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점 계약서 두번 바꿔 '전통 공예품 전시·판매'→'판매장' 변경, 옷까지 팔아
코레일 "계약내용 변경 아니다" 강변…임대료 '매출액' 아닌 '자산가액' 기준 산정도 이례적
하이핸드코리아 상품이 孫 국회 입성後 문광위 피감기관 한국문화재재단 통해 판매돼
"공교롭게도 孫 배지 단 뒤 문화재재단 수탁상품 선정" 총 250점 팔아 약 2800만원
하이핸드코리아 대표는 남편이지만…중앙일보 "실제 운영은 孫과 측근 이사가 다 해"

전남 목포 문화재 거리 지정 전 부동산 대거 차명매입 등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영부인 절친' 손혜원 의원(서울 마포구을·초선). 그가 2012년 '전통 공예품 전시·판매' 목적으로 창업한 '하이핸드코리아'를 둘러싼 특혜 의혹들도 불거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25일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실 입수 자료를 근거로 "하이핸드코리아 서울역점이 공예품에 일반 의류와 공산품을 섞어 판매하며 편법 운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하이핸드코리아와 맺은 임대차 계약서 내용을 작년까지 두 차례나 바꿔가며 편법을 묵인해준 것으로 보여 특혜 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민경욱 의원 측에 따르면, 하이핸드코리아는 2012년 7월 2일 코레일 서울본부와 맺은 첫 임대차 계약에서 임차 목적을 '전통공예품 전시·판매'로 한정했다. 당시 계약서는 추가 조건까지 붙여 '전통 장인 및 중소기업 작품을 정기적으로 순환 전시·판매해야 한다' '임차 목적을 변경하는 행위는 하지 못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2016년 계약서에선 전통공예품 전시·판매 관련 조항이 사라졌고, 2018년부터는 임차 목적이 전통공예품 매장에서 일반 '판매장'으로 변경됐다.

조선일보는 "실제로 지난 20일 찾아간 하이핸드코리아 서울역 매장에는 의류 60여 벌이 걸려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 직원은 의류제품을 가리키며 "이윤을 남겨야 하니 어쩔 수 없다. 시장에서 옷을 떼오기도 한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이는 손 의원이 그동안 페이스북에 "하이핸드코리아는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 공예품 유통을 위해 헌신하는 미련한 사업"이라며 "옻칠 작품이 아니면 매장에서 취급하지 않고, 수공예 작품 아니면 받지 않는다"고 밝힌 내용과 상반되는 대목이다.

그런데 코레일 측은 "표현이 '판매장'으로 변경되고 해당 문구가 삭제됐으나 계약 내용이 변경된 것은 아니다"고 강변했다고 한다.

임대료도 '매출액'의 7.5~20%로 책정된 서울역 내 다른 매장들과 달리 하이핸드코리아는 '자산 가액'의 20%로 책정됐다. 하이핸드코리아 서울역점의 작년 임대료는 1억5319만원으로 비슷한 규모의 다른 매장에 비해 훨씬 저렴했다는 것. 

코레일이 하이핸드코리아와 7년간 계약을 이어오면서 이 매장의 계약 연장 조건으로 '계약조건 이행도'와 '자산관리 성실도'만 평가 대상에 포함시켰을 뿐 수익 신고는 요구하지 않은 '관리 허술' 정황에도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한국문화재재단'이 자체 상품관에서 판매할 상품을 공모하는 과정에서 손 의원의 하이핸드코리아 상품을 선정한 것으로 확인돼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손 의원이 2016년 국회 입성과 함께 맡았던 문화체육관광위원회(옛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피감기관이어서, 또 다른 공직자 이해충돌방지 원칙 위배 논란이 일고 있다.

무노하재재단은 고궁박물관과 인천공항에서 자체 상품관을 운영, 주로 공모를 통해 선정한 물품을 팔았다. 그런데 2016년 3분기 11개, 2018년 상반기 7개의 하이핸드코리아 상품이 문화재재단 공모에서 선정됐다.

두 공모 시기 모두 손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다. 하이핸드코리아는 문화재재단을 통해 250점을 팔아 모두 2795만3000원을 받았다.

문화재재단은 2014년부터 매년 2~4차례에 걸쳐 수탁상품을 공모를 통해 결정해 왔는데, 정치권에선 "공교롭게도 손 의원이 배지를 단 뒤 문화재재단의 수탁상품으로 선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하이핸드코리아 상품이 고궁박물관 매장에선 모두 철수됐고, 인천공항 매장에서만 일부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재단은 "하이핸드 코리아는 200여개 지원업체 가운데 한 곳일 뿐"이고 "손 의원의 관계 회사인줄도 몰랐다"고 언론에 해명했다. 손 의원 측도 "하인핸드코리아는 문화재재단 공식 공모 사업을 통해 선정됐고 그 과정에 손 의원이 개입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하이핸드는 손 의원의 남편 정건해씨가 대표로 돼 있다. 다만 손 의원은 배지를 단 직후인 2016년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싫다는 사람을 억지로 대표 자리에 앉혀 자원봉사 재무총괄 업무를 떠맡겼다"며 "지난 수년간 이 매장의 활성화를 위해 자금을 넣고 공예인, 공예품을 발굴하는 모든 일은 내가 다 했다"고 말했었다. 이어 "(수준 있는 공예품 유통이라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을 힘 없는 개인이 하려니 힘에 부쳤지만 그래도 시작한 일이니 손을 놓을 수 없다"고도 했다. 

관련 의혹을 첫 보도한 중앙일보는 '실제 하이핸드에 공예품을 납품했다는 한 공예장인'을 인용해 "수년간 하이핸드에 납품했지만 정씨가 남산 본사에 오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실제 운영은 대표가 안 하고 손 의원과 측근 A 이사가 다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