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승연 칼럼] 상속세의 저주 3
[황승연 칼럼] 상속세의 저주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르크스 공산당선언에서 높은 상속세 부과는 사회주의사회 건설의 핵심 전략
우리나라는 지금 사회주의로 가고 있는가? 그렇다면 중지시켜야
높은 상속세는 기본권인 사유재산을 부인하는 반 헌법적인 제도
헌법상 재산권 제한에 대한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지 않는지 헌법소원 제기해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정당은 상속세 폐지나 인하를 공약으로 채택해야
황승연 객원 칼럼니스트
황승연 객원 칼럼니스트

칼 마르크스(1818-1883)는 1848년에 발간한 ‘공산당선언’에서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위한 전략을 소개하였다. 그 전략으로 모든 자본과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단계적으로 폐지하여 국가의 소유로 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중요한 것들을 보면, 높은 상속세와 높은 누진소득세를 부과하고, 토지소유를 폐지하고, 은행을 국유화하고, 교통과 운송수단 그리고 공장을 국유화하며, 망명자와 반역자의 재산을 몰수하고, 모두에게 동등한 노동의무를 갖게 하며, 모든 아동들을 국가에서 무상으로 교육받도록 하는 것 등이 있다. 이 공산당 선언을 바탕으로 사회주의 실험을 했던 종주국 소련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몰락하고 나서 자유 시장경제 제도로 옮겨 탔다. 그러나 170년 전 산업화 초기 단계에 발표된 마르크스의 사회주의화 전략이 해방 후 북한과 남한의 사회주의 혁명가들에게 바이블이었다. 이는 또 우리나라 좌파 학생운동권과 30년 전의 사노맹의 기본 목표였다. 이 전략은 아직도 살아남아 현재 한국에서 실천되고 있는 것 같다.

높은 상속세는 마르크스 공산당선언 중 사회주의 국가 건설의 핵심 전략

마르크스의 공산화 전략 중 재산의 사적소유를 없애고 국유화하는 여러 가지 전략 중에 국민적 저항이 가장 적고,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것이 상속세 제도이다. 왜냐하면 상속세는 당장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상속세를 납부할 사람들의 숫자가 극히 적으며, 당사자가 사망한 후 발생하므로 본인이 관여할 수 없고, 상속인인 자손들도 평생에 단 한번만 납부하는 제도이므로 준비되거나 학습되기 어렵고, 과세의 부당함에 저항할 기회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상속세 제도는 사유재산을 국유화하는 다른 모든 전략보다도 더 기본이 되는 방법이다. 그러나 상속세는 생산수단의 주체인 기업에 대한 국유화정책이어서 그 사회적 파장은 대단히 크고, 또 자유와 재산권 등의 기본권과 관련되어서 국민들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모든 국가들 중에서도 상속세가 높기로 단연 1위이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상속세가 처음부터 없었거나, 상속세의 많은 모순을 발견하고 세금을 없앴거나 크게 낮추었다. 있다 하더라도 예외 조항을 만들어서 실질 상속세가 우리나라의 상속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현재 우리나라만 시대착오적이고 갈라파고스적으로 높은 상속세를 유지하고 있고 더 강화해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지금 마르크스가 공산당선언에서 제시한 사회주의 국가 건설의 전략을 실천하고 있는가? 기업을 상속 받을 때 높은 세금 때문에 경영권을 잃거나, 상속된 기업의 가치보다 더 많은 현금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면 이 제도는 마르크스가 말한 반역자의 재산을 몰수하여 국유화하는 경우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높은 상속세는 헌법상 재산권 제한에 대한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지 않는가?

우리나라 헌법에는 자본주의 경제 질서와 그 근간인 사유재산제를 보장하고 있다. 재산권의 핵심은 사유재산제도의 보장인데, 이는 헌법 개정에 의해서도 폐지할 수 없는 ‘헌법개정한계’에 속한다는 것이다. 헌법 23조에 의하면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되며(.....),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하며, 헌법 37조 2항에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 헌법 126조는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긴절한 필요로 인하여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영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고 한다. 법률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경우 최소한에 머물러야 하며 재산권의 침해가 과도하다고 여겨지면 누구나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데 이는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의 심사에 있어서 ‘과잉금지의 원칙’에 해당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헌법상 개인의 자유와 재산권을 크게 제한하는 사회주의적인 법률이나 정부의 정책은 모두 위헌이며, 특히 상속세로 인하여 사영기업이 국유화 또는 공영화되는 제도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고 본다.

대기업 주식을 상속할 경우 50%의 상속세에 할증과세를 최고 30%를 더하여, 65%의 상속세를 납부한다면 경영권을 잃게 된다. 비상장 기업의 경우 만약 세금으로 납부할 재산이 없어서 주식으로 물납을 할 경우에는 경영권을 국가가 갖게 된다. 이는 사영기업을 국유화 하는 경우가 아닌가? 또 기업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급여 또는 상여금을 받거나 배당을 받아서 종합소득세를 46.2% 납부하고(추가로 준조세에 해당하는 연금이나 건강보험 등을 납부하면 세율은 더 높아진다) 나머지로 상속세를 납부하게 되어, 상속받는 총액보다 납부하는 세금이 더 많아진다면 이는 이중과세에 해당되는 것이고, 위의 두 경우 모두 ‘과세의 과잉’에 해당한다고 보여 진다. 한편 ‘주식평가 할증률’에 대한 헌재 판결에서, 할증과세는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수한 가치라고 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과세로서 조세평등주의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재의 결정(2002헌바65결정)이 있다. 그러나 상속세의 할증과세에서, 헌재의 판결과 같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하여 세율의 할증을 받아들여서 65%의 상속세를 납부하고 나면, 존재했던 경영권을 잃게 되는데 이 경우 어떻게 경영권 프리미엄이 존재할 수 있는지, 이는 발생하지 않은 프리미엄을 발생했다고 간주하여 과세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이는 실질과세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필자의 상식적인 판단이다. 그래서 많은 유럽 선진국들에서는 이러한 모순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식을 상속받을 때는 세금을 유예하여 회사의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주식을 팔아서 실질적인 소득이 발생할 때 세금을 내게 하는 자본이득세를 도입하고 있다.

현재의 소득세법만으로도 형평과세 할 수 있어

어떤 기업인의 후손이 상속세를 납부하고 나서 회사를 상속받았다면 그 회사의 자산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회사로부터 배당을 받거나 급여 혹은 상여금을 받을 때 최고 46.2%의 소득세를 내고나서야 비로소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회사의 돈은 회사 법인의 돈이지 사주 개인의 돈이 아니므로 회사의 목적에 맞게 합당하게 사용해야한다. 예를 들어 사주가 정해진 한도 이상의 접대비를 사용한다면 한도를 넘은 액수는 사주의 개인 소득으로 간주하여 다시 세금을 계산하여 납부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현재의 소득세 제도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합리적으로 세금을 내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상속재산이 기업이 아닐 경우, 개인이 평생 노력하여 재산을 모았다고 했을 때 이 재산은 소득세를 납부하고 모은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완벽하게 전산화된 금융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선진 국가들의 조세 환경에서 탈세는 불가능하다. 개인의 재산이 소득세를 내지 않고 형성된 것이라면 세무당국은 바로 알 수 있고 또 그 사실을 즉시 입증할 수 있다. 따라서 소득세를 납부하고 의무적인 준조세 성격의 연금과 건강보험 등을 납부하고 나서 나머지를 절약하여 저축한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줄 때 또 한 번 상속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성공을 벌하는 것이고, 저축과 절약에 대한 징벌이며, 이중과세이다. 이는 헌법 소원 대상인 ‘과세의 과잉’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논리는 불행히도 늘 평등과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는 이들과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에 의해 묵살되어 왔다. 이를 방조하면 그 결과는 공평하게 못사는 것이 될 것이다.

경총은 높은 상속세가 위헌이 아닌지 헌법소원을 제기해야

경총은 이달 초에 50%의 상속세를 25%로 낮추는 것과, 지배주주에 대한 할증과세의 폐지를 국회에 건의했다한다. 25%로 건의한 이유가 흥미롭다. OECD 국가들 중에서 상속세가 존재하는 나라들의 평균이 26%라서 그와 유사한 25%로 정했다는 것인데, 이는 OECD 35개국 상속세 평균이 아니라 OECD국가들 중에서 상속세가 없는 국가 16개국을 제외하고, 상속세가 있는 국가들만의 평균을 계산한 것이다. OECD 전체 국가의 상속세 평균은 14.5%이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상속 재산이 기업의 주식일 경우 할인을 하거나 납부를 유예하거나 일정기간이 지나면 면제해주는 제도가 있어서 상속인들의 기업경영권을 보호해주고 있다. 가업의 상속일 때 징벌적 할증을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가족이라는 가치를 부정하는 사회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강소기업의 왕국이라는 독일과 일본에서 상속세율이 독일(30%)은 실질과세가 4.5%이고 일본(55%)은 비상장회사의 경우 실질과세가 11%이다. 경총은 국회에 상속세의 인하를 건의함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OECD국가들의 평균 상속세율인 14.5%보다 최고세율이 4배나 더 높은 우리나라 상속세 제도가 재산권 제한에 대한 ‘과잉금지원칙’에 해당되는지, 또 상속이 발생하면서 사유기업이 국유화 또는 공유화되는 이 제도가 헌법위반이 아닌지 가려달라고 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상속세 수준이 시장경제 자본주의 체제를 보장하는 우리나라의 헌법 정신에 맞는지, 만약 의심이 든다면 헌법소원을 신청해야하지 않는가? 경총은 국내 최고의 로펌과 함께 이를 실행해야한다.

우리나라에도 가업상속공제 제도라는 중소기업에 대한 상속세 감면 제도가 있다. 이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현재 엄격한 적용요건으로 인하여 이 제도의 혜택을 보는 중소기업의 수가 연간 100건도 되지 않는다. 유사한 제도를 갖고 있는 독일은 연간 1만7천 건이 넘는 회사가 혜택을 본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 제도가 중소기업에만 해당되므로 그 범위를 확대하고 조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또 대기업의 경우 미국과 같이 공익재단을 통해 경영권을 유지하게 한다거나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상속세를 매각 시점에 내는 자본이득세 도입도 연구대상이다. 이러한 논의가 국회에서 시급히 이루어지기 바란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정당은 상속세 폐지나 인하를 공약으로 채택해야

기업의 승계는 고용의 승계이고 복지의 승계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상속세를 없애거나 줄여서 고용이 안정되면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이 늘어나고 실업급여, 재교육비용, 취업비용 등을 비롯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비용이 크게 줄어서 상속세수가 줄어든 것보다 국가적으로 훨씬 큰 이익을 볼 수 있다. 최대의 복지는 좋은 일자리이다. 우리나라는 총 세수의 1% 남짓 밖에 되지 않는 상속세수를 위해 잃는 것이 훨씬 많다.

국회에서 자유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정당이 작은 정부와 낮은 세율, 큰 시장과 기업의 높은 자유도를 지지한다면, 상속세를 낮추거나 유예하거나 없애자는 법 개정을 공약으로 선거를 치르고 평가받아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지 확실하게 입장을 밝혀서, 국민들에게는 방향을 제시하고 기업들에게는 불확실성을 제거해주어야 한다.

상속세가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것이어서 이 모순 때문에 발생한 문제들로 인하여 이 제도를 시행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상속세를 낮추거나 없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유지하고 있고 현재 더 강화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상속세가 기업을 망하게 하고 기업가 정신을 파괴하는 저주의 제도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경제전문가들과 지식인들에게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인과 부자를 증오하도록 선동하는 현재 사회의 분위기상 상속세 인하와 관련된 법안이 통과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자유 우파 정당은 이를 공약으로 채택해야하고, 만약 반기업적, 사회주의적 법제도가 계속 유지된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국민들에게 밝히고 설득하고 이에 대해 심판받아야한다. 상속세 폐지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그 다음은 기업인들의 선택의 몫이다. 지금의 상속제도 아래에서 계속 기업을 할 것인가 혹은 폐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기업을 계속 하기 위해 외국으로 갈 것인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기업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옳다.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게 되면 이를 국가와 사회에 기꺼이 헌납하는 것에 보람을 느낄 것이라 생각되는 사람들은 국내에서 계속 사업을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떠나게 될 것이다.

100년 넘은 기업이 우리나라에는 단 7개, 일본은 22,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황승연 객원 칼럼니스트(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6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