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전매체가 했어도 공분할 망언이 文정권 통일장관 후보자 통해 나와"
"천안함-연평도 공격엔 '우발적'이라더니…北 역성만 드는 '그들만의 평화'"
김연철, 입장문 내 "'통과의례' 故박왕자님 비극 지칭 아니었다" 억지 해명
2010년 한겨레21 기고문에선 "총격사건으로 관광객 사망하는 사건" 지칭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왼쪽)이 3월16일 오후 논평을 통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오른쪽)의 '망언' 사례를 조목조목 짚으며 "그들만의 평화" "국민 자격도 미달"이라고 질타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권 통일부 '2기 장관'으로 내정된 김연철 후보자가 2008년 금강산 관광을 간 우리 국민이 총격 피살된 사건에 "통과의례"라고 '망언'을 한 전력이 드러나자 야당에선 "공직후보자 이전에 국민 자격도 미달"이라며 지명 철회를 강력 촉구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16일 오후 논평을 통해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총격 사건으로 관광객이 사망하는 사건·사고들은 일찍 시작했어도 우리가 겪었어야 할 통과의례였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 필요성을 역설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을 두고는 북의 의도된 도발이 아니라 '우발적 사건'이라고 규정한 그"라고 지목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시절인 지난 2010년 4월 한겨레21에 기고한 <금강산 관광이 5년 먼저 시작됐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관광이 시작되고 우리가 겪었던 소동들, 예를 들어 금강산에서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는 사람, 탈북자 얘기를 꺼냈다가 억류된 사람, 교통사고로 북한 군인이 사망하고, 총격 사건으로 관광객이 사망하는 사건·사고들(은), 일찍 시작했어도 우리가 겪어야 할 통과의례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2011년 5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는 "남북 관계가 파탄난 것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이나 천안함, 연평도 사건 때문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10·4 선언 불이행으로 남북 간의 신뢰가 약화되면서 우발적인 사건이 잇따라 터져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친북(親北)·친문성향 매체로 2017년 5월 정권교체 이후 현직 청와대 대변인과 비서관 등 요직자들을 줄줄이 배출한 언론사다.

사진='한겨레' 홈페이지 내 김연철 현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2010년 4월 칼럼 기고문, 2011년 5월 인터뷰 내용 캡처

문제의 칼럼과 보도를 겨냥 전희경 대변인은 "북한의 (관영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흘러나왔어도 온 국민이 분노했을 이 망언은 문재인 정권의 통일부장관 후보자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과 김연철 후보자는 북한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그들의 역성을 들어주고, 그들의 잘못에 대해 눈을 감는 것이 통일의 길, 평화의 길이라는 확신에 차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만의 평화'대로 위에서 아무런 잘못 없는 가정주부가 금강산에서 북한군 총에 맞아 사망하든, 찬란한 청춘을 피워보지도 못한 46명 천안함 용사의 영혼이 서해를 떠돌든,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못하는가 보다"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문재인 정권의 인식 속에선 이 모두가 '통과의례'이자 '우발적 사건'에 따른 개인의 불운일 뿐이란 말인가"라고 추궁했다.

전 대변인은 "통일에는 '자유'라는 지향이 중요하고, 평화는 굴종이 아닌 확고한 '힘'과 단결된 '의지'로 지켜진다"며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북의 도발에 맞서 목숨을 바친 분들, 그 안타까운 목숨들이 김연철은 공직후보자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도 미달이라고 서해에서 외치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 쪽은 사퇴 의사가 없어 보인다. '통과의례' 망언을 금강산 관광객 총격 피살 사건을 직접 지칭한 게 아니라고 변명했다.

김 후보자는 17일 통일부를 통해 내놓은 입장문에서 "통과의례라는 표현은 금강산 관광 초기 신뢰 부족으로 겪었던 정치적 문화적 갈등을 총칭하는 것이지, 고(故) 박왕자님의 비극을 직접 지칭한 것이 아니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비극적 죽음에 대해서는 애도를 표시했고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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