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적조' 시리즈 재등장 '눈길'...2년 前 박근혜 전 대통령 기자회견에 "중대범죄 피의자의 범행부인 일방적 항변"
인사청문회 없이 소위 '국민청문회'라는 정체불명 기자간담회 국회에서 열리는 것 역사상 처음
조국 "국민께서 직접 진실이 무엇인지 판단할 기회를 마련하는 게 장관 후보자의 도리라고 생각"
바른미래당 "불법 청문회는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도전...文대통령 제외한 관련자들 고발할 것" 경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엘리베이터 탑승 후 웃고 있는 모습. 해당 장면은 엘리베이터 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포착됐다. 조국 후보자는 문이 열리자 굳은 표정을 지었다.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엘리베이터 탑승 후 웃고 있는 모습. 해당 장면은 엘리베이터 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포착됐다. 조국 후보자는 문이 열리자 굳은 표정을 지었다.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인사청문회 무산을 핑계로 국회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나선 가운데 야당은 이를 '선전포고'로 규정, "관제 사이비 청문회를 열겠다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당초 여야가 합의한 청문회 일정(9월2~3일)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사실상 소위 '국민 청문회' 형식으로 일방적인 자기 변명을 늘어 놓겠다는 술수란 것이다.

조국 후보자는 이날 여야(與野)가 증인 채택 문제 등을 놓고 합의를 이루지 못해 청문회 개최가 사실상 무산된 후 "인사청문회가 무산돼 무척 아쉽다. 국민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가 없어졌다. 오늘 중이라도 국민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했다.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고 국민 청문회라는 정체불명의 기자간담회가 국회에서 열리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조 후보자는 "무수한 의혹 제기가 있었지만, 제가 직접 답할 수 없었기에 숨이 막히는 듯했다. 진실에 기초하여 이루어져야 할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의혹만으로 뒤덮여 끝날까 우려했다"며 "현재 진실은 정말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국민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한다. 국회청문회가 무산돼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가 없어졌다. 국민께서 직접 진실이 무엇인지를 판단할 기회를 마련하는 게 장관 후보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많은 정치권 관계자들은 조 후보자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에게 제기되고 있는 수많은 의혹들을 해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예상했다. 되려 좌파 특유의 '감성팔이' 전략으로 국민 선동을 노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와 그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산더미처럼 제기됐는데 정작 여당은 조 후보자 가족 증인 채택에 반대하며 사실상 국회 청문회를 무산시켰다"며 "그래놓고 일방적으로 기자들한테 자기 변명만 늘어놓겠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역시 "불법 청문회는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고 끝내 국민청문회를 강행한다면 관련 법령을 검토해 문 대통령을 제외한 관련자들을 권한 남용으로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트위터 화면 캡처)
(사진=트위터 화면 캡처)

한편 이날 긴급 기자회견 관련, 조 후보자의 과거 트위터 글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 후보자는 지난 2017년 1월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소위 '국정농단' 사건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하자 당시 트위터에 "박근혜, 22일 또 기자회견 한다고? 어떤 얼빠진 기자들이 중대범죄 피의자의 범행 부인과 일방적 항변을 공손히 받아 적고 보도하는지 봐야겠다"고 조소하듯 말한 바 있다. 네티즌들은 이에 "조국이 또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했다"며 "끝없는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조로남불(조국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향연"이라고 개탄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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