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까지 온 北어선, 감지 못 한 軍 "소형 목선에 파도가 높아 감지 못했다"
삼척까지 온 北어선, 감지 못 한 軍 "소형 목선에 파도가 높아 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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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선 북방한계선 넘고 떠내려올 때까지 우리 軍 전혀 포착 못 해
해군·해경·육군의 3중 감시 무용지물
예비역 장성들 "9·19남북군사합의로 인해 대북 경각심 약해진 게 아니냐"
北어선 속초 NLL 이남서 표류…예인 후 북측인계 지난 11일 해군 함정이 동해 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북한어선을 구조해 북측에 인계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 어선 1척이 지난 15일 오전6시 50분쯤 북방한계선(NLL)을 넘고 떠내려와 삼척 앞바다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민에 의해 발견됐다. 우리 군은 이때까지 북한 어선의 존재를 전혀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역 장성들 사이에선 9·19남북군사합의로 인해 우리 군의 경계태세가 허술해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북한 어선이 발견된 곳은 동해 NLL에서 최단거리로 130여km 떨어진 해상이다. 2톤 규모의 어선에는 민간인 4명이 타고 있었고, 군경과 국정원의 합동 신문을 통해 기관 고장 때문에 떠내려온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북한 어선이 우리 어민들에게 발견되기까지 해군과 해경의 해상 경계망 그리고 육군의 해안 감시망에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차적인 책임은 해군에 있다. 해군은 우리 어선이 NLL을 침범하지 않도록 차단하고 NLL 근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처하는 경계 임무를 맡는다. 해경은 NLL 이남 민간 선박들을 주로 감시하며, 육군은 해안에서 수십km 이내를 레이더로 중첩 감시한다. 북한 어선이 NLL을 넘고 삼척의 해안선까지 내려왔다는 것은 사실상 군경의 3중 감시가 아무 기능도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7일 합동 신문 결과를 밝히며 “동해상에 있는 수척의 함정과 해상초계기, 대자헬기 등 전반적인 해상 해안 경계작전은 정상적으로 시행됐지만, 일부 감시 및 탐지가 제한되고 레이더 운용시스템에서 일부 보완 필요성이 인지됐다”면서 “향후 보완대책을 강구해 확고한 경계 및 감시 태세를 유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래픽] 북한 어선 삼척 앞까지 표류 (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예비역 장성들을 중심으로 한 일각에선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19일 남북군사합의로 인해 속초에서 북측 통천까지 약 80킬로미터 해역이 완층 수역으로 설정됐고, 이 수역에서는 포병·함포 사격과 해상 기동 훈련 일체가 정지됐다. 따라서 대북 경각심이 약화돼 경계 태세에 허점이 노출되며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17일 “북한 소형 어선이 NLL을 넘어올 당시 해상 파고는 약 1.5~2m로 북한 선박은 높이 1.3m, 폭 2.5m, 길이 10m의 소형 목선으로 레이더상에서는 파도가 일으키는 반사파 때문에 식별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북한 목선 60여척이 NLL을 넘어왔지만 군은 이를 모두 식별해 돌려보냈다”면서 경계 태세에 이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지난 11일 해군이 속초 동북쪽 161킬로미터 해상에서 표류하던 북한 어선을 구조했을 때와는 군 당국의 태도가 상반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시에는 해군이 북한 어선을 발견해 구조 작전 상황을 대대적으로 언론에 홍보했지만, 이번에는 경계·감시에 실패한 군경이 국정원과 공조해 철저하게 비공개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11일 때와는 달리 북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남북 간 해상 핫라인도 가동되지 않았다.

한편 북한 어선은 북한으로 인계됐으며, 국내에 남아 있는 북한 어민 중 일부는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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