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코로나로 희생된 국민 190명 넘어가는데...'국뽕' 탈 쓰고 文정부 치적하는 칼럼 홍보戰
"국경 폐쇄도 안했고 민주적 통제" "타국서 따라하지 못할 방역 모범, 손 내미는 여유" 자화자찬

'문재인 청와대' 참모를 여럿 배출한 친여(親與)성향 언론사와 조국 전 법무장관이 중국발 우한코로나 사태를 두고 '코로나 쇼크가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낙관론을 설파하며 희희덕대는 모습을 보였다.

7일 기준 우한코로나로 인한 우리 국민 사망자는 하루 만에 6명이나 늘어 192명을 기록하고 있는데, 한 쪽에선 '국뽕(國+뽕·필로폰)'이라는 시쳇말로 포장해 문재인 정부를 공치사하는 글을 쓰고 다른 한쪽의 정부 고위공직자 출신 인사는 이를 홍보한 것이다. 조국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 19에 국뽕 기자가 된 사연>이라는 '한겨레'신문의 칼럼을 공유했다.

특히 조 전 장관은 해당 칼럼의 "1970년대 오일 쇼크는 한국에 장기적으로 기회였다. 한국은 중동의 오일달러를 흡수해 선진국들이 떠나가는 제조업을 이어받아 키웠다. 코로나 쇼크 역시 한국에 또 한번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기자를 '국뽕'이라 한다면 그런 '국뽕'은 기꺼이 감수하겠다"라는 대목을 페이스북 글로 그대로 옮겨 붙였다.

사진=조국 전 법무장관 페이스북 캡처

글에 사용된 국뽕은 모든 방면에서 자국(自國)의 것만이 최고라는, 과도한 애국주의 또는 민족주의에 기반한 자부심에 마치 필로폰(일본식 독음 '히로뽕')이라도 주입한 듯 도취된 상태를 가리키는 인터넷 신조어다. 

해당 칼럼은 '국뽕'을 자임했으나 실질적으론 '문(文)뽕'에 가까운 논조를 드러냈다. 예컨대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사태 이후 대응을 "코로나19 확산 앞에서 한국은 사회·경제 체제를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한편 실물 위기에 대처하는 물적 토대를 보여줬다"고 비(非)과학적 용어를 동원해 호평했다.

또한 이같은 평가의 논거로, 문재인 정부가 80%안팎의 국민이 원하는 '중국발 입국 전면금지'를 거부하고 해외입국 금지 조치마저 하지 않는 것을 두고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대로 국경을 폐쇄하지도 않았고"라고 치적했다. 이어 "코로나19 방역에서 다른 나라들이 따라 할 수 없는 모범을 보였고, 손을 내미는 여유도 보였다"고 주장했다.

신속한 감염원 유입차단으로 확진자 1000명 미만, 사망자 10명 미만을 유지하고 있어 진정한 '방역 모범'으로 평가되는 홍콩과 대만 사례가 존재하는데도, 현 정권의 대응을 "모범"으로 추어올린 것이다. 해당 칼럼은 "한국처럼 감염자를 조사해 추적하는 것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를 퇴치하는 길은 아니기에, 언제라도 사태가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한국식 모델이 현재로서는 위험성이 적고, 다른 나라들이 당장 따라할 수밖에 없고 따라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칼럼은 '방역 성공'을 자평하는 근거 중 하나로 "중앙집권적 관료체제"를 드는 동시에 "한국이 코로나19 대처에서 무엇보다 평가받아야 할 측면은 민주주의 원리에 입각한 방역 성공"이라고 서술하는가 하면, "(정부 대응이) 코로나19로 상징되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실물적 위기에 대처하는 한국의 사회·경제적 토대와 역량이 견고함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모호한 해설을 덧붙였다. 코로나 사태 이후 국제정세를 두고는 '미-중 글로벌 분업체제'의 수명이 다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자본권력보다는 각국의 주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국제질서에서 한국이 유리한 입지에 설 수 있는 조건들"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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