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北에서 연락받았다...김정은과의 만남, 정말 흥미로울 것”
南北美 정상회담 여부에 “지금 일을 하고 있으니 지켜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하기에 앞서 열린 칵테일 리셉션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 국가대표 감독인 박세리 씨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하기에 앞서 열린 칵테일 리셉션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 국가대표 감독인 박세리 씨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김정은과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남을 제안한 것과 관련 북한과 접촉하고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길에 동행할 것으로 29일 알려지면서 남북미 3자 회담 개최가 유력시 되고 있다.

주요 20개국 회의(G20)를 마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5분께 오산 미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조윤제 주미대사, 김태진 외교부 미북국장 등이 영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안은 재작년 11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이후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 ‘마린원’으로 용산기지로 이동한 뒤 전용차량인 ‘캐딜락 원’을 타고 오후 8시 5분경 청와대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 직전 ‘북측에서 연락받은 것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만남을 준비 중이냐’는 질문에 “정말 흥미로울 것(really interesting)”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일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지금 일을 하고 있으니 지켜보자”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함께 DMZ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DMZ 방문에는 문 대통령도 동행할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DMZ 방문에 대비해 현장에서 대북 메시지를 낭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현장에서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20분께부터 약 1시간 동안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 대통령 내외와 만찬을 했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매뉴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선임보좌관, 앨리슨 후커 국가안전보장회의 한국담당 보좌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동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문 대통령 내외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김현종 안보실 제2차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가 참석했다.

만찬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 내외는 녹지원에서 상춘재까지 함께 산책하며 대화를 나눴다. 상춘재 앞에서는 칵테일과 함께 간단한 리셉션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 가족이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류스타 엑소와 박세리 골프 감독이 함께 했다.

만찬 후 트럼프 대통령은 숙소인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로 이동해 방한 첫날 일정을 마쳤다.

30일 오전에는 한미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와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정상회담은 두 정상회담의 단독회담과 확대회담, 오찬 순서로 진행된다. 오후 1시에는 공동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김 위원장이 이를 본다면 DMZ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고 싶다”고 썼다.

G20 정상회의가 끝난 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DMZ를 넘어 북한 땅을 밟을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매우 편안하게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DMZ에서의 만남이 “장시간에 걸친 것이 아닌 그저 짧은 인사 정도”라며 “우리는 그것을 정상회담이라 부르지 않고 악수를 하는 것이라고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조찬 도중 기자들에게 “그가 만나고 싶어하는지 속을 떠본 것”이라며 DMZ에서 김정은과의 만남을 “오늘 아침에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이 그곳(북한)에 있다면 서로 DMZ에서 2분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만남을 제의한 지 약 5시간 만에 수용 의사를 밝혔다.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보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한 공식제기를 받지 못했다”며 “트럼프 대통려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미북 수뇌 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관계를 더욱 깊이하고 양국 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이틀 전 한국에 도착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만찬 전 기념촬영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만찬에도 동석하지 않아 북한과 회담 관련 사안들을 조율 중인 것으로 추측된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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