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마저 "제1야당이 국격 떨어뜨려" 핏대 세웠지만...'曺만대장경' 따르면 "언론 만평같은 것"
해당 曺 트윗은 2010년 '무상급식 찬성파'의 어린이 나체 + 오세훈 얼굴 합성 포스터에 대한 반응

사진=자유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영상 캡처
사진=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페이스북

동화로 익히 알려진 '벌거벗은 임금님'에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을 입힌 캐릭터, 수갑을 찬 조국 전 법무장관의 모습이 등장한 자유한국당 유튜브 애니메이션이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의 반발을 산 가운데, 대표적 친문(親文) 인사인 조국 전 장관의 과거 소셜미디어 글이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28일 당의 공식 캐릭터 '오른소리가족'을 발표하면서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양치기 소년 조국'과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을 공개했다. 이에 청와대는 "제1야당이 국격을 떨어뜨린다"고, 더불어민주당은 "천인공노할 내용"이자 "국민 모독"이라며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고 반발했다.

사진=조국 서울대 교수 트위터 캡처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런 가운데 2010년 12월23일 조국 전 장관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서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오세훈 시장을 나체로 만들어 사진을 올린 무상급식 지지 포스터는 문제가 없는가 하는 질문이 있었다"라며 "'공인'의 경우 비판, 야유, 풍자의 대상이 되므로 이러한 포스터는 민형사상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각 언론의 만평만화를 생각해보시면 될 듯"이라고 글을 남긴 것이 확인돼 재조명받고 있다. 

이른바 '조적조(조국의 적은 과거의 조국)', '조스트라다무스(예언자 조국)' 논란의 새로운 소재가 추가로 등장한 격이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은 법무장관에 내정돼 국회 인사청문회 검증대에 올랐다가 임명된 후 '지명 66일 만에 사퇴'하기까지 자신의 가족을 둘러싼 범죄 혐의 부인 논리 등 모든 행보를 '저격'할 수 있는 어록을 남긴 바 있다. 이를 두고 '팔만대장경을 넘는 조(曺)만대장경'이라는 비유마저 나오기도 한다.

사진=조국 서울대 교수 트위터 및 SBS 홈페이지 보도 캡처

이를테면 ▲장관후보자 비리의혹 청문회 검증을 '남의 자질한 구린내에 코 박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발언 ▲공인 검증과정의 허위주장 처벌 반대 ▲성적중심에서 경제력 중심으로의 장학금 지급기준 전환 주장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가 박근혜 정권의 철학이라는 발언 ▲"지금 이 순간도 잠을 줄이며 한 자 한 자 논문을 쓰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있다" ▲"여론 추이와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라 달라지는" 사과 방식 비판 ▲"번역만으로 논문의 공동저자 될 수 없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들이댄 '피의자 혐의 부인 일관하면 구속영장 청구 불가피' 잣대 ▲"도대체 조윤선은 무슨 낯으로 장관 유지하면서 수사를 받는 것인가" ▲"중대범죄 피의자의 범행 부인과 일방적 항변" 박근혜 대통령 기자회견 비하 ▲"알았으면 공범이고 몰랐으면 무능이다" 가족·측근 범죄 혐의를 보는 잣대 ▲"무죄추정의 원칙은 범죄자를 수사 기소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네" ▲전임 정부에 "윤석열 찍어내기" "수사를 제대로 하는 검사는 어떻게든 자른다는 것" ▲"이제 민심은 즉시 '하야'를 넘어 즉시 '하옥'을 원하고 있다" ▲전임 정부 요직자 구속에 '아름다운 구속' 가요 공유 ▲"죄가 있으면 휠체어를 타고, 죄가 없으면 이렇게 웃는 거다"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트위터에서 내놓았던 주의주장이 모두 '이중잣대-내로남불' 논란을 일으키며 자신을 겨누는 데 쓰이고 있는 것이다.

사진=소셜미디어 캡처
사진=소셜미디어 캡처

한편 이번에 재조명된 조 전 장관의 트윗은 앞서 지난 2010년 '오세훈 서울시'에서는 발가벗은 어린이가 중요 부위를 식판으로 가리고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담긴 무상급식 광고 포스터를 만들어 발생한 논란을 소재로 한다. 당시 서울시에서 만든 '전면 무상급식 때문에…'라는 제목의 포스터는 전면 무상급식 예산을 강행하면 학교보건시설 개선·확충, 과학실험실 현대화, 저소득층 급식비 지원, 교실증축 등 실질적으로 필요한 교육현장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었다. 하지만 '어린이 모델을 나체로 기용한 것이냐'는 논란이 일자 서울시가 해명에 나섰고, 해당 사진은 '얼굴 따로, 몸 따로'의 합성 사진이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논란 당시 무상급식에 찬동하는 네티즌들은 해당 포스터 어린이 얼굴을 가린 채 '오세훈 서울시장 때문에…'로 제목을 바꿔 "토건 제일"이라고 교육 외 분야 예산을 무상급식예산과 대조하는 풍자 포스터를 유포하거나, 아예 어린이 얼굴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얼굴을 합성해 풍자·비난하는 포스터도 여러 종류 유포하며 맞불을 놓았다. 조 전 장관은 이에 '공인은 비판 야유 풍자의 대상이 돼도 문제 없다'는 입장을 내 지원사격했던 것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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