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WSJ "실질적 승자는 中, 시간은 중국 편"
이번 합의의 승자, 중국이라는 평가 많아...거의 양보하지 않은 채 무역전쟁 휴전 이끌어냈기 때문
익명 요구한 中관리, FT에 "트럼프 대통령은 때를 놓쳐...이제부터 시간은 우리 편" 자신감 드러내
WSJ "중국, 이번 '1단계 합의'로 미국의 추가관세 미루는데 성공...까다로운 이슈들에 대한 논의도 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右), 류허(劉鶴) 중국부총리.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右), 류허(劉鶴) 중국부총리. (EPA=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농산물 구매'와 '추가 관세인상 보류' 등 일부 조건을 주고받는 부분적 합의(스몰딜)를 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합의에 대해 "미국 농부들을 위한 미국 역사상 가장 크고 위대한 거래"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 달리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의 승자는 중국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은 거의 양보를 하지 않은 채 무역전쟁 휴전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윗에 글을 올려 합의를 자화자찬한 뒤 "사실 이렇게 많은 상품이 (미국에서) 생산될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우리의 농부들이 알아낼 것이다. 고맙다, 중국"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400억~500억 달러 규모의 엄청난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주력 수출품인 보잉 항공기도 언급했다. 그는 "합의의 다른 면들도 대단하다"며 "기술, 금융서비스, 보잉 항공기에 160억~200억 달러 등이다. 하지만 농부들은 정말로 횡재를 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무역합의가 200억 달러 어치의 보잉 항공기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AP 등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15일부터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30%로 올리려던 계획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합의 내용에 중국의 금융서비스 시장 개방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측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12월부터 시행될 관세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했다. 므누신 재무장관 역시 협상 결과와 관련해 "우리는 주요 문제들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갖고 있지만 할 일이 더 많이 있다"며 "우리는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철회 여부를 평가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한편 이번 협상 결과의 실질적 승자는 중국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중국이 재선을 위해 경제를 일으켜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못할 것을 간파하고 거의 양보를 하지 않고도 무역전쟁 휴전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관리는 FT에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에 무역전쟁을 끝냈어야 했는데 때를 놓쳤다"며 "미국은 관세폭탄을 더 이상 쓸 수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중국이 이번 '1단계 합의'로 미국의 추가관세를 미루는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피하고 싶었던 까다로운 이슈들에 대한 논의를 연기하는데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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