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본지 보도에 '외국인 임직원 사택용'으로 전세얻었을 뿐이라고 알려와..."김건희씨 소유 여부 알고 들어간 것 아냐"
전세 등기 기간과 동일한 시기에 협찬한 마크 로스코展..."두 사건 간에 관련성 전혀 없다" 강조
협찬내역 묻자 공개할 수 없다며 거부...처음엔 야당의원 측에 협찬사실 부인하다가 본지 취재 과정에서 시인
삼성전자와 윤 후보자 측 모두 "전시회 협찬은 대부분 주최사인 언론사와 협찬사 사이 계약으로 윤 후보자의 배우자 회사와 무관"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 "해명이 일반적이지도 미술계 상식에도 맞지 않아"..."별도의 협약서가 있다면 그 내용을 공개하라" 직격탄 날려

삼성전자는 본지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배우자인 김건희씨 개인 소유 아파트에 삼성전자가 7억 원을 주고 2010년부터 5년 가까이 전세 등기된 사실에 대해 ‘외국인 임직원 사택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김건희씨 집에 전세권자로 등기된 것과 삼성전자가 김건희씨의 코바나 컨텐츠 주관의 초대형급 미술전시에 협찬사로 참여한 것은 서로 관련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등기부등본에 의하면 삼성전자는 2010년 10월부터 김건희씨에게 7억 원을 주고 전세권자로 등기했고 2015년 3월 31일까지 전세계약을 연장했다가 돌연 2014년 11월 7일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회사 내 외국인 임직원들이 많아 사옥(社屋) 인근인 강남 일대 아파트를 전세로 구해주는 일이 이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삼성전자는 애초부터 윤 후보자와 배우자를 의식해 전세계약을 체결한 것은 전혀 아니라고 말했다. 처음 계약한 시점인 2010년은 김건희씨가 윤 후보자와 결혼한 2012년 이전이 아니냐는 반문이다.

전세계약을 2013년 연장한 이유에 대해서도 “실거주하는 외국인 임직원이 원하면 연장해주는 것일 뿐”이라 답했다.

한편 삼성전자 측은 김건희씨에게 7억 원을 주고 전세로 들어간 사실과 김건희씨 주관의 미술전시에 삼성전자가 협찬을 한 사실 간에 관련성을 부인했다. 삼성전자 측 해명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최사인 연합뉴스TV로부터 요청받아 내부검토를 거친 끝에 협찬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삼성전자 측은 “코바나 컨텐츠라는 업체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 코바나 컨텐츠는 당시 주최사였던 연합뉴스TV와 직접적으로 협력했을 것이며 우리는 자세히 알지 못 한다”라고 거리를 뒀다.

삼성전자 측 해당 담당자는 본지가 협찬내역에 대해 묻자 잠시 뒤 다시 답을 주겠다고 전화를 끊은 뒤 30분 넘어서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어떤 식으로 협찬을 하는지는 개별 건마다 외부에 설명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삼성전자는 주최사인 연합뉴스TV와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을 보고 협찬을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석연찮은 점들이 있다. 우선 본지가 지난 3일 삼성전자의 마크 로스코 전시 협찬에 대해 보도한 이후 야당 측으로부터 삼성전자가 협찬을 부인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본지는 주광덕 의원실에 해당 발언을 한 삼성전자 담당자에게 지난 4일 취재를 시도했으나 답을 들을 수 없었다. 결국 다른 담당자로부터 삼성전자의 마크 로스코 전시 협찬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도 삼성전자의 전세등기와 미술전시 협찬을 연관 지어 의혹 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둘 모두를 시인한 뒤 두 건의 관련성을 부인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같은 날 밤 주광덕 의원은 코바나 컨텐츠가 지난 1일 협찬사들에게 국회청문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말라는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돌린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면서 주 의원은 “코바나 컨텐츠에서 기업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보면 용어 선택이나 서술방식 등에 있어 이것이 정말 코바나 컨텐츠에서 작성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윤 후보자 측의 개입을 의심했다.

공교롭게도 다음 날인 5일 아침 조선일보가 코바나 컨텐츠에 대기업 협찬이 윤 후보자의 검찰총장 내정 전후로 크게 늘었다고 보도하자 윤 후보자 측은 곧장 “해당 전시회 협찬은 대부분 주최사인 언론사와 협찬사 사이 계약으로 윤 후보자의 배우자 회사와 무관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정보도 요청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윤 후보자 측의 해명이 일치한다. 윤 후보자 측 해명이 있자마자 주광덕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통상 전시회 협찬에 대해 주최사와 주관사가 5:5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별도의 협약을 통하여 조정하고 있다”고 재반박 했다.

주 의원은 “검찰 측에서 해명하는 부분은 일반적이지 않고 미술계 상식에도 맞지 않은 것”이라며 “의원실에서 확인한 바와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협약서가 있다면 그 내용을 공개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협찬사 중 몇몇 대기업은 협찬내역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처음엔 부인하다가 이후 시인을 한 뒤 협찬내역 공개는 거부한 것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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