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칭송위 주도' 국민주권연대 산하 주권방송, '검찰개혁 동요 메들리'로 집권세력 대변
8월 이어 또 극단적 정치선전에 청소년 동원해 '아동학대' '북한식 전체주의' 논란
"히틀러랑 뭐가 다르냐" "민주주의에 도전" "정파불문 명백한 아동학대" 공분 사
"민주시민의 싹이 보인다" "애기들 최고. 검찰개혁 꼭 이루자" 친문네티즌 옹호도
친문네티즌 중에서도 "서초동 촛불 흐리지 말라. 논란 빌미 주지 말라" 비판
나경원 "北 전체주의 독재정권과 다를 게 없어" 이준석 "'애국진보'의 파시즘"

'김정은 서울 방문 환영행사' '백두칭송위원회 결성' 등 사건의 핵심인 극좌성향단체 산하 매체가 최근 초등·중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을 동원한 '검찰·야권 비방' 합창(合唱) 영상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여권(與圈)발 "검찰개혁"을 지지하고 반대·비판세력을 극단적인 언어로 공격하는 '정치선전'에 아이들이 동원된 셈이다.

일관되게 북측을 옹호하는 동시에 미국을 주권침해 주체로만 강변하고, 보수정당을 친일(親日)로 매도하는 것은 친북단체들의 주된 행태였다. 여기에 대표적 친문(親문재인) 실세 조국 법무장관 일가 수사를 총지휘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까지 비방 대상에 포함시켜 정파성이 한층 노골화된 것은 물론 '아동학대'라는 비판을 거듭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유튜브 '주권방송'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주권방송' 영상 캡처

국민주권연대 산하 '주권방송'은 지난달 30일 '검찰개혁 동요 메들리! 정치검찰 오냐오냐 압수수색 꿀꿀꿀~'이라는 제목으로 2분42초 분량의 영상을 자체 유튜브에 올렸다. "검찰개혁을 바라는 청소년들이 촛불국민들께 드리는 노래"라고 주권방송은 주장했다.

문제의 영상에선 청소년 11명이 등장해 '아기돼지 엄마돼지' '산토끼' '곰세마리' '상어가족' 등 동요 4건을 개사해 문재인 정권에 우호적이지 않은 제도권 정당, 언론, 검찰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노래를 부른다. 

'아기돼지 엄마돼지'가 개사된 노래는 "토실토실 토착왜구 도와달라 꿀꿀꿀 / 정치검찰 오냐오냐 압수수색 꿀꿀꿀/ 적폐청산 검찰개혁 / 적폐청산 검찰개혁 촛불 모여라/ 토실토실 적폐 기레기 특종 없나 꿀꿀꿀/ 적폐검찰 오냐오냐 기밀누설 꿀꿀꿀"로 소개됐다.

'산토끼'를 개사한 노래는 "석열아 석열아 어디를 가느냐 / 국민 눈을 피해서 어디를 가느냐"라고 윤석열 총장을 직접 겨누는 한면 "자한당 조중동 다함께 잡아서 / 촛불국민 힘으로 모조리 없애자"라고 보수성향 정당·언론과 함께 '박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곰세마리'는 "적폐들이 한집에 있어 / 윤석열 조중동 자한당 / 윤석열은 사퇴해 / 조중동은 망해라 / 자한당은 해체나해라 촛불국민 함께해!"라는 내용으로, '상어가족'은 "정치검찰 뚜루두뚜두 / 물러나 뚜루두뚜두/ 사라져 뚜루두뚜두/ 정치검찰/ 공수처 뚜루두뚜두 / 설치해 뚜루두뚜두 / 이제는 뚜루두뚜두 / 검찰 개혁"으로 각각 개사됐다.

'주권방송'은 지난 2018년 11월7일 북한 김정은 일가를 찬양하며 출범한 '백두칭송위원회'라는 찬북단체 결성에 핵심으로 관여한 '국민주권연대' 대표단 인사가 운영하는 매체로 알려져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제의 영상은 6일 오후 5시 조회수가 3만을 넘어가면서, 실시간으로 댓글이 새로 달리고 있다. 

영상에 큰 위화감 또는 반감을 느낀 시민들은 "북한에서 하는거 그대로 하네" "이런건 하지맙시다" "김정은 찬양하는 북한아이들과 무엇이 다른가. 이게 옳은걸까" "아직 정치관도 정립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이걸 부르게 한다? 이건 해프닝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 "사상이 어떻든간에 이것은 명백한 아동학대" "이거 주도한 관계자들은 다 법적 조치를 받아야 한다" "애들이 불쌍하네요. 부모 잘못 만나서" "좌파는 정치 놀음에 아이들 동심까지 동원하네? 지들 편 아니면 적폐고 지들 의견을 위해선 동심도 악용하는 게 너희들 노선이냐?" "애들 키워봐서 아는데 너무 잔인한 거 아니냐? 정말 다 이해하고 부르는 노래 맞냐?" "이런 모습은 어린 아이들을 볼모로 진영 싸움을 만들 뿐이니 지우면 어떻겠습니까?" "전체주의냐?" "히틀러 유겐트랑 뭐가 다르냐. 애들 이용하는 꼬라지를 보니 일본 극우 닮은 토착왜구 세력은 저쪽(좌파)이네요" 라고 질타했다.

반면 친문성향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은 "최고예요. 뉘집 자제들인지 정말 고맙습니다" "청소년들 의식이 이정도로 깨어 있다니 놀랍고 기특하군요 박수 짝짝짝" "뭔가 세상이 변하긴 할라나 봅니다. 귀에 쏙쏙 들어오고 너무 좋아염" "아이구 이뻐라~~ 민주시민의 싹이 보이네요~~" "귀여운 우리애기들..최고여..애기들까지 이렇게 나오는데 검찰개혁 안 되겠어요? 꼭 이뤄냅시다" 등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친여(親與)성향이더라도 '아동학대' 논란에 공감한 듯 "영상 내리세요. 서초동 촛불 흐리지 말고. 저들에게 논란의 빌미를 주지 말자구요"라고 다그치는 네티즌 역시 있었다.

사진=유튜브 '주권방송'의 지난 8월16일자 영상 캡처

주권방송은 지난 8월16일에도 초·중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유명 동요와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개사해 "자한당 해체" "친일파 자한당"이라고 비난하는 메들리를 합창한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영상에 등장한 일명 '청소년 통일선봉대'는 지난 8월14일 민노총 등 좌파단체 연합체 '민중공동행동'이 서울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국민주권연대 소속으로 무대에 올라 <아기공룡 둘리> <날아라 슈퍼보드> <달려라 하니> 등 만화 주제가나 <솜사탕> 등 동요를 개사해서 불렀다. 

영상에 등장한 인원 중에는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10대 청소년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음음 자한당은 토착 왜구" "우리나라에 암처럼 기어든 왜구들, 자한당" "진드기처럼 질기고 더러운 친일파, 자한당" 등 한국당을 노골적으로 겨냥한 내용이었다. 해당 무대 영상은 16일 주권방송이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통해 셀프 홍보하면서 잡음을 일으켰다.

사진=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페이스북 캡처

8월 영상과 이번 영상 모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등의 문제 제기로 도마 위에 올랐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주권방송 동요 메들리 영상 캡처를 공유하면서 "어른들이 일으킨 참혹한 전쟁에 영문도 모르는 아이들마저 '소년병'이라는 이름으로 동원되는 비참한 현실이 지구 어디선가는 오늘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린 그런 모습들을 볼 때마다 같은 인간으로서 탄식하고, 안타까워하고, 마음 아파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분명히 '잘못됐다'고 말한다"고 운을 뗐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와 매우 가까운 곳에도 그런 끔찍한 고통을 받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북한의 어린이·청소년들"이라며 "세계 최악의 아동 인권 탄압 사례로 꼽히는 집단체조는 물론, 각종 정치 집회와 폭력적 이념 주입 훈련에 노출된 우리 북한 아이들은 인권 사각지대 속에 갇혀 있다. 미군 모형을 총으로 때리도록 시키는 이른바 '군사놀이'는 북한 아이들의 영혼을 갉아먹는다"고 북한정권의 아동 학대를 예로 들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8월 자유한국당 해체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던 나는 어제 (문제의 영상을 보고) 다시 한 번 할 말을 잃었다"며 "어른들도 입에 올리기 어려울 극단적 표현을, 그것도 순수한 어린이들이 부르는 동요를 개사해 부르고 있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주권방송 등을 겨눠 "나쁜 사람들, 천벌을 받을 사람들, 이념 앞에 아이의 인권도, 순수함도 모두 짓뭉개버리는 잔인한 사람들이다. 당신들이 바로 저 북한의 전체주의 독재 정권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당신들이 지구 저 건너편 소년병을 동원하는 극단주의 세력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친북 수구좌파'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고 질타했다.

사진=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나 원내대표에 앞서서는 이준석 최고위원이 5일 페이스북에서 "지난번 '토착왜구 송(song) '이후로 역시 또 애들 동원해서 영상 찍고 있다. 이게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답글로 설명 좀 해보길"이라고 꼬집었다.

이 최고위원은 "결국 반일에서 시작해서 이제 조국 사태는 애국진보식의 파시즘으로 치닫고 있고, 애국진보는 과거의 파시스트들처럼 젊다 못해 어린 친구들에게 이런 짓을 자행하기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동복지법 제3조에서 '아동학대'의 정의(定意)를 설명한 대목을 덧붙였다. 아동복지법은 3조 7항에서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친북진영의 반복된 아동·청소년 동원 정치선전 행태를 '정신적 폭력'의 가해 또는 방치로 볼 수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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