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한 임대아파트서 일가족 3명과 딸 친구 등 4명 가스 중독으로 사망
이혼 후 자녀 부양해 온 母, 유서에 생활고 토로...지인에겐 “먼저 세상 떠나겠다” 예고
올 11월에만 ‘일가족 동반자살’ 사건 벌써 3차례 발생...모두 경제적 어려움에 비관

경찰 조사./연합뉴스
경찰 조사./연합뉴스

“사람이 먼저다” 운운한 문재인 정권에서 올해 11월에만 생활고로 일가족이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세 번째 발생했다. 인천시 계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20일 일가족 3명과 딸 친구 1명이 경제적 어려움에 비관해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지난 6일에는 경기도 양주에서 부자(父子)가 주차된 차량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숨졌으며 앞서 3일에는 서울 성북구 다가구 주택에서 네 모녀가 숨진 뒤 한 달여 만에 발견됐다. 모두 유서나 문자 메시지 등에 생활고를 토로하는 내용을 남긴 채였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지난 19일 낮 12시 39분쯤 인천시 계양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숨져 있는 A(여·49)씨와 딸 B(20)씨, B씨의 친구(19) 등 3명을 거실에서, A씨의 아들(24)을 작은 방에서 각각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사인(死因)은 가스중독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이 각자 쓴 유서에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건강 문제를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들에게 특별한 외상은 없었다고 한다.

최초로 시신을 발견한 소방당국은 A씨의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A씨 지인은 같은 날 오전 “온 가족이 먼저 세상을 떠나겠다”는 A씨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A씨 자택을 찾았지만 인기척을 느끼지 못해 119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수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혼자서 자녀 둘을 책임지고 생활했다. 현재는 직업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B씨와 C씨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한 달 전부터 A씨 집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C씨의 부모는 인천이 아닌 타지역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들 시신의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고 유서에 남은 필적과 계좌 및 휴대전화 기록을 확인해 경위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올 11월에만 들어 벌써 3차례 일가족 동반자살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람이 먼저다”를 선전구호로 삼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시민들 사이에선 좌파 성향의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을 향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4년 발생한 ‘송파구 세모녀 동반 자살’ 사건이 박근혜 전 정부의 복지 때문이라며 당시 정부를 비난했지만 그때보다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일가족 동반자살 사건에는 왜 침묵하느냐는 얘기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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