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측에서 시험문제 의뢰하면 관련 전공 교수에게 전달했을 뿐” 중개자 역할 강조
구체적 언급은 피해 “부탁받은 시기 기억 안 나”...“의뢰한 쪽이 학원 행정부인지 모친인지도 기억 안 난다”
한편 모친은 시험문제 동양대 의뢰해 출제했다는데...동양대 “의뢰받은 적 없다”
檢, 조국과 정경심이 채용비리 관련한 시험문제 작성한 것 같다...정경심 교수직 이용해 출제기관 서류 위조했을 것

웅동학원 비리 의혹 중심 조국 전 장관 동생 조권씨./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웅동중학교 교사 채용비리와 관련해 과거 교사 채용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과정에 관여한 사실을 17일 시인했다. 다만, 동생 조권씨가 교사 지원자 부모들에게 뒷돈을 받고 시험문제를 유출한 경위는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조 전 장관은 복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시험문제 출제 의뢰가 들어오면 관련 전공 교수들에게 부탁해 시험 문제를 보내줬다”면서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출제 부탁은 웅동중 행정실 혹은 이사장 모친에게서 온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어 “출제료는 웅동중 측이 (나를 거치지 않고) 출제 교수에게 직접 지급했다”고 부연했다.

언론을 통해 제기된 ‘조 전 장관이 웅동중 교사 채용 시험문제를 직접 작성해 교사 채용비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본인은 시험문제를 중개하는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은 자신과 부인 정경심씨는 동생 조씨가 주도한 교사 채용비리 혐의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했다.

현재 검찰은 조권씨가 지원자 2명의 부모들에게 각각 1억원씩을 받고 시험문제를 유출한 시기를 2016년에서 2017년 사이로 보고 있다. 조 전 장관 모친 박정숙 이사장은 이때 동양대 측에 시험문제 출제를 의뢰했고, 시험지와 답안지는 사전 유출 방지를 위해 집에 보관했다고 증언한 상태다.

그러나 동양대는 이날 웅동중 교사 채용과 관련해 어떤 형태로든 시험문제 출제 의뢰가 들어온 적 없다고 부인했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조 전 장관과 정씨가 시험문제를 직접 작성했으며, 흔적을 지우기 위해 동양대에 교수로 재직한 정씨가 직위를 이용해 출제 기관 서류를 위조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조씨는 현금 전달책 2명을 통해 교사 지원자 2명의 부모들로부터 각각 1억원씩을 받고, 합격에 용이하도록 시험 문제를 유출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전달책 2명은 배임수재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