 당선은 한일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정의연은 시민단체이다. 그러면 ‘NGO’로서의 ‘비정치 원칙’을 지켜야한다. 국회의원 비례대표가 과거의 공적을 포상하는 자리인 가. 윤미향은 시민단체 활동을 정치적 보상과 포상을 바라고 했는가. 윤미향이 국회의원이라는 힘을 빌리지 않으면 더 이상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지원할 수 없는 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어떻게 피해자 할머니를 지원해 왔는가. 
 
 윤미향은 NGO의 대전제인 ‘비(非)정치원칙’을 스스로 차 버렸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공익을 방패로 한 ‘사익추구’라고 한다. 한 마리로 기생충적 행태인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심경을 밝힌 SNS에서 ‘당당히 싸우겠다’고 했다. 적반하장이다.     

앞으로 한일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 가. 일제강제징용 문제 그리고 위안부 문제를 언제까지 붙들고 있을 것인 가. 일제강제 징용 그리고 위안부 문제는 당사자인 한국과 일본을 뺀, 제 3국의 입장이 중요하다,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과 논리를 갖춰야 한다. 위안부 할머니 보살핌을 전면에 내세우고 실제로는 사익을 추구한 것으로 제 3국에 비춰지면 대한민국의 위신과  국격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나라를 빼앗긴 것은 죄가 아닌가. 러일전쟁에서 만약 러시아가 승전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 가. 

 ‘정의’란 말을 남용하지 말자. 문재인 정부는 미사여귀를 남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자신의 국정철학으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다”고 했다.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이 공정하면 ‘결과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결과가 정의롭다’가 도대체 무슨 말인 가. ‘사후적 평등을 정의로 해석한다면’ 국가의 책임은 무한대가 된다. 고결한 단어가 여기 저기 헤프게 쓰여 모두 쓰레기가 되고 말았다. 윤미향은 국회의원 당선인 사퇴가 맞다. 그리고 ‘정의연’은 누락된 국고보조금에 대해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 그게 ‘정의’를 외치는 사람과 단체의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겠는 가. 그들의 처신을 지켜본다.

조동근 객원 칼럼니스트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