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전현직 당 지도자도 물갈이 예외 아니다" "黃대표 본인도 원오브뎀, 험지 과감히 택해야"
"중도 통합할 미래가치 정립" "과거 탓하면 못 뭉친다" "부부 헤어져도 과거만 얘기 안돼"
"黨이 탄핵 성찰-반성하는 모습을"...'탄핵논쟁 중단 요구냐' 질문엔 "과거에 함몰되면 못 나아간다"
바른미래 유승민과의 통합 제안 여부에도 "친박이든 뭐든 국가와 당의 미래 생각해야" 부인 안해
초재선 혁신 방안은 구체적 언급 없이 "선배들 고난의 길, 후배들도 거부 못할 길 될 것" 단서
"자유우파 대통합 견인을..." 黨총선기획단 출범시킨 지 하루 만에 기획단 외부서 목소리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월1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옛 친박(親박근혜)계 재선의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충남 보령서천)이 5일 전통적으로 당 지지세가 강했던 영남권과 서울 강남 3구 등 지역구의 3선 이상 중진 용퇴론을 제기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관련 논쟁을 멈추고 통합에 나서자고 공개 제안했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기반이 좋은 지역에서 3선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다졌다면 대인호변(大人虎變, 큰 사람은 호랑이와 같이 변한다는 뜻)의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자세로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이 정치인의 올바른 자세"라며 "영남권, 서울 강남 3구 등 3선 이상 선배 의원님들께서는 정치에서 용퇴하시든가 당의 결정에 따라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용퇴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한 대상은 전통적인 한국당 강세 지역인 강남 3구·영남권(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의 3선 이상 의원이다. 이에 해당하는 의원은 서울 강남갑의 이종구(4선), 부산의 김무성(6선)·김정훈·유기준·조경태(4선)·김세연·유재중·이진복(3선) 의원, 대구의 주호영(4선) 의원, 울산 정갑윤(5선) 의원, 경남의 이주영(5선), 김재경(4선), 여상규(3선) 의원, 경북의 강석호·김광림·김재원(3선) 의원 등 16명이다. 
 
김 의원은 또 "원외 전·현직 당 지도부, 지도자를 자처하는 인사들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영남권 출마의 뜻을 밝힌 홍준표 전 대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그는 "지금 당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나를 버려 나라를 구하고 당을 구하겠다'는 희생정신"이라며 "당 대표부터 희생하는 솔선수범을 보이고 현역의원을 포함한 당 구성원 모두가 기득권을 버리고 환골탈태하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도 말해, 황교안 당대표도 비례대표 혹은 당 텃밭 출마 대상이 되면 안 된다는 언급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선배님들과 우리 모두가 고난의 길을 걸어간다면 그 길은 저를 비롯한 후배들에게도 거부할 수 없는 길이 될 것이고 장차 당의 전통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과거 지도자급이었던 분들이 정치를 은퇴해서 뒤에서 도와주든가 험지를 선택해서 가야 뭔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이고 당이 제대로 간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황교안 대표 관련 발언에 대해선 "본인 스스로도 어려운 험지라든가 어려운 부분을 과감히 선택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라며 "보수통합, 아니면 중도를 아우르는 큰 통합이 된다면 지도자급이라도 한 사람이 아닌 '원 오브 뎀'(여러 사람 중 하나)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확인했다.

보수통합 방법론에 대해선 김 의원은 이날 "보수우파 대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나, 당의 가치 재정립과 미래비전 제시가 우선"이라며 "정치적 유불리로 이합집산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 미래의 가치를 중심으로 함께 해야 중도까지 어우르는 진정한 대통합이 된다. 새로운 가치, 미래의 가치가 통합의 대의명분"이라고 했다.

이같은 발언 취지로는 "지금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는 현실 앞에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인가,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당당한 정치세력이 될 것인가 하는 갈림길에 놓여 있다"며 "처절한 반성과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돼왔는데 통합을 이야기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도 통합하자는 의미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친박이든 뭐든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당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통합 걸림돌이 탄핵 논쟁 아니었느냐'는 물음에는 "가치를 재정립하고 통합하는 과정에서 동의하는 사람들이 어느 한 부분이라도 가치적인 부분에 새롭게 요구하는 게 있다면 받아들여서 해야한다"며 "우선돼야 하는 게 첫째는 당 입장에서 탄핵을 거치고 여러 어려운 과정을 거쳤는데, 당이 국민들한테 성찰과 반성하는 모습을 담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두번째는 새 가치와 미래에 대한 가치의 깃발 아래 모여야 잘잘못 이야기가 줄어드는 것이다. 과거 탓하면 뭉칠 수 있겠느냐"며 "부부가 헤어져도 과거만 이야기해선 안 된다"고 비유했다. 또한 "세번째는 새로운 미래와 가치적인 부분을 제시한다는 자체는 문재인 정권이 국정운영하는데 무언가 그 속에서 비판과 견제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를 이야기하지 말자는 건 탄핵논쟁을 그만하자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네"라며 "과거에 함몰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확인했다.

지난 11월4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임명장 수여식 겸 1차 회의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한편 김 의원의 텃밭 중진 용퇴론, 탄핵논쟁 중단 주장은 전날(4일) 한국당 지도부가 당 총선기획단 12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출범을 공식화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으로, 예상되는 당 지도부나 총선기획단의 노선에 견제구를 날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총선기획단은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이 단장을 맡았으며, 당대표 특보단장인 3선의 이진복 의원이 총괄팀장, 당 전략기획부총장인 추경호 의원이 간사, 위원으로는 김선동·박덕흠·박완수·홍철호·이만희·이양수·전희경 의원과 원영섭 한국당 조직부총장, 김우석 당대표 상근특보가 이름을 올렸다.

총선기획단 임명장 수여식 겸 1차 회의 당시 황 대표는 "우리 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혁신과 통합으로 집약이 된다. 혁신은 공천으로, 통합은 자유우파의 대결집으로 귀결된다"며 "총선기획단에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혁신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천 방안을 포함해서 국민의 압도적 지지와 신뢰를 되찾아 올 모든 방안들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었다.

또한 "통합의 과제도 큰 진전을 이뤄낼 수 있도록 '자유우파 대통합'을 견인해 낼 수 있는 방안들도 심도 있게 검토해달라"며 "총선이 다가올수록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자세는 '선당후사(先黨後私)'의 헌신이라고 생각한다. 좌파독재 심판과 총선 압승의 큰 길을 내는데 모두가 한 살이라도 보태겠다는 마음으로 임해달라. 총선 압승의 큰 길을 향해서 함께 힘차게 전진하자"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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