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김정은이 말한 비핵화는 美 CVID와 다르지 않다"…'북핵 폐기' 명시적 답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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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최초승인 2019.01.10 13:53:39
  • 최종수정 2019.01.11 11:23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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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각국 정상들 만나 '국제사회서 요구한 비핵화와 전혀 차이 없다' 분명히 밝혔다"?
對北제재를 "해결" 대상으로 꼽으며 "北 비핵화 촉진 독려하려면 상응조치 함께 강구해야"
"北 실질적 비핵화 조치 필요" 언급했으나…'부분 핵동결 구두약속'을 "비핵화 행동"이라 해
"김정은 訪中, 2차 북미정상회담 임박 징후…북미회담 이후 서울 답방 더 순조로울 것"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본관에서 20분간 신년 기자회견문을 발표한 뒤 자리를 영빈관으로 옮겨 내외신 출입기자들 180여명을 상대로 이른바 '타운홀 미팅' 방식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질문-답변 주제는 ▲경제 ▲정치ㆍ외교ㆍ안보 ▲사회ㆍ문화 순이었다.

문 대통령은 외신기자들로부터 '직접 만나본 북한 김정은이 비핵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본인이 북한에 대해 말하는 '실질적 비핵화조치'의 정의는 무엇인지 집중 질문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전자에 대해 김정은이 한·미·러 등 정상들을 만나 전한 비핵화 입장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와 다르지 않다고 답변한 반면, 자신이 촉구하는 비핵화 조치에 대해선 사실상 '핵 동결'을 대리 선전했다. 스스로가 '북핵 폐기' 필요성이나 촉구 의지를 직접 드러내는 발언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1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신년 기자회견문 낭독을 마친 뒤, 여민관으로 장소를 옮겨 내외신 기자 180여명과 기자회견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월1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신년 기자회견문 낭독을 마친 뒤, 여민관으로 장소를 옮겨 내외신 기자 180여명과 기자회견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치ㆍ외교ㆍ안보분야에서 한 외신기자는 "지난해 문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났을 때, 김정은이 '한반도 비핵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질의하실 기회가 있었을텐데, 그렇다면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면 주한미군이나 보유 전략자산이 어떻게 되는지 질의할 기회가 있으셨나"라고 질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여러 차례의 비핵화 합의가 번번이 중간에 파탄났던 경험을 갖고 있어서, 북한에 대한 불신이 아주 강하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말해도 이 비핵화가 '미국이 말하는 CVID 비핵화하고는 다를 것이다'라고 믿지 못하는 견해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김 위원장은 나에게나 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나, 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직접 만난 각국 정상 지도자들에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와는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사회가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에 대해, 말하자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가,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유엔군사령부 해체라든지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하는 것이 요구되지 않을까 해서 불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런 비핵화 문제와, 또 종전선언 문제와 주한미군의 지위는 관련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비핵화 프로세스에 따라 연동돼 있는 문제가 아니라 주권국가로서 한국과 미국간 동맹에 의해 미국이 한국에 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남북간 또 북미(미북)간에 종전선언이 이뤄지고, 나아가 평화협정이 체결된 이후 주한미군을 유지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한미 양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며 "그렇다는 사실을 김 위원장도 잘 이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처럼 '김정은의 입장'을 대신 전하면서도 육하원칙에 근거한 구체적 근거는 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앞서 한 국내 통신사의 '어떤 순서로 북한과 미국이 조치해야 하는가. 북한과 미국의 중재안을 가지고 만날 것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대북제재의 빠른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계속된 비핵화를 촉진·독려하기 위해 '상응조치'도 함께 강구돼 나가야 한다"고 답변했다.

뒤이어 질의한 국내 종편 JTBC 소속 기자는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영변 등 일정 지역 비핵화를 진행한다든지, 핵무기를 몇개 만들어 놓은 것을 폐기한다든지, 북한에 대한 상응조치로 제재 완화를 한다든지 패키지 딜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키지 딜을 적극 설득·중재할 생각이 있으신가"라고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기자님이 방안을 다 말씀해주셨다"며 "그렇게 저도 설득하고 중재하겠다"고 답한 뒤 웃었다.

그러나 다른 외신은 '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문 대통령은 즉각 답변하지 않고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이번 비핵화 과정은 과거 몇번 있다가 실패했던 비핵화하고는 접근방법이 다르다"며 "양 정상간 직접 만나서 합의하고 국제사회에 공표한 것이고 합의 무게가 전혀 다르다는 말을 드린다"는 해석부터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는 북한이 신고부터 하는 것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신고, 검증의 진실성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다가 결국 실패하는 식이 되풀이됐다"며 "(이번에는) 북한이 보다 구체적으로 우선 추가적인 핵이나 미사일 발사 중단, 두번째로는 핵실험장 폐기, 셋째로 미사일 시험장 폐기, 나아가 영변 핵 단지 폐기까지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부분적인 핵 동결 약속'에 불과한 조치들을 나열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이렇게 구체적으로 방금 말한 식의 '비핵화 행동들' 또는 ICBM이나 IRBM 폐기라든지, 생산라인 폐기라든지, 다른 핵 단지들 폐기라든지를 통해서 미국의 상응조치가 이뤄지고 상응조치의 신뢰가 깊어지면 전반적인 신고를 통해서 전체적으로 비핵화로 나가는 프로세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로 가능한 프로세스를 놓고 북한이 어떤 구체적 조치를 취하고 미국이 어떤 상응조치를 취할지 마주앉아서 담판하는 자리가 2차 북미정상회담 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상응조치론'이 기본 전제인 것처럼 규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김정은의 중국 방문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김 위원장 방중은 한마디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까워졌다는 걸 보여주는 징후'라고 생각한다"며 "아마도 머지 않아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미간 고위급 협상 소식을 듣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김 위원장이 직접 약속하고 발표했던 일인 만큼 저는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또한 "2차 북미정상회담이 먼저 이뤄지고 나면 그 이후에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은 좀 더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보낸 친서에 대통령이 어떤 답장을 했느냐'는 물음에는 "저도 친서를 보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른바 남북경협에 대해서는 "개성공단을 예로 들면 북한 노동자들이 노동을 통해 얻은 이익도 있지만, 그보다 우리 기업 이익이 컸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며 "거기 진출한 기업뿐 아니라 거기에 원자재를 납품하는 기업 등의 후광 경제 효과까지 포함하면 우리 경제에 훨씬 큰 도움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제제재가 해제돼 북한 경제가 개방되고 인프라가 구축되면 중국을 비롯해 국제자본들이 경쟁적으로 북한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며 "한국이 주도권을 선점하는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 경협이야말로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획기적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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