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티지지,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 출신으로 美 하버드대학, 英 옥스퍼드대학에서 공부한 수재...“뛰어난 언변 소유자” 평가
인디애나州 사우스밴드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지난 2015년 ‘동성애자’ 커밍아웃...지난 2018년 8세 연하 남성을 남편으로 맞이하기도
개표 결과 보고하는 어플리케이션 코딩 문제로 전날(3일) 실시된 민주당 코커스 결과 21시간 지연 발표되는 초유의 사태...신뢰도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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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티지지 부부. 부인이 된 피트 부티지지 전(前) 사우스밴드 시장(왼쪽)과 남편이 된 체이스튼 글레이즈먼(오른쪽)의 모습.(사진=연합뉴스)

피트 부티지지 전(前) 미국 인디애나주(州) 사우스밴드 시장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향한 첫 관문인 미국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는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 대(對) 조 바이든 전(前) 미국 부통령의 양강(兩强) 구도를 깬 것이어서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4일, 미국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3일) 미국 아이오와주(州)에서 열린 미국 민주당 코커스에서 38세의 부티지지 전 사우스밴드 시장이 26.9%의 득표율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금껏 샌더스와 바이든 사이의 양강 구도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됐기 때문에 부티지지의 선전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개표 62% 상황 기준 집계로, 부티지지 전 시장이 26.9%,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5.1%,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18.3%의 득표율을 보였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득표율은 15.6%로 4위를 기록했다. 다만, 아직도 개표가 진행중인 데다가, 샌더스 의원이 근소한 차이로 부티지지 전 시장을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결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부티지지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사우스밴드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지난 2015년 그가 ‘동성애자’(게이)임을 밝히고 나섰다는 점에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부티지지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부티지지는 지난 2017년 초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직에 도전하며 본격적으로 전국 정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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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부티지지 전(前) 사우스밴드 시장의 출생지인 미국 인디애나주(州) 사우스밴드의 위치.(지도=구글지도)

인구 10만명의 작은 도시인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출신인 부티지지는 미국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옥스퍼드대학에서 수학(修學)했다. 미 해군(예비군)에서 정보 장교로 복무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참전했다고도 한다. 경영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도 근무한 바 있는 그는 지난 2011년 만 29세의 나이로 고향 사우스밴드의 최연소 시장에 당선된 뒤,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6월에는 8세 연하의 중학교 교사 체이스튼 글레이즈먼을 남편으로 맞아 결혼했다. 남성 동성애자들 사이에서는 여성 역할을 맡은 쪽을 ‘바텀’이라고 부르고 있으니, 부티지지가 ‘바텀’이 된 셈이다. 같은 해 12월, 사우스밴드 시장 3선(選) 도전을 포기하고 대권 출마를 선언했다. 따라서 이번 아이오와 민주당 코커스에서 그가 1위를 차지한 것은 그의 ‘대권 선언’ 1년만의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 ‘언변이 뛰어난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어느 민주당 당직자는 “그의 말에서는 군더더기를 찾아볼 수 없으며, 그가 원고 없이 내뱉은 말을 받아쓰면 아름다운 문장이 될 정도로 언변이 탁월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선에서 부티지지가 내세우고 있는 정책 키워드는 ‘세대교체론’이다. 만일 그가 2020년 대선에서 미국 공화당 후보를 꺾고 승리를 거머쥐게 된다면 사상 역대(歷代) 최연소 미국 대통령이 된다.

부티지지는 ‘최연소’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노년층을 위한 ‘맞춤형 공약’도 내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스스로를 ‘은퇴 담당’(retirement guy)이라고 소개하면서 “사회보장제도 강화 뿐 아니라 모두가 은퇴한 뒤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한편, 아이오와주 민주당 경선 결과는 개표가 개시된 3일(미국 현지시간) 오후 8시로부터 21시간만에 발표됐다. 이같은 ‘늦은 발표’와 관련해 아이오와 민주당은 투표 결과를 보고하는 어플리케이션(휴대전화 소프트웨어)의 코딩 문제 때문이라며 가능한 빨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개표 결과가 장시간 지연되는 초유(初有)의 사태와 관련해 각 후보 진영에서 혼선이 발생했으며, 개표 결과와 관련해서도 향후 신뢰도와 관련해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 사항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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