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뒤흔든 '조국 파문'도 외면했던 文, 박정희 때리려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 못한다" 주장
나라 뒤흔든 '조국 파문'도 외면했던 文, 박정희 때리려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 못한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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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 첫 정부기념식 기념사..."가장 길고 엄혹한 유신독재 폭력, 대통령으로서 사과"
"지금 국민은 '더 좋은 민주주의' 요구"...親文세력 '여론독재' 폐해 묵인한 '직접민주주의' 닮아
"권력기관, 조직아닌 국민 위해 존재"...이틀 전 "조직아닌 국민중심 검찰 문화" 檢 압박논리와 판박이
4.19, 5.18, 6.10 이어 "100년 전 임시정부 선조들 꿈꿨던 진정한 민주공화국" 국가관 내세우기도
"재벌중심 특권적 경제구조" 비판발언도...전날까지 삼성-현대차 총수 만나 親대기업 행보 연출

'조국(曺國) 국론분열 35일'을 초래한 장본인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79년 10월 발발한 부마항쟁을 지난달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뒤 개최한 첫 정부주관 기념식에서 나온 언급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 내용은 그 자체로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과연 지금 그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남 창원 경남대 대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4·19 혁명, 부마민주항쟁,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과 2016년 촛불혁명까지 우리에게 민주항쟁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이번 기념식은 지난달 부마민주항쟁 발생일인 10월 16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첫 정부주관 행사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16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번 기념식은 지난달 부마항쟁 발생일인 10월16일을 정부가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뒤 첫 정부주관 행사로 열린 것이다.(사진=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고(故) 유치준씨가 '부마민주항쟁 관련 사망자'로 최근 인정된 것을 언급한 뒤 "유신독재의 가혹한 폭력으로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 모두에게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마민주항쟁은 우리 역사상 가장 길고, 엄혹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의 새벽을 연 위대한 항쟁이었다"고 주장했다. 

공과(功過) 평가가 엇갈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기를 통째로 '가혹한 폭력' '인권 유린' '역사상 가장 길고 엄혹했던' 독재로 규정하고, 통치의 연속성·개연성이 부족한 입장에서 '대통령으로서의 사과'를 남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틀 전 조국 전 법무장관의 직 사퇴를 계기로 검찰을 압박한 논리를 이날 그대로 되풀이하기도 했다.

이날 기념사에서 그는 "지금 국민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좋은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더 좋은 민주주의"는 앞서 올해 5.18 기념사에서도 등장한 표현이다. 이는 친문(親문재인) 세력의 '집단 문자테러', 서초동 '검찰 압박' 자칭 "200만명" 집회에 대한 관권 동원 및 어용언론 공조 등으로 재확인된 '여론독재' 폐해를 묵인하고 있는 '문재인 표 직접민주주의'를 포장한 논리라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뒤이어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력기관'은 현 정부·여당이 주로 '검찰 권한 축소'를 염두에 두고 개편 대상으로 거론해온 단어다. 그는 앞서 지난 14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에서는 '조국 표 검찰개혁'을 내세우면서 "검찰 내부 잘못에 대한 강력한 자기 정화, 조직이 아니라 국민을 중심에 놓는 검찰 문화의 확립, 전관예우에 의한 특권의 폐지 등은 검찰 스스로 개혁 의지를 가져야만 제대로 된 개혁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만 이틀도 안 돼 '조직'보다 '국민'을 앞세우는 논리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조직은 사랑하지만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원칙을 겨눈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문 대통령은 지난해 '사회주의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중 발의한 헌법개정안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발의한 개헌안에서 헌법전문에 4.19혁명에 이어 부마민주항쟁과 5.18광주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 계승을 담고자 했다"며 "비록 개헌은 좌절되었지만 그 뜻은 계속 살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부마항쟁 관련 입법으로 "국회에 계류 중인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 기간 연장과 관련자 예우에 대한 법률 제·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알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선조들이 꿈꿨던 진정한 민주공화국, 평범한 사람들이 진정으로 나라의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국가적 성취가 국민의 생활로 완성되는 민주주의를 향해 국민과 함께 나아가겠다"고도 했다. 국가정체성을 '자유민주주의 건국 전(前)' 임시정부로 상정하고, '국가적 성취'로 국민 생활을 견인하겠다는 구상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행사가 끝난 후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이번 기념식은 지난달 부마민주항쟁 발생일인 10월 16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첫 정부주관 행사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정부주관 기념식 행사가 끝난 후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창원·부산·경남의 시민은 그동안 정치적 민주화의 열망뿐 아니라 독재정권의 가혹한 노동통제와 저임금에 기반한 불평등 성장정책, 재벌중심의 특권적 경제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데에도 가장 앞장서 왔다"고 했다. 박정희 정권을 '독재정권'이라고 거듭 규정하는 한편, 자신이 지난 10일과 15일 불과 닷새 걸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을 각각 만나 대기업 친화적 행보를 연출하자 마자 "재벌중심의 특권적 경제구조"를 비판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민주주의의 성지 창원시가 추진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고 언급했으며, 부산에 대해서는 "동북아 해양수도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 7월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선정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물류·관광·금융산업 육성과 생활 밀착형 블록체인 산업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남을 거론하면서는 "지난 10월 제2차 규제자유특구 심의 대상으로 선정된 경남의 무인선박 규제자유특구도 경남의 풍부한 조선산업 인프라를 활용하고 되살리며 더욱 발전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범정부 차원의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전담조직을 조속히 구성해 세계를 향한 창원·부산·경남의 도약을 힘껏 돕겠다"고 약속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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