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늘 아침 갑자기 든 생각...김정은이 북한에 있다면 2분 정도 만날 수 있을 것"
北최선희, 트럼프 대통령 제안 수용 시사…"의미있는 계기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에서 김정은과 만나고 싶다고 제안했다.

주요 20개국(G20) 회의 참석 차 일본 오사카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9일 오전 7시 51분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을 포함해 매우 중요한 몇몇 회의 후에 나는 일본을 출발해 한국(문재인 대통령과 만남을 위해)을 향해 떠난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DMZ에서 김정은을 만나 악수를 하고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DMZ에서 김정은을 만난다면 이는 3차 미북 정상회담이 된다.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정상회담 이후 4개월 만이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은 북한의 영변 핵 시설 폐기에 대한 주요 대북제재 해제 요구에 미국이 응하지 않아 결렬됐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동행 여부에 따라 DMZ에서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날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오사카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에게 한 제안은 ‘충동적이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아침 갑자기 그런(김정은을 DMZ에서 만날) 생각을 했다”며 “만약 김정은이 그곳에 있다면 우리는 2분 정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고 이것으로 충분할 것이다”고 했다. 이어 “나는 김정은과 매우 잘 지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일본을 출발해 오후 7시쯤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30일에는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DMZ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부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이틀째인 30일 DMZ를 방문해 김정은을 만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 고위 관리들을 이를 부인했었다. 앞서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도 일본 오사카에서 취재단에게 “(트럼프, 김정은 만남과 관련해)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지길 바라는 우리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DMZ 만남 제의와 관련해 공식 제의는 받지 못했지만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최 제1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오늘 아침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남조선을 방문하는 기회에 비무장지대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보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한 공식제기를 받지 못하였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에 글을 쓴 지 5시간 15분 만에 이 같은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조미(북미) 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관계를 더욱 깊이하고 양국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최 부상의 이날 발언은 미국측이 공식적으로 미북 회담을 제의할 경우 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그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직후부터 사실상 김정은의 ‘입’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김정은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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