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죽은 탈북자 母子에 文정부 비판도 커져...출범하면서 보장하겠다던 '인간다운 삶' 어디갔나?
굶어죽은 탈북자 母子에 文정부 비판도 커져...출범하면서 보장하겠다던 '인간다운 삶' 어디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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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송파 세 모녀' 관련 朴정부 대응 문제삼으며 출범...공약에도 '포용적 복지국가' 담아
아사한 탈북 모자, '복지 사각지대 발굴 관리 시스템' 혜택 전혀 못 받아...인지도 못한 셈
文정부, 북한 인권단체 지원금은 '김정은 비판 안 해야 준다'며 끊어..."아사 책임은 김씨 일가"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서울 봉천동에 살던 탈북자 모자가 숨진 데 대한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 조사와 언론 보도 등으로 이들의 생활이 드러나면서, 복지를 앞세우며 집권에 성공한 문재인 정부가 탈북자를 비롯한 취약가구를 사실상 외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지난 12일 경찰 발표로 알려진 탈북 여성 한성옥 씨(42)와 아들 김 군(6)의 사망은 숨진 지 2개월 뒤(추정)인 지난달 31일에야 발견됐다. 단수(斷水)가 됐는데도 소식이 없자 찾아간 아파트 관리인 신고로 인한 것이었다. 이들은 보증금 547만원에 월세 9만원짜리 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는데, 수도요금과 월세를 16개월동안 내지 못했다고 한다. 발견 당시 자택에는 쌀이나 물은 없었고 고춧가루만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전후로 ‘송파 세 모녀 사건(2014년 2월)’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대응을 비판해왔다. 대통령 선거 공약에도 ‘포용적 복지국가’라는 말이 담겼다. “국민 누구나 성별, 지역, 계층, 연령에 상관없이 차별이나 배제 받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으며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국가가 국민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삶을 책임진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번 사건과 유사한 빈곤층 사망 사건(지난해 증평 모녀사건 등)은 지속해서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가 빈곤층 복지 확대를 주창하고 있지만, 뒤로는 별 관심이 없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사건은 문재인 정부의 빈곤층, 탈북자에 대한 사실상의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송파 세 모녀사건 이후 도입된 ‘복지 사각지대 발굴 관리 시스템’에는, 월세가 3개월 이상 밀리거나 수도 단수가 된 경우 복지부 담당 공무원이 해당 가구(위기가구로 통칭)를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한 씨 모자가 살던 집은 ‘재개발임대’ 유형으로, 사각지대 발굴 관리 시스템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한다. 취약가구 사각지대를 발굴하겠다던 시스템이, 한 씨 모자와 같은 가구는 인지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19일 포용국가 사회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19일 서울 노원구 월계문화복지센터에서 포용국가 사회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한 씨는 취약가구가 받아야 할 기초생활 수급이나 영양공급 지원은 몰라서 받지 못했고, 고용보험도 처음부터 들지 않았다고 한다. 이같은 정책이 시행되는지조차 몰랐다는 것이다. 이외 탈북자를 돕는 북한 인권단체에 지급되던 지원금도 문재인 정부 들어 끊겼다. 북한 인권단체들이 김정은을 비판하며 남북 평화기조를 해친다는 이유에서였다. 앞선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정부가 ‘비판 자제’를 사실상 요구하며 지원금을 내걸었던 점 등도 전해진 바 있다. 한 탈북자는 13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탈북자들을 등한시하는 분위기가 퍼진 것 같다”고도 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도 14일 입장문을 내고 “배가 고파 굶주림을 피해 목숨 걸고 북한을 떠나 이 나라를 찾아온 탈북민이 대한민국에서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이번 탈북민 모자 아사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당연히 북한 당국과 김씨일가에 있다. 북한당국이 원하는 것은 탈북민들의 불행한 삶과 탈북사회의 내부분열, 한국 사회와 정부, 탈북민들 간의 반목과 갈등, 그리고 탈북민들의 한국정착 실패”라고 했다. 이어 “헌법상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보호 의무를 지고 있는 정부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지만 우리의 주적은 김정은 정권”이라고도 덧붙였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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