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北 美 '아시아' 희망에 베트남,中 조언에 다낭 동의" NNN "25일 전후로 조정중"
홍콩언론 "27~28일 다낭서 트럼프-시진핑 무역협상"…美北→美中회담 순차 개최 가능성
비건 美대북특별대표 3일 방한, 4일쯤 이도훈 이어 北김혁철 등과 실무협상할듯
비건 "대북 '상응 조치', 북측 카운터파트와 만나 논할 것" 줄다리기 예고

지난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미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지로 미국이 제안한 베트남 중부 소재 '다낭'에 동의했으며, 날짜는 오는 25일 전후가 될 전망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다음달 1일까지가 시한인 미중 무역협상과 맞물려, 미북정상회담→미중정상회담이 순차적으로 열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남북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은 당초 김정은 경호 등의 측면에서 평양과 판문점을 원했고 미국은 미북 양측에 부담이 없는 아시아를 희망한 결과, 몽골과 베트남 중 기후 등을 고려해 베트남 개최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또 북한은 자체 대사관이 있는 하노이에서 개최를 원했지만 미국은 하노이보다 경비가 비교적 쉬운 다낭 개최를 희망했다고 한다.

다낭은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도시다.(사진=아사히신문 인터넷판 캡처)
베트남 다낭 시내 전경.(사진=연합뉴스)

이에 중국이 북한에 시기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회담을 여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해, 북한이 다낭 개최를 수락했다.

북한은 베트남 여성이 범행에 이용된 지난 2017년 2월 '김정은 이복 형' 김정남 신경가스(VX) 암살 사건 이후 베트남과의 관계가 악화됐다가, 지난해 북한이 비공식적으로 사과한 후 관계가 다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 닛폰TV 계열 매체인 NNN도 이날 미국과 북한이 2차 정상회담을 오는 25일 전후로 베트남 다낭에서 개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 중이라고 보도했다. NNN은 트럼프와 파이프(정보 통로)가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렇게 전하며 양측이 이번주 실무협의에서 개최일 등을 최종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27일~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다낭에서 만나 양국 간 무역협상 타결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낭에서 김정은과 비핵화 협상에 나선 뒤 시진핑 주석과 바로 무역담판을 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 무역협상 대표단이 워싱턴DC에 방문했을 당시 시 주석과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한두번 만나길 고대한다고 밝혔었다.

현재 미중 무역협상 타결 시한인 3월1일까지는 25일이 남은 상황이다. 미중 정상이 그 전에 협상 기간을 연장하거나 일부 관세를 낮추는 데 합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다만 두 정상의 만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드러나지 않았으며,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은 다양한 수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할 용의가 있다"고 한 상황이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이 2018년 12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이 2018년 12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2차 미북정상회담 준비 협상을 위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3일 방한(訪韓)했다. 비건 대표는 3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실무협상을 위한 북측 대표단을 이르면 오는 4일 만날 것으로 예상되며, 장소는 전례에 따라 판문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측 대표단으로는 지난달 김영철 조선로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미 때 동행한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 대사와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스웨덴 미북 실무협상에서 합숙 대화를 벌였던 최선희 부상이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 소식통은 "실무 협상 날짜와 장소는 보안 문제 때문에 임박한 시점에 전격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북측과의 실무협상에 앞서 4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협상 전략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국무부는 비건 특별대표 방한에 앞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논의의 진전을 위해 북한 측과 실무협상을 하러 서울을 방문한다고 밝혔었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김정은이 작년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때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의 폐기 및 파기를 약속했다고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협상 전략에 대해선 "상응 조치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나의 북측 카운터파트와 만나 논의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미국은 이른바 '상응 조치'로 6.25 전쟁 종전(終戰)선언과 인도적 지원 확대를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대북 제재만큼은 비핵화 완료 시까지 쉽게 완화하지 않을 전망이나, '섣부른 종전선언으로 주한미군 철수 명분을 만들어주는 것 아니냐'는 한국 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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