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취업하려 밤새 공부했는데, 갑자기 정부가 탈원전 외치니 암울했다"

(사진 = 울진범군민대책위원회 제공)
(사진 = 울진범군민대책위원회 제공)

원전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마이스터고인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학생들이 탈원전 정책을 계속 추진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112통의 손편지를 써 보냈다.

원자력마이스터고 학생회장 백재영 군(18)은 방학식이었던 지난달 28일 같은 학교 학생 110명과 함께 각자 교실에서 문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백 군은 110여명 모두 자발적으로 편지쓰기에 나섰다고 했다. 국내에서 원전사업 자체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학생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지난주까지 울진범군민대책위에 찾아가 편지를 썼고, 총 111통이 모였다. 14일 오후에 한 3학년 학생이 울진범군민대책위에 찾아가 112통째 손편지를 썼다.

백 군을 비롯한 원자력마이스터고 학생들은 보통 2학년 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입사 시험을 본다. 2학년 때 합격 통보를 받은 뒤, 3학년 한 해 동안 내신을 비롯한 과제 평가를 통과해 입사가 확정되는 게 최고 행보라고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 바람이 불며 이런 구도가 흔들렸다. 많이 갈 때는 한 학년 80명 중 18명이 한수원에 입사했는데, 올해 입사가 확정된 졸업생은 3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편지를 썼다는 한 학생은 “원전 취업을 위해 서울에서 학교 다니다 울진으로 내려왔고, 한수원에 가고 싶어 그동안 밤새워 공부했는데 갑자기 정부가 탈원전을 외치니 암울했다”며 “어른들이 어떤 정책을 바꾸기 전에, 정책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교장도 이런 우려를 이해한다고 한다. 이유경 원자력마이스터고 교장은 한 매체에 “대학 진학보다 원전산업에 취업하고 싶어서 온 아이들인데, 갑자기 취업문이 좁아져 다들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정부가 공학을 몰락시킨다”며 탈원전 반대 서명을 호소하고 있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의 ‘탈원전 반대’ 온라인 서명은 15일 현재 19만 2,500여명이 동참한 상태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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