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칼럼] 문재인의 아주 잘못된 격문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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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8.02 17:08:27
  • 최종수정 2019.08.0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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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가 어리석으면 의병이라도 나서 나라가 이성을 찾도록 경고음 내야 한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

일본의 2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즉각적인 발언은 격문에 가깝다고 해야할 것이다. 이런 격문은 운동권 학생들의 전유물인줄 알았지만 놀랍게도 대통령의 입에서 또 듣게 될 줄은 기대하지 않았던 사태의 전개다.

운동권 학생의 격문 습관

"향후의 모든 책임은 일본에 있음을 경고한다"거나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 따위의 발언은 정부가 국제사회를 향해 던지는 발언으로는 그 유치함에서 비교할 대상이 없다. 저자거리의 싸움에서조차 이런 언어를 듣는 일은 민망해서 피하는 일인데 하물며 대통령의 언어에서 이런 원초적 각오와 복수를 다지는 언어를 듣게 된다는 것은 잠깐이지만 우리의 뇌를 정지시킨다고 할 만한 일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다시는---"이라는 각오의 의미를 다진 말을 했다고 하지만 이는 "다시는 노예의 굴레를 쓰지 않도록 해달라"는 아침 저녁의 기도에서였을 뿐이다. 현대 일본인 전부를 적대시하고 오늘날 일본 정부를 식민지 통치기구처럼 착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거친 언어를 마구 쏟아낼 수는 없다.

문재인은 식민지 총독과 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표를 들여다보면 문 대통령은 지금의 일본이 아니라 70여 년 전에 존재했던 식민통치기구와 싸우고 있다는, 그래서  '시점 착오, 장소 착오, 상황 착오'에 사로잡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해자가 적반하장'이라는 문대통령의 주장만 해도 그렇다. 누가 적반하장의 몽둥이를 들었는가 하는 것은 지금 한일 갈등의 본질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지금 현안의 가해자는 한국이지 결코 일본이 아니다. 식민통치의 가해성을 말한다면 이는 '한 번 가해자는 영원한 가해자, 한 번 피해자는 영원한 피해자'라는 어리석은 도식에 불과하다.

한국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한국과 일본 정부 간에 체결된 위안부 협정을 일방적으로 백지화하였고 징용판결에 관련해서는 직전 대법원장을 사법거래라는 이름으로 구속하는 등의 거침없는, 그리고 파탄을 예비하는 강압적 조치를 취해왔다. 그 결과가 징용 위로금 판결이었다. 해산과 이합집산을 되풀이 하는 긴 과정에서 법인격의 연속성조차 불명인 일본 기업에 무더기 위로금 배상을 요구하는 파행적 재판결과는 납득 불가다.

도발은 한국이 먼저, 대화도 한국이 거부

일본 법정이 이미 판결한 일을 공서양속이라는 이름으로 뒤집어 판결하면서 국제적 보편법정의 판결기속력을 부정하는 일은 문명국가에서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바로 그런 반(反)국제법적 행동을 통해 일본정부를 모욕하고 상대방성을 부정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고, 한국에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기업에 대해서 역시 그 재산권의 신성함을 침해하는 도발적 결론으로 치달았던 것이다.

더구나 문재인 정권은 올해 1월9일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외교협의 요청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를 유지했고, 2월12일 주일 한국공사를 초치한 협의 요청에도 불응하였으며, 지난 5월20일에는 중재위원회를 설치하여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일본의 요청에도 아예 답변을 거부하는 등으로 일본 측의 대화요구를 철저하게 무시해 왔다. 타국에 대해 이처럼 일방적으로 안하무인의 태도를 유지한 책임은 오히려 문재인 정부에 있다고 해야 옳다. 한일협정은 더구나 양국간 갈등이 발생할 경우에 대한 분쟁절차까지 명문 규정으로 예비해 놓았는데 그 절차를 따르자는 일본 측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무시해온 것은 문재인 정부이지 아베 정부가 결코 아니다. 
  
일본 징용 판결에 대해 무역보복으로 대응하는 것은 강제노동 금지와 3권 분립의 가치를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부터가 잘못되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강제노동 자체가 아니다. 해방 전 한국은 일본과의 합방 상태였다. 이 점을 무시한 진공상태의 강제노동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 또 설사 그 불법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는 70여 년 전의 일로서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고 그 시기의 강제노동을 들어 지금 일본의 가해자성을 주장한다는 것은 존재할 수 없는 시점 착오다. 

문재인 정부는 사법 판단의 독립성 즉, 3권 분립을 내세우고 있지만 전직 대법원장을 바로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법거래’라는 전대미문의 죄목을 만들어 구속해놓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의 대법관들이 말 그대로 독립적이고도 자유로운 환경에서 판결했다고 볼 수 없다. 사법 판단 자체가 보편 법정의 국제적 정합성에서 크게 이탈한 것도 지적되어야 한다.

“일본을 가까운 우방이라고 생각”...거짓말이다

'일본을 가장 가까운 이웃이며 우방으로' 여겨왔던 일본이 경제보복을 취했다는 것에 놀라움을 표시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위선적이며 누구라도 알고 있는 거짓말이다. 일본을 적대시하고 이겨야 하는 대상이며 가해자라고 생각해왔던 것이 문재인의 대 일본관이라는 것은 이 격문에서조차 숨길 수 없이 드러나고 말았다. “가장 가까운 이웃이며 우방”이라는 문대통령의 발언은 낮 간지러운 거짓말이다. 위안부 합의를 일방적으로 백지화하는 등의 도저히 정상적인 외교라고 볼 수는 없는 조치들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나 우방에 결코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는 것을 문재인은 진정 몰랐다는 것인지.

경제에 무지, 또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특히 국제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 대(對)일본 격문에서 드러난 경제관은 그야말로 초보적이며 전근대적이다. 우선 문 대통령은 경제발전이 국민의 단합과 단체행동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코포라티즘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경제는 각 경제주체의 협력적 경쟁 즉, 자유시장 시스템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지 공동체 의식이나 단결, 단합의 강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과의 경제협력에 대한 인식도 그렇다. ‘일본의 경제침략’이라거나 ‘기술 패권에 흔들리지 않겠다’, ‘일본이 우리경제에 피해를 입히려 든다’ 등의 발언은 분명 일본을 적대시하는 발언들이다. 그러나 일본이야말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서 우리가 너무도 분명히 보고 있듯이 한국에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 협력국가'였고 일본은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적어도 문재인 정권이 위안부 합의를 백지화하거나 징용 판결이라는 것을 내세워 일본을 적대시하기 전만 해도 일본은 한국에 대해 경제적 협력 국가였지 적대국가가 결코 아니었다.

문재인 정권이 일본의 오늘의 조치를 규탄하려면 한일 관계가 작금의 갈등이 생겨나기 이전의 상태 즉, 호혜 협력적 한일 관계였다는 점을 먼저 시인해야 한다. 지금 논란의 주인공이 되어있는 신일본제철만 하더라도 한국의 포항종합제철이 그 합작선과 기술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당시 바로 그 자본과 기술을 전수해준 결정적인 사업 협력자요 파트너였던 것이다.

일본이 한국의 최고 협력 국가다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도 그렇다.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로 되어 갔던 것은 바로 당시의 지도자들이 지금의 바로 문재인 대통령같은 협량한 민족의식에 사로잡혔고 더구나 국제적 관점이라는 것을 결여한 폐쇄적 국가관념 때문이었다는 점을 문재인 대통령은 기억해야 마땅하다. 문재인 정권의 일본에 대한 대응방식을 보면서 구한말 당시 지도자들이 내렸던 판단의 거듭된 졸렬함과 무정향성, 국제정세에 대한 무지 등 종합적 어리석음을 체험하게 된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이성을 되찾기를 호소한다

나는 국민은 그러나 문재인 정권보다 위대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고 또 그럴 것이라고 굳세게 믿고 있다. 그점이 당시와 지금의 차이다. 지도자들이 어리석으면 의병이라도 나서서 나라를 지켜야 하고 지도자들의 어리석은 싸움질 충동에서 나라가 이성을 찾도록 경고음을 내야 한다고 믿는다. 오, 이 어리석은 행동이여!

정규재 대표 겸 주필 jkj@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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